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혁 이유영(사진=당신자신과 당신의 것)
믿기지 않는 이별이다. 배우 김주혁이 갑작스러운 사고로 세상을 떠났지만 그가 남긴 작품들이 선물처럼 우리 곁에 남았다. 지난달 30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 아파트에서 김주혁이 탄 차량이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했고 김주혁은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사망했다. 1998년 SBS 공채 탤런트로 데뷔한 김주혁은 20여년간 쉬지 않고 꾸준한 연기 활동을 벌였다. 그의 성실함을 증명하듯 남긴 작품수도 상당하다. 본지는 그를 추모하며 6일부터 10일까지 배우 김주혁의 대표작이라 할 만한 의미있는 작품들을 되짚어보기로 했다.
[뷰어스=한유정 기자] 내년이면 김주혁의 데뷔 20주년이었다. 김주혁은 알찬 20년을 증명하려는 듯 최근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오가며 활약했다. 연기가 더 재미있어졌다고 했던 김주혁은 연기 인생 통틀어 최고의 흥행작과 의미있는 작품을 내놓고 영면했다.
■ 이유영과의 인연 맺어준 ‘당신자신과 당신의 것’
2016년 11월10일. 전국 관객수 1만 7924명.
김주혁과 홍상수 감독의 조합은 의외였다. 로맨틱 코미디의 강자 김주혁과 찌질남의 전형을 보여주는 홍상수 감독의 영화와 어울릴 수 있을까. 그 의외성이 반전이었다. 김주혁은 연인 민정(이유영)을 믿지 못하는 남자 영수로 분해 자연스러운 연기를 보여준다. 이 영화를 통해서 이유영과는 실제 연인으로 발전했다.
■ 김주혁 최고의 흥행작 ‘공조’
2017년 1월18일 개봉. 전국 관객수 781만 7459명.
위조 지폐 동판을 찾기 위해 남한으로 숨어든 북한 조직의 리더 차기성(김주혁)으로 분한 김주혁은 생애 첫 악역을 맡았다. 김주혁의 젠틀한 외모 속에서 나오는 악의 기운은 공포감을 주기 충분했다. ‘공조’는 김주혁의 필모그래피 중 가장 많은 관객수를 모은 작품인 동시에 영화로는 첫 상을 안겨주기도 했다. ‘제1회 더 서울어워즈'에서 영화부문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김주혁은 “영화로는 처음 상을 받아본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 수상 소감이 이렇게 사무치게 될 줄 몰랐다.
■ 물 오른 악역 연기 ‘석조저택 살인사건’
2017년 5월9일 개봉. 전국 관객수 35만 3043명.
그가 이미 찍어 놓은 ‘독전’과 ‘흥부’가 유작이 되겠지만 현재로선 ‘석조저택 살인사건’이 김주혁이 찍은 마지막 작품이다. 1940년대 경성을 배경으로 벌어진 살인사건을 다룬 영화에서 김주혁은 경성 최고의 재력가이자 자신의 운전수 최승만(고수)를 살해한 혐의를 받은 남도진으로 분했다. ‘공조’에 이어서 또 한번 더 악역으로 강렬한 존재감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