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픽사베이


현재 비만약 시장에서 주사제인 위고비와 마운자로가 경쟁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제약사들은 주사제의 단점을 보완한 먹거나 붙이는 비만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다음 달유럽당뇨병학회에서 비만 치료제 HM17321, HM15275, HM101460 관련 연구를 발표한다. 이 중 HM101460은 GLP-1 수용체 작용제 기반 저분자 화합물로 먹는 비만약으로 개발 중이다. 현재 전임상 단계로 이번 학회에서는 비임상 단계의 효능 및 안전성 데이터를 공개할 예정이다.

일동제약그룹 신약 연구개발 회사 유노비아는 지난 6월 미국당뇨병학회(ADA)에서 비만 치료제 후보물질 ‘ID110521156’ 임상 1상 결과를 공개했다. 결과에 따르면 100mg 투여군에선 4주 만에 평균 6.9%, 최대 11.9%의 체중 감소를 확인했다. 위장관 부작용은 낮았고, 중대한 이상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 회사 측은 효능에서 차별화를 확인한 만큼, 후속 임상과 라이선스 아웃을 병행할 계획이다. ID110521156은 기존 주사제 형태의 펩타이드 약물과 달리 경구 투여가 가능한 저분자 합성 신약으로 생산성과 복용 편의성 측면에서 차별화된 강점을 지녔다.

붙이는 제형의 비만 치료제도 개발이 진행중이다. 대원제약은 마이크로니들 전문 기업 라파스와 함께 붙이는 비만치료제 DW1022를 개발하고 있다. 마이크로니들은 미세 바늘을 이용해 약물을 주입하는 패치 형태의 약물 전달 시스템이다. DW1022는 대원제약이 개발·생산한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성분 원료의약품(API)에 라파스의 마이크로니들 패치 기술을 접목한 것으로 현재 임상 1상을 완료했다.

대웅제약은 최근 대웅테라퓨틱스의 자체 개발 세마글루타이드 '마이크로니들' 패치가 사람을 대상으로 한 초기 약물 흡수 실험 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대웅테라퓨틱스가 자체 개발한 약물전달 기술 플랫폼 '클로팜'(CLOPAM)을 적용한 패치 제형으로 세마글루타이드 피하주사 제형과 비교해 약물 전달 효율을 입증했다.

이번에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마이크로니들 패치는 주사제 대비 80% 이상의 상대적 생체이용률을 나타냈다. 즉 피하주사 제형의 약물 흡수율을 100%로 보았을 때, 마이크로니들 패치의 약물은 80% 이상이 효과적으로 체내에 흡수된 것이다. 세마글루타이드 경구제와 비교했을 때는 약 160배 높은 수준이다. 또한 혈중 농도가 1주일간 안정적으로 유지되면서 고용량 세마글루타이드를 단일 패치에 담아 주 1회 투여가 가능한 제형으로 개발할 수 있는 가능성도 확인됐다. 특히 주사제와 비교했을 때 약물 노출 양상에서도 높은 일관성을 보여 패치형 비만 치료제로서의 상업화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는 평가다.

국내 제약사들이 새로운 형태의 비만치료제 개발에 적극나서고 있는 것은 무궁무진한 시장잠재성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전 세계 비만 및 당뇨병 치료제 시장은 오는 2028년까지 연평균 12.2% 성장해 1422억6000만달러(한화 약 198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 중 비만 치료제 시장은 같은 기간 동안 연평균 48.4% 성장해 480억달러(약 67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 먹거나 붙이는 제형은 기술적 난이도가 높지만 그만큼 편의성도 높아 큰 장점으로 꼽힌다”며 “환자의 편의성이 극대화되는 것은 또 다른 신약을 개발한 것과 비슷한 효과로 앞으로도 붙이는 비만치료제 제형 개발은 더욱 활발히 이뤄질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