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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어스=이소연 기자] 연예인이 아닌, 인간 정용화는 어떤 성격을 지니고 있을까 궁금하다. 사람의 성격은 워낙 주관적이기도 하고 본인 스스로도 어떤지 모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쉽사리 파악하기 어려운 특징이다. 특히 연예인은 다른 사람의 이목을 신경 쓸 수밖에 없는 직업이기에 본래의 모습을 숨기는데 익숙하다.
그런 와중 문득 그들의 진짜 모습이 궁금해지는 사람들이 있다. 겉치레를 한꺼풀 벗겨낸 모습이 더욱 매력적일 것 같은, 그래서 더 알고 싶어지는 이들이다. 정용화가 그렇다.
밴드 씨엔블루의 보컬로, 배우로 활동 중인 정용화의 첫 이미지는 친근했다. 무대 위에서 한창 불렀던 달콤한 사랑노래는 ‘남친돌’의 분위기를 살렸다. 이후 시간이 흘러 각종 예능프로그램에 노출되고 자연스럽게 그의 모습들이 눈에 들어오면서부터는 조금은 능구렁이 같다는 느낌도 받았다. 늘 여유 있어 보이고 싹싹하게 다른 사람들을 대하는 모습의 영향이었던 듯하다.
그리고 올해 여름, 첫 번째 솔로 미니앨범 ‘두 디스터브(DO DISTURB)’ 발매 기념 행사에서 그를 만났다. “뭐든 잘 할 수 있다는 생각이 있었다”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싶었다”는 말에서는 정용화의 자신감이 묻어났다. “멋진 30대를 맞이하기 위해 멋진 20대를 보내겠다”는 단호한 말투에서는 앞만 보고 달려가는 그의 열정이 느껴졌다.
그러면서 정용화는 그 30대를 위해 20대를 포기하는 마음으로 자기 자신을 접어뒀다고 했다. 빠른 성공을 거두면서 오히려 자신을 경계하고 채찍질하기 위함이었다. 데뷔 9년차로서 겪어온 고민과 심정의 변화도 털어놨다. 정용화를 조금이나마 알 것 같으면서도 기존 이미지를 깨는 의외의 순간이었다. 그는 생각보다 강단이 있었고 생각보다 섬세했다.
사진=JTBC 제공
한편으로는 ‘흥’용화의 면모를 엿볼 수 있기도 했다. ‘두 디스터브’는 정용화가 처음으로 댄스를 전면으로 내세운 앨범이었다. 그래서인지 이날 정용화는 유난히 쑥스러워했고 뮤직비디오를 보며 혼자 슬쩍슬쩍 웃으며 멋쩍어하기도 했다. 어딘가 귀여운 그 모습에 기자들도 웃음을 터뜨렸다.
청산유수처럼 말을 이어가다가 언뜻언뜻 보이는 정용화의 솔직한 매력에 ‘이런 모습들이 진짜 정용화에 가깝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최근 방영되고 있는 JTBC 드라마 ‘더 패키지’를 보면서 이제야 정용화가 자신과 찰떡같이 어울리는 배역을 잡았구나 싶었다.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우직함, 헤어져야겠다 싶으면 단호하게 말할 수 있는 용기, 곤경에 처한 이들을 자신도 모르게 돕게 되는 착한 심성 그리고 여기에 숨길 수 없는 장난기와 허당 매력까지.
그래서인지 그의 연기는 물이 올랐다. 소소한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흘러가는 극 안에서 정용화는 자연스러운 연기와 감정 처리를 보여줬다. 굳이 가지 말라는 곳에 가 사고를 치고, 정조대를 차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만천하에 알리며 놓친 버스를 쫓아가는 모습은 ‘현웃(현실웃음)’이 터지기에 충분했다.
‘더 패키지’를 보면서 그와 참 잘 어울리는 연기라고 느낀 게 그저 이미지 메이킹 때문이었을까. 지금도 여전히 정용화의 실제 성격은 알지 못한다. 그나마 알 수 있는 것은 브라운관 혹은 행사장이나 무대 위 그를 마주하면서 눈치 챌 수 있는 약간의 변화들, 일부 조각들의 모음일 뿐이다. 나중에는 그를 잘 알 것 같다고 착각할 지도 모른다. 다만 이런 괴리 속 분명한 건 정용화라는 사람이 내면을 알고 싶게 만드는 매력의 소유자라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