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K이노엔 케이캡, 대웅제약 펙수클루, 온코닉테라퓨틱스 자큐보(왼쪽부터). 사진=각 사
국내 P-CAB(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 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개발 제약사들이 해외 시장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 기존 PPI(프로톤 펌프 저해제)계열 치료제의 점유율을 꾸준히 축소시키고 있는 가운데 국내를 넘어 해외 시장 확대 까지 힘쓰는 모습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HK이노엔은 사우디아라비아 현지 제약사 타부크 제약과 북아프리카 6개국에 케이캡 완제품을 수출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HK이노엔은 지난해 타부크 제약과 중동·북아프리카 지역 10개국을 대상으로 한 케이캡 완제품 수출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번 추가 계약으로 케이캡은 이집트·수단·에티오피아·모로코·예멘·리비아 등 북아프리카 6개국에 새롭게 진출하게 됐다. 타부크 제약은 중동 및 북아프리카 전역에 강력한 유통망과 마케팅 역량을 보유한 선도 제약사로, 케이캡의 현지 시장 안착과 확산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케이캡은 HK이노엔이 2010년 일본 라퀄리아로부터 기술이전 받아 개발한 국산 위식도역류질환 신약으로 2019년 출시 이후 다음해인 2020년부터 5년 연속 국내 소화성궤양용제 시장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케이캡은 현재 기술 수출뿐 아니라 완제품 수출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이번 계약을 포함해 현재까지 한국을 제외하고 해외 총 53개국에 진출하는 성과를 달성했다.
제일약품의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스웨덴 소재 제약사(이하 P사)와 국산 신약 37호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자큐보’의 유통 및 판매를 위한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자큐보의 유통 및 판매를 맡게 된 스웨덴 P사는 북유럽 의약품 시장에서 희귀의약품과 수입 의약품의 공급과 유통에 경쟁력이 있는 제약기업으로 알려졌다. 이번 계약에 따라 P사는 스웨덴을 비롯한 노르웨이, 덴마크, 핀란드, 아이슬랜드 등 스칸디나비아 5개 국가에서의 ‘자큐보정 20mg’에 대한 유통 및 판매 권리를 갖는다. 다만 계약 주체 및 주요 계약 조건은 비밀유지 조항에 따라 공개하지 않는다.
온코닉테라퓨틱스는 현재까지 중국을 비롯해 인도·멕시코·중남미 등 전 세계 21개 국가와 기술수출 및 완제품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으로 북유럽 5개 국가 진출을 더라면서 신약 허가 1년만에 전 세계 총 26개국에 진출하게 됐다. 자큐보는 지난해 4월 국산 37호 신약으로 허가받은 P-CAB 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로 식사와 관계없이 복용할 수 있어 환자들의 복용 편의성을 크게 높였다.
지난 4월 대웅제약의 위식도 역류질환 신약 펙수클루는 국산 P-CAB 신약 중 에서는 처음으로 인도 시장에 정식 출시했다. 인도는 중국·미국·일본에 이어 세계 4위의 항궤양제 시장으로, 연간 규모는 1조 4000억 원을 넘는다. 대웅제약은 인도를 펙수클루의 글로벌 핵심 거점국으로 선정하고 2023년 12월 인도 1위 제약사 선파마와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품목허가 신청부터 출시까지 빠른 속도로 진행하며 현지 진출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이번 인도 출시로 한국, 멕시코, 칠레, 에콰도르, 필리핀 등 6개국에서 판매하게 됐으며 이 외에도 19개국에서 품목허가를 신청했고, 5개국과 수출 계약을 체결해 총 30개국에 진출한 상태다. 대웅제약은 2027년까지 100개국 진출을 목표로 글로벌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소화성궤양용제 시장에서 P-CAB 제제의 점유율은 2019년 3%에서 2024년에는 20%로 높아졌다”며 “P-CAB 신약을 보유하고 있는 국내 제약사들이 환자 중심의 연구개발을 통한 글로벌 시장 확장 도전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