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JTBC
연예인의 사고에 대응하는 기획사들의 대응은 천차만별이지만, 대개 이 범주를 벗어나지 않는다.
어느 기획사는 사과와 함께 “무조건 자숙하겠다”라는 공식입장을 낸다. 언론이든 여론이든 이런 상황에서는 더 이상 무엇을 비판하기도 어렵다.
어느 기획사는 전후사정 설명하며, 잘잘못에 대한 입장을 낸다. 제대로 하면 ‘득’이지만, 대부분은 꼬투리 잡히기 쉬운 내용을 잘못 집어넣어 일을 키우기 일쑤다.
어느 기획사는 묵묵부답이다. “시간이 내 편이고, 이슈가 이슈를 덮을 것”이라는 믿음으로 버틴다. 문제는 다른 이슈가 없으면, 일이 더 커진다.
어느 기획사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다가 결국 입장 표명을 한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의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
어느 기획사는 공식 입장이 아닌, 대표의 SNS나 공식 SNS로 다른 쪽으로 분위기를 돌리려 한다. 그 ‘다른 쪽’ 이슈가 커야 가능하다.
어느 기획사는 친한 매체를 통해 언론플레이를 시도한다. 우호적인 분위기가 형성하는 것이다.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는 주로 다섯 번째와 여섯 번째를 활용했다. 소속 연예인이 문제가 생기면 공식입장보다도 양현석 대표가 ‘감정’적으로 호소하려 했다. 빅뱅 대성이 교통사고가 났을 때, 양 대표는 “방 안에서 혼자 괴로워하고 있다” 등의 인터뷰를 했고, 박봄 마약 관련 사건이 일어났을 때도 자사 블로그에 박봄의 안타까운 과거사부터 박봄의 구구절절한 사연을 담았고 해명까지 했지만, 논란만 더 커지게 만들었다.
이번에도 이런 모습을 보여줬다. 승리 사건이 터진 후 양 대표는 SNS에 뜬금없이 젝스키스 은지원과 이하의 솔로앨범 컴백 소식을 올렸다. 마치 “승리 사건은 우리와 상관없고, 우리는 ‘잘’ 지내요”라고 보여주듯이 말이다.
“우리는 YG다”라는 자신감이 상황 파악을 하지 못하게 만든 셈이다. 그리고 기존에 여론 형성에 ‘먹혔던’ 다섯 번째와 여섯 번째 방법이 이제는 통하지 않음을 여전히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비판과 비난이 동시에 쏟아지는 이유다.
여기에 양 대표의 행보도 한 몫 한다. ‘믹스나인’ 등 방송에 출연해 연습생들에게 독설을 했지만, 정작 빅뱅 탑은 연습생 출신 한서희와 대마 흡입으로 입건됐다. 소속 연예인도 관리 못하면서 타 소속사 가수들 ‘관리자’를 자처한 셈이다.
유병재가 YG를 떠난다는 소식에 네티즌들은 응원의 목소리를 전했고, 대학가에서 YG 소속 가수들을 보이콧 하는 것에 “지성 있는 대학생들”이라는 칭찬이 이어진다. 연예인이 소속사를 떠나는데 응원을 받는 모습도 생소하지만, 가수 초대를 보이콧했다고 네티즌들에게 ‘깨어 있는 존재’로 칭찬 받는 것도 희한한 장면이다.
그러나 정확히 말하면, 유병재가 YG를 떠난 것이 아닌 양 대표를 떠난 것이고, YG 소속 가수들을 보이콧 하는 것은 양 대표의 가수들을 보이콧 하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YG엔터테인먼트의 문제’라 통칭해 말하기에는 열심히 하는 일부 아티스트들이나 소속 직원들에게는 미안한 말이다. 현재 YG를 둘러싼 문제의 발생과 잘못된 인식과 대응은 ‘양현석의 문제’에서 기인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