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천 한정식 '거궁' 홈페이지 캡처)
[뷰어스=문서영 기자] ‘알쓸신잡2’에서 황교익은 일제강점기 시절 일본이 한국사람들의 놋그릇을 빼앗고 일본 왕의 하사품을 대체품으로 줬다고 말을 꺼냈다. 그러나 일본은 일본식 작은 밥그릇이 아니라 조상 때부터 이어져 온 큰 사이즈의 ‘한국식’ 밥그릇을 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금 표준형 밥그릇은 일본 강점기도 넘어온 한국식 밥그릇이 박정희 정권 시절을 넘지 못했기 때문이라면서 “한 사람이 밥을 많이 먹으니까 밥그릇을 작게 해서 밥 양을 조절했고, 정해진 규격을 안 쓰는 곳을 영업정지를 당했다. 이때부터 우리 밥그릇의 아름다움을 잃어버렸다”고 상세히 설명했다. 매일 보고 사용하면서도 단 한번도 의문을 떠올리지 못했던 밥그릇의 역사는 그래서 신기했다.
주영하 교수의 ‘한국인은 왜 이렇게 먹을까?’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한국 식탁의 역사를 되짚는 책이다.
이 책은 외국인의 시선으로 본 한국인의 이상한 식사 방식에 대한 궁금증을 인류의 식사 방식이라는 전체적인 배경 아래 한국인의 식사 방식에 초점을 맞춰 풀어간다.
음식을 한 상 가득 차려놓고, 불편한 양반다리 자세로 앉아서 다 같이 찌개를 떠먹으며, 술잔은 돌려야 제 맛이라는 한국인은 언제부터 이렇게 먹어왔을까. 누가 묻는다면 참, 답하기 곤란한 질문들. 저자는 한국인의 몸에 밴 식사 방식과 습관에 대해 다양한 사료를 재구성해 들려준다.
(사진='한국인은 왜 이렇게 먹을까' 책표지)
저자는 고대부터 현대까지 주변의 아시아 국가는 물론이고, 유럽 여러 나라 사람들의 식사 방식을 우리의 식사 방식과 견주며 비교문화사적 연구 방법으로 오늘날 한국인의 식사 방식이 어떤 역사적 과정을 통해 형성되었는지 살핀다. 더불어 이러한 식사 방식이 나타나게 된 배경과 변화의 과정을 사회사적 연구로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식당에 들어가 신발을 벗고 앉는 순간부터 식사를 하고 디저트 커피를 들고 나오기까지 한국인의 식사 방식에 대한 역사는 물론, 한국인의 식습관과 상차림, 글로벌화된 한국인의 입맛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진정한 한국인의 음식문화를 만날 수 있다. 이를 통해 왜 우리가 이렇게 먹고 마실 수밖에 없었는지, 한국인의 식사 방식에 대한 퍼즐을 맞춰나갈 수 있다. 주영하 지음 | 휴머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