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생성형 인공지능(AI) 데이터 평가 기업 이노데이터(Innodata)가 1분기 시장 기대치를 크게 웃도는 실적을 발표하며 다시 한 번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0% 증가한 5,830만 달러를 기록했으며, 주당순이익(EPS)은 0.22달러로 시장 예상치(0.17달러)를 상회했다. 이는 반복 수익 기반 SaaS 계약 확장과 생성형 AI 신뢰성 평가 플랫폼의 본격 수요 확대가 반영된 결과다. 그로쓰리서치 김나영 연구원은 "이번 실적은 단순한 성장률을 넘어, AI 신뢰성 인프라 기업으로서 이노데이터의 전략적 입지를 입증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이노데이터는 현재 빅테크를 대표하는 'M7' 기업 중 5개사와 AI 모델의 주석 및 검증 계약을 체결했으며, 이 중 일부 고객사와는 연간 약 2,300만 달러 규모의 계약이 진행 중이다. 또한 현재 약 3,000만 달러 규모의 신규 계약이 협의 중으로, 이들이 체결될 경우 연간 가이던스를 초과 달성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는 이노데이터가 단기적 실적 개선을 넘어, 장기적인 구조적 전환 국면에 진입했음을 시사한다.


특히 이번 분기에는 기존 최대 고객사와 두 번째 마스터 계약을 체결하며 기존 예산과는 별개로 신규 예산 항목으로 서비스 확대를 확정지었다. 이는 고객사가 이노데이터를 핵심 파트너로 인정하고, 내부에서 새로운 목적에 맞춰 예산을 재편한 결과로 해석된다. 이로 인해 이노데이터의 장기 수익 모델은 보다 견고한 기반을 갖추게 됐다.

수익성도 크게 개선됐다. EBITDA는 전년 동기 대비 236% 증가한 1,270만 달러를 기록했고, 총이익률은 43%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보유 현금 5,660만 달러는 기술 투자와 인력 확충에 필요한 재원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다.

이노데이터는 자체 개발한 AI 플랫폼 '골든게이트(Goldengate)'를 통해 문서 자동 구조화, 대규모 데이터 어노테이션, LLM(대형언어모델) 평가 및 검증 등 전 과정을 수직계열화한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저코드 기반 워크플로우 자동화를 통해 수백만 건 단위의 데이터를 빠르고 정확하게 처리할 수 있어, 대규모 학습 데이터를 필요로 하는 빅테크 고객의 수요에 적합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AI의 신뢰성과 안전성 검증은 최근 생성형 AI 상용화에 따라 핵심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이노데이터는 AI가 생성하는 위험 콘텐츠, 예를 들어 폭탄 제조법이나 정치적 극단 발언 등에 대한 '적대적 테스트'와 '레드팀 훈련'을 통해 이를 사전에 차단하고 모델의 신뢰성을 평가한다. 초기 고객사인 마스터클래스는 이노데이터 플랫폼을 통해 생성형 AI 모델의 지속적인 정확도 점검을 계획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엔비디아(NVIDIA) 주최 GTC 2025에서 생성형 AI 평가 플랫폼의 베타 버전을 공식 발표하며 기술 존재감을 부각했다. 이 플랫폼은 엔비디아의 고성능 추론 마이크로서비스와 결합된 형태로, 고신뢰 AI 구현을 위한 인프라 솔루션으로 평가받고 있다.

2025년 5월 8일 실적 발표 직후, 최대 고객사 매출 의존도에 대한 우려와 발표 전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으로 주가는 단기적으로 하락했다. 그러나 이후 시장은 이노데이터의 구조적 강점에 다시 주목했고, 6월 초 주가는 11% 급등하며 '클린 인프라 플레이'로 재부각됐다. 특히 정부 중심 AI 기업들이 정치·윤리 리스크로 주춤한 사이, 민간 빅테크 기반의 이노데이터는 정치적 리스크에서 자유롭고 기술적 신뢰성이 높은 기업으로 시장 내 차별화된 입지를 확립하고 있다. 그로쓰리서치 김나영 연구원은 "이노데이터는 단순한 테마 수혜주가 아니라, AI 생태계 내 필수 인프라를 제공하는 기업으로서 그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노데이터는 생성형 AI 확산에 따라 빠르게 확대되는 데이터 수요에 대응하며, 신뢰성 검증이라는 필수 인프라 영역을 선점하고 있다. 실적과 기술 양면에서 입증된 경쟁력은 향후에도 지속적인 성장의 발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 필자인 한용희 그로쓰리서치 연구원은 투자자산운용사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으며, SBS Biz, 한국경제TV 등에 출연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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