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보험설계사 자격시험이 두 달 연속 연기되면서 보험사도, 예비 보험설계사도 고민에 빠졌다. 보험사들은 신입설계사 구인난, 예비 보험설계사는 구직난으로 어려움에 처한 상황이다.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는 코로나19 확산 방지 차원에서 설계사 자격시험을 지난 2월말부터 중단한 상태다. 양 협회는 3월에 이어 4월 예정된 설계사 자격시험도 잠정 중단키로 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신입설계사 배출 안돼 (사진=픽사베이)
지난해 3월 양 협회를 통해 보험설계사 자격을 취급한 이들은 각각 6000여명이다. 올해 3~4월 두 달간 설계사 등록시험이 취소되면서 약 2만4000여명의 신규 보험설계사가 배출되지 않은 셈이다.
신입 설계사 배출이 이뤄질 수 없는 상황에서 타사 또는 GA로의 이직은 계속되고 있으니 보험사 입장에선 영업 인력이 줄어들고 있어 더욱 힘들다.
보험사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전반적으로 영업력이 떨어진 상황에서 영업력을 확대, 강화할 수 있는 영업 인력마저 충원하기 어려워 신계약이 줄어들고 있다”며 “보험사의 신계약이 줄어들면 성장성에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설계사 자격시험을 준비하는 예비설계사에게도 어려움이 생긴 건 마찬가지다.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설계사 시험을 볼 수 있도록 다양한 시험방법을 생각해 달라는 청원 글이 올라왔다. 2월부터 보험사 입사를 결심하고 자격시험교육을 받고 있는데 시험이 취소되면서 앞길이 막막해 졌다는 것이다. 청원자는 코로나19로 인해 다른 직업이나 아르바이트도 구하기 힘든 상황에서 설계사시험을 치를 수 있도록 온라인이나 야외시험 등 다양한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다.
한 보험설계사는 “경력이 있는 설계사들은 대게 GA로 이직을 많이 하는 편”이라며 “타 보험사나 GA이직이 아닌 이상 설계사 자격은 필수이기 때문에 다른 대책이 없이 시험이 미뤄지는 것은 이를 준비하는 이들에겐 생계가 달린 문제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생명·손해보험협회는 잠정 중단된 설계사 자격시험을 재계하기 위해 여러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생명‧손해보험협회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시험 중단이 계속되면서 설계사 자격시험 재계 요청이 이어지고 있지만 아직 방역단계가 ‘심각’인 상황에서 감독당국은 시험을 재계하기에는 이르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계속해서 늦출 수는 없어 안전간격을 두고 시험을 볼 수 있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점을 명확히 할 수는 없으나 방안이 강구되면 당국과 협의해 조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