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을 잃은 부모의 심정은 세상 그 어떤 말로도 형용할 수 없다. 오죽하면 단장(斷腸), 창자가 끊어지는 듯한 아픔처럼 깊은 슬픔을 뜻하는 말까지 나왔겠는가.
그런데 그러한 슬픔을 겪은 이가 죽은 줄로만 알았던 자식이 살아돌아왔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창자가 끊어질 뿐 아니라 뒤집힐만한 일이다. 신예작가지만 엄청난 인기를 몰고 온 엘리자베스 노어백의 첫 작품 '마더 앤 마더'가 바로 이런 주제를 다룬 작품으로 독자들의 몰입도를 높인다.
(사진=영상 캡처)
20년 전 딸을 잃은 기억 때문에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심리치료사 스텔라는 어느날 찾아온 젊은 여성을 보고 기함한다. 심리 상담을 위해 찾아온 이사벨이라는 젊은 여성이 자신의 딸이라고 확신한 것이다. 스텔라는 심리 상담 시간에 이사벨의 과거에 대해 캐묻고, 이사벨의 행적을 스토킹하며 자신의 확신을 사실로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나 그 반대편에는 금지옥엽 키워온 딸이 심리치료를 받기 시작하면서부터 이상해졌다고 생각한 이사벨의 엄마 셰르스틴이 있다. 딸을 되찾겠다는 스텔라, 딸을 지키겠다는 셰르스틴 사이에서 이사벨은 자신의 과거를 의심하게 된다.
'마더 앤 마더'는 아동 실종이란 고통스러운 상실을 세 사람의 시선으로 풀어낸 심리 스릴러다.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간결한 문체와 치밀하게 계산된 복선 장치 등 스릴러 장르의 정석을 보여준다. 심리 스릴러를 표방하는 만큼 심리적 묘사가 많은 것 또한 몰입도를 높이는 요소이다. 긍정의 대답을 하면서도 속으로 다른 생각을 품는 주인공들의 속마음에 작가가 숨겨둔 복선과 향후의 실마리가 담겨 있다. 엘리자베스 노어백 지음 | 황금시간
(사진=황금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