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준 LH 사장. (사진=LH)

이한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31일자로 사표가 수리됐다. 윤석열 정부 시절인 지난 2022년 11월 취임 이후 3년 가까이 LH 혁신을 이끌어온 그는 "국민만을 바라보며 신뢰와 사랑의 반석 위에 올려놓겠다는 초심으로 달려왔다"고 소회를 마지막으로 밝혔다.

이 사장은 2022년 11월 LH 직원들의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기관 신뢰가 바닥을 친 시점에 취임했다. 그는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빠진 LH를 변화시키겠다는 막중한 책임감으로 임했다"고 회고했다. 이후 인천 검단 아파트 주차장 붕괴 사고 수습을 시작으로, 부실시공 근절과 전관 카르텔 개선, 공공주택 품질 향상 등 각종 현안을 직접 챙겼다.

이 사장은 토지공사와 주택공사 통합 이후 16년 동안 이어진 조직 내 분절과 인사 관행을 혁신과제로 꼽아왔다. 그는 "협업이 단절된 조직문화를 바꾸지 않고서는 국민 신뢰 회복이 불가능하다"며 부서 간 소통 활성화와 인사 투명성 제고를 강조했다. 실제로 조직개편 과정에서 기능별 통합과 현장 권한 강화를 병행하며 LH다운 공기업으로의 복귀를 시도했다.

주택공급 확대와 공공주택의 질적 개선도 병행했다. 3기 신도시 조기 조성과 용적률 상향과 가처분 면적 확대를 통해 분양가 인하를 유도했다. 임대주택 평형 확대와 민간브랜드 적용으로 공공주택의 이미지 개선에도 나섰다. 또한 층간소음 저감형 장수명 주택 건설과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등 주거 안전망 강화에도 힘썼다.

이 같은 노력으로 LH는 3년 연속 D등급에 머물렀던 정부 경영평가에서 우수등급(B)으로 상승하면서 SOC 공기업 중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 사장은 "국민과 기관의 발전만을 위해 쉼 없이 달려왔다"며 "본의 아니게 서운케 한 부분이 있었다면 용서를 구한다"고 말했다.

현재 LH가 여전히 마주한 과제는 적지 않다. 직접시행 사업 확대에 따른 재무 리스크를 비롯해 공공택지 보상 지연, 공급정책의 일관성 유지 등은 차기 사장 체제에서 이어져야 할 숙제다.

한편 이 사장은 지난 8월5일 국토교통부에 사의를 제출했으며 임기 만료를 앞둔 10월 말, 이날 면직이 확정됐다. 후임 사장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다음은 이한준 LH 사장 이임사 전문.

안녕하십니까.
지난 2022년 11월 11일, LH 사장으로 취임한 이후
시간이 빠르게 흘러 어느덧 이임 인사를 올리게 되었습니다.

저는 LH 임직원들의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창사 이래 가장 큰 위기에 빠져있던
LH를 변화시키겠다는 막중한 책임감으로 취임하였습니다.

취임 직후 발생한 인천검단 아파트 주차장 붕괴 사고를 수습하며
부실시공과 전관 카르텔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했고,
부동산 시장 안정과 건설위기 극복을 위한 매입임대주택 대규모 확대 추진 등
각종 현안에 좌고우면하지 않고 쉼 없이 달려왔습니다.

특히 토지공사와 주택공사가 통합 출범한 지 16년이 지나도록 여전했던
나눠 먹기 인사와 칸막이로 인해 협업과 소통이 단절된
잘못된 조직문화를 바꾸고자 온 힘을 다해 왔습니다.

주택공급량을 확대하면서 분양가를 낮추기 위해 3기 신도시의 신속한 조성과
가처분 면적 확대, 용적률 상향 등을 추진하였으며
임대주택 평형 확대와 민간브랜드 적용을 통한 공공주택의 품질 고급화,
층간소음 없는 장수명 주택 건설과 전세사기 피해 지원 등에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 결과 3년 연속 D에 머물렀던 LH의 정부 경영평가 성적을
우수등급인 B등급으로 상향시키며 SOC 공기업 중 1위의 성과를 달성할 수 있었습니다.

어느 것 하나 쉬운 일이 없었지만 대과없이 소임을 마무리 할 수 있었던 것은
국토교통부를 비롯한 정부 기관과 각계의 많은 분께서
아낌없이 후의를 베풀어 주신 덕분이었습니다.

국민만을 바라보며 LH를 신뢰와 사랑의 반석 위에 올려놓겠다는
犬馬之勞(견마지로)의 초심으로 여기까지 달려왔습니다.
이제 그 무거웠던 여정을 마무리 지으며, 새로운 분야에서 자유롭고 편안한 마음으로
저의 도움이 필요한 분을 섬기고, 국가발전을 위해 저의 역할을 하고자 합니다.

재임 중 오로지 국가와 국민, 기관의 발전만을 위해 일하면서
본의 아니게 서운케 해드린 부분이 있었다면 너그러이 용서를 구하오며,
그간 사랑과 믿음을 베풀어 주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2025년 10월31일
이 한 준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