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아 넥슨스페이스 박물관실 전시팀 팀장. (사진=백민재 기자)
넥슨이 코로나19 펜데믹 이후 게임 IP(지식재산권)을 오프라인 공간으로 확장한 사례와 성과를 공유했다.
김정아 넥슨스페이스 박물관실 전시팀 팀장은 26일 판교 넥슨 사옥에서 열린 ‘넥슨 개발자 콘퍼런스 2025(NDC 2025)’에서 ‘게임 IP를 굳이 오프라인에서 경험할 필요가 있나요?’라는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김정아 팀장은 “팬데믹은 온라인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동시에 오프라인에 대한 소비자들의 강한 열망도 확인하는 사건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최근 유명한 전시회는 짧게는 몇 십 분, 몇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며 미술관 관람객 수가 급증하고, 국립중앙박물관이 2023년 아시아 관람객 1위, 2024년 세계 8위를 기록한 사례 등을 소개했다. 특히 2030세대가 온라인의 경험을 오프라인으로 확장하는 것에 열정을 보였다.
제주도 넥슨컴퓨터박물관에 ‘카페 메이플스토리’를 만든 김 팀장은 팝업이 아닌 완성도 있는 공간에서 카페, 그리고 콘텐츠(굿즈와 F&B)를 제공하기로 했다. 또 제주도라는 특성상 관광객들을 고려해 “‘메이플 스토리’를 모르더라도 게임을 해보고 싶게 만드는 것이 목표였다”고 덧붙였다.
‘카페 메이플스토리’는 귀여운 ‘핑크빈’이 포털을 타고 제주도에 나타났다는 콘셉트로 만들어졌다. 하지만 김 팀장은 “누가 봐도 매력적인 핑크빈이지만, 콘셉트가 오프라인의 메인은 아니다”라며 “기획 과정에서 완성도가 나오지 않을 수 있다”고 전했다. 콘셉트의 성공적인 구현을 위해서는 실무적으로 상당히 많은 부분을 신경써야 한다는 설명이다.
“결국 게임과 IP에 대한 이해를 높여야 한다”고 말한 김 팀장은 “무엇보다 설계와 IP의 오리지널리티가 현실에서 구현될 수 있도록 구현율에 신경을 많이 썼다”고 전했다. 핑크빈의 핑크색 컬러도 여러 번 수정을 거쳤다. 화면 안에서의 컬러가 현실에서는 조명이나 높낮이에 따라 다르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공간을 만들었으니 콘텐츠도 준비했다. ‘카페 메이플스토리’의 굿즈는 제주도에서만 살 수 있는 하르방, 유채꽃, 귤 등을 굿즈에 반영했다. 또 ‘메이플스토리’의 LP 등 희소성이 높은 굿즈도 선보였다.
‘카페 메이플스토리’만의 F&B(식음료)도 개발했다. 김 팀장은 “프랜차이즈도 아닌 단일 매장만을 위한 F&B를 만드는 것은 굉장히 힘들다”며 “안전하고 만족스러운 F&B 제작이 보통 일이 아니라는 것을 피부로 느꼈다”고 설명했다.
‘카페 메이플스토리’ 오픈 이후 넥슨 컴퓨터 박물관의 객단가는 71% 증가했다. 카페 오픈전 박물관 스토어 구매율과 비교하면 약 두 배가 상승했다. 또 팬데믹 이후 관람객 회복세는 느린 반면, 매출은 박물관 개관 이후 최대 실적 90%까지 회복했다. 특히 해외 관람객의 매출이 14%를 기록했다. 박물관의 해외 관람객 비중이 1.4%인 것을 고려하면 매우 높은 비중이다.
김 팀장에 따르면 관람객들은 제주도 디자인이 반영된 상품들을 선호했다. LP, 장패드, 봉제인형/쿠션, 캔디 등이다.
김 팀장은 “오프라인의 경험은 일회성이 될 수도 있지만, 게임 밖에서 IP와 유대감을 지속적으로 쌓아갈 수 있어야 한다”며 “제주도까지 와서 ‘카페 메이플스토리’에 방문하고 싶은 이유를 끊임없이 만들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IP 경험은 화면이 꺼진 후에도 계속되어야 한다”고 말한 김 팀장은 “오프라인에 적합한 IP는 존재하지 않고, 어떤 경험을 어디서 어떻게 확장할지를 기획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