서울 집값이 두 달 연속 오르며 반등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확산되면서 관망세를 보이던 수요자들이 다시 매수에 나서는 분위기다. 정비사업 기대감이 높은 강남권을 중심으로 상승폭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16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2025년 3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3월 전국 주택종합 매매가격지수는 0.01%로 전월(-0.06%)에서 소폭 상승 전환됐다. 서울은 0.52% 올라 전달(0.18%)보다 약 3배 가까이 상승폭이 확대됐고, 수도권 전체도 0.15% 오르며 반등세에 동참했다. 반면 지방은 -0.12%를 기록하며 하락세를 이어갔다.
강남 아파트와 빌딩 모습. (사진=연합)
서울 아파트값은 전월 대비 0.80% 상승해 전국 평균(0.00%)을 크게 상회했다. 특히 강남 3구의 오름세가 두드러졌다. 강남구는 2.00%, 송파구 1.71%, 서초구 1.60% 각각 상승하며 모두 1% 이상 뛰었다. 대치동, 개포동, 잠실, 반포 등 정비사업이 활발한 지역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집중됐다.
중심부 지역에서도 상승세가 이어졌다. 성동구(0.90%), 용산구(0.67%), 마포구(0.58%) 등 주요 지역이 0.5% 이상 오르며 서울 전체 상승 흐름을 견인했다.
한국부동산원은 “정비사업 기대감과 역세권 등 정주 여건이 우수한 지역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며 “서울과 수도권은 실수요 회복 조짐이 나타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 전세·월세 시장도 상승 전환
전세가격도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반등했다. 3월 전국 전세가격지수는 0.03%로, 전월(-0.01%) 대비 상승 전환됐다. 서울은 0.17%, 수도권은 0.10% 각각 올랐으며, 정비사업 이주 수요와 학군지 중심으로 전세 거래가 활발해지고 있다.
월세가격도 상승세가 이어졌다. 전국 평균은 0.09% 올라 전월(0.08%)보다 소폭 확대됐다. 서울(0.17%)과 수도권(0.14%) 모두 상승했으며, 송파구(0.39%), 영등포구(0.35%), 서초구(0.33%) 등 인기 지역의 상승폭이 두드러졌다.
초기비용을 줄이려는 수요와 고금리 부담을 피하려는 심리가 맞물리며 월세 선호가 구조화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2025년 3월 전국주택가격동향 그래프. (자료=한국부동산원)
■ 지방은 약세 지속…정비 지연·미분양 부담 여전
지방 주택시장은 여전히 부진한 흐름을 이어갔다. 대구(-0.34%), 세종(-0.32%), 광주(-0.19%) 등은 정비사업 지연과 미분양 적체 영향으로 하락폭이 확대됐다. 세종은 고운동·한솔동 위주, 대구는 수성구와 북구 등 구축 단지 중심으로 약세가 이어졌다.
지방 전세시장도 제주(-0.16%), 대구(-0.22%), 충남(-0.06%) 등에서 하락했다. 월세는 전체적으로는 보합세에 가까우나 일부 지역에서는 여전히 약세가 관측됐다.
■ "금리 인하와 실수요 회복 여부가 관건"
전문가들은 하반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가 시장 회복세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서울과 수도권은 정비사업을 중심으로 매수 기대가 선반영되고 있으며, 금리 사이클과 맞물릴 경우 반등세가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효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서울 및 수도권은 정비사업 추진 지역을 중심으로 실수요 매수세가 있다”며 “금리 인하가 현실화되면 상승세가 단기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도 “수도권은 선호 지역 중심의 상승세가 유지되고 있는데, 지방은 여전히 수요 위축과 매물 적체가 지속되고 있다”며 “상반기보다 하반기 흐름이 더 중요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