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모나미몰 홈페이지 캡처)
모나미가 '애국심 마케팅'을 매출 증대에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모양새다. 사실상 동급 볼펜을 포장만 바꿔 선보이면서 5000원을 더 받고 있다.
일본 불매운동이 장기화되면서 일본 필기구 대체 브랜드로 각광받는 모나미가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관련해 광복절을 앞두고 모나미가 최근 선보인 '153 무궁화' 볼펜이 완판 행렬을 이어가는 모양새다. 일본의 수출규제에 맞서 애국심을 고취시키는 차원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는 제품이지만, 정작 실체를 들여다 보면 어딘가 개운치 않다.
14일 현재 모나미 온라인 쇼핑몰인 '모나미몰' 기준 '153 무궁화' 볼펜 판매가는 2만 5000원이다. 무광 메탈 소재의 바디와 고급 리필심(FX-4000)을 장착한 '프리미엄폰'으로 소개돼 있다. 흔히 쓰는 모나미 볼펜과 비교하면 재질과 품질 면에서 여러모로 나은 고급형 모델인 셈이다.
하지만 완전히 같은 스펙의 동급 모델과 비교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모나미몰에서 2만원에 판매 중인 '153 네이처'와 '153 블라썸'은 각각 '153 무궁화'와 스펙이 완전히 동일하다. 심지어 투톤 컬러로 제작된 '153 무궁화'의 바디 축 컬러는 '153 블라썸'에서, 구금 및 노크 컬러는 '153 네이처' 라인업에서 차용했다. 단순히 기존 두 모델을 조합해 만든 제품을 광복절 콘셉트의 패키지로 포장해 5000원을 더 받아온 셈이다. 그나마 차이가 있다면 무궁화가 그려진 책갈피 사은품을 주는 정도다.
물론 이윤 추구가 목적인 기업으로서 '애국심 마케팅'을 수익성 제고 차원에서 활용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다만 어떤 기업이 전국민적 '일본 불매운동'의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일본 필기구 대신 모나미를 선택하는 소비자의 애국심을 자극하며 같은 제품을 더 비싸게 받는 게 그저 상술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2만원 짜리 제품을 2만 5000원으로 둔갑시킨 모나미의 현주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