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어스=문다영 기자] 많은 사람들이 어떤 일을 하고 싶을 때, 주저할 때 나이를 언급한다. 너무 어려서, 혹은 너무 늙어서. "늦었다고 생각될 때가 가장 빠른 때"라는 말도 있지만 사실 나이 때문에 주저앉는 이들이 더 많은 게 현실이다.
이에 에도가와란포상 수상 작가 가와세 나나오는 80대 노인과 10대 고교생을 내세운 '이사부로 양복점'을 통해 "나이가 무슨 상관이야, 이거다 싶으면 시작하는 거야"라는 단순 명쾌한 사이다 스토리를 선사한다.
'이사부로 양복점'은 여든이 넘은 노인과 어리바리 고교생이 손잡고 시골 상점가의 한 양복점에서 일으킨 발칙한 반란을 그린다.
(사진=영상 캡처)
보수적인 시골 마을에서 에로 만화가인 엄마와 사는 고교생 아쿠아는 17세에 이미 인생을 포기했을 정도다. 그러나 어느날 오래된 양복점 쇼윈도에 나타난 아름다운 코르셋에 마음을 빼앗긴다. 18세기 프랑스에서나 볼 법한, 작품 수준의 정교한 코르셋을 보고 양복점을 찾은 아쿠아는 코르셋을 만든 장인 이사부로의 묘한 매력에 빠지게 된다. 이후 두 사람은 코르셋을 중심으로 한 이사부로 양복점의 리뉴얼 오픈을 기획하게 되고 마을에 숨어있던 보물같은 각 분야 장인들이 합세하게 된다. 상점가의 품위가 손상된다며 이를 만류하는 동네 사람들 사이에서 80대 할아버지와 10대 고교생은 꿋꿋이 꿈을 향해 나아간다. 특히 편견과 남의 시선을 의식하며 살아가는 데 익숙해진 아쿠아에게 이사부로가 해주는 "넌 능력 많은 아이다", "남의 눈은 의식하지 마라"는 말들은 아쿠아와 이사부로 모두를 변화시키기에 이른다.
'이사부로 양복점'은 자신만의 주관으로 무언가에 열심히 몰두하는 이들에 대해 찬사를 보내고, 무기력하게 사회에 물들어 사는 사람들에게 따끔한 일침을 날리는 작품이다. 가와세 나나오 지음 | 황금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