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용복 시각장애 안게 된 지병부터 어린시절 추억, 아픈 상처까지
(사진=KBS1 방송화면)
[뷰어스=나하나 기자] 이용복이 시각장애를 극복하고 삶을 즐기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귀감이 됐다.
이용복은 시각장애 가수로 잘 알려져 있다. 이용복은 21일 오전 방송된 KBS1 '아침마당'의 코너 '화요초대석'에 출연해 시각장애를 안고 살아가는 인생에 대해 전했다.
이날 이용복은 "현재 만리포에서 아내와 함께 펜텔(펜션+호텔)을 운영 중이다"면서 바다를 좋아하는 마음에서 사업가가 됐다고 밝혔다. 그는 "내가 팔라우를 자주 갔다. 그러다가 아내에게 한국도 바닷가가 좋은데 바닷가에 집 짓고 살면 자주 나올 필요 없지 않을까 하다가 만리포에 자리를 잡게 됐다"고 설명했다.
시각장애를 안고 있지만 스노클링도 즐긴다는 이용복은 "팔라우 바다가 더 맑다고 하는데 나는 (눈이 안 보이니) 상관없지 않나"라고 농담을 하는 여유도 보였다.
이용복은 이날 방송에서 시각장애를 안고 살아가게 된 경위를 밝혔다. 그는 "3살 때 왼쪽 눈, 8살 때 오른쪽 눈을 다쳤다. 사고였다"고 말했고 아나운서가 아픈 기억을 꺼내 미안하다고 사과하자 "아니다. 그런 이야기를 가슴 아파할 때는 지났다"고 담담히 말했다. 선천성 소아 녹내장을 앓았다고.
이어 "왼쪽 눈만 다쳤을 때는 보이는 꿈을 꿨었다. 근데 신기하게도 오른쪽 눈을 다친 후에는 한번도 보는 꿈을 꾸지 않았다"면서 어린 시절 기억하는 풍경으로 "의사선생님이 거울을 쓰고 있지 않나. 그게 그렇게 멋있어 보였다. 나도 저걸 한 번 써봤으면 좋았을 텐데 했고, 4~5살 때 여자아이가 색동옷을 입고 놀러왔다. 여자아이와 공놀이를 했는데 그 모습이 너무 예쁘더라. 그 기억이 난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용복은 시각장애를 앓게 된 후 "가장 힘들었을 때가 언제냐"는 질문에 "어릴 때 친구들이 눈이 이렇게 됐다고 놀아주지를 않았다. 그때 힘들었다. 놀이를 잘 할 수 있는데 아이들이 인정을 안 해주고 흙을 던지거나 침을 뱉으면 그게 참 힘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외로울 때 라디오가 친구가 되어줬고 그 덕에 "음악을 좋아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밝은 정신이 없으면 못 산다. 남들은 날아가면서 사는데, 저는 수건으로 평생 눈을 가리고 산다고 생각하면 너무 억울하고 슬퍼서 못 산다"면서 "어차피 고민한다고 눈이 떠지는 것도 아니지 않나. 피할 수 없으면 즐기자는 생각이다. 이 세계에도 분명히 즐거운 일이 있을 거라고 믿는다. 즐거운 일이 많다. 오히려 감사하고, 많은 분들이 이상하게 저를 잘 대해주고 좋아해줘서 행복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사실 가수 생활을 하면서도 곤욕을 치렀다. 시각장애 가수라는 이유만으로 방송가에서 퇴출된 적 있었기 때문. 이용복은 TV조선 '인생다큐 마이웨이'에 출연해 당시 일을 설명한 바 있다. 이용복이 인기 절정이던 당시는 1978년 필리핀 노래 '아낙'을 '아들'로 불렀을 때였다고. 이용복은 방송에서 "그 노래가 반응이 괜찮았는데 어떤 분이(정부 고위 관료) '즐거워야 할 TV 안방극장에 저런 청승맞은 사람 좀 안 나왔으면 좋겠어'라고 그래서 그때부터 방송 출연도 뜸해지고, 레코드판도 안 내게 되고"라고 털어놨다.
이후 직업을 바꾸고자 고심하기도 했다고. 이용복은 "그래서 그때 직업을 바꾸기로 해서 녹음실을 하기로 마음을 먹고 녹음실을 하기 위해서 공부를 많이 했지"라고 털어놓은 바 있다. 시각장애를 안고 사는 것만으로도 많은 고충이 있었던 그는 눈이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많은 편견과 자신의 꿈까지 접으려 했다. 그런 그가 자신이 좋아하는 스노클링을 하며 바닷가에 자리잡고 살며 노년을 즐긴다는 소식에 시청자들은 많은 응원을 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