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테크건설이 연이은 논란으로 인해 합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진=이테크건설)
플랜트 건설에 강점을 보이며 이름을 알린 이테크건설이 노사 갈등과 경영승계 논란으로 합병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19일 전국플랜트건설노동조합(이하 플랜트조합)과 이테크건설은 그간 벌어진 고공농성 사태와 관련해 협상을 진행했고 합의를 이끌어내며 사태를 마무리지었다.
앞서 플랜트조합 소속 노동자들은 이테크건설이 전북 군산에서 진행중인 열병합발전소 SMG에너지 공사를 두고 부당노동행위를 저질렀다며 지난달부터 고공농성을 시작했다.
플랜트조합과 민주노총에 따르면 이테크건설은 해당 공사를 진행하면서 민주노총 조합원의 채용을 거부하고 현장 출입은 원천 차단하는 등 부당노동행위를 벌였다. 또 이테크건설은 150명 가량의 소속 노동자 중 상당수를 한국노총에 가입시키려 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정 노조를 업무에서 아무 이유 없이 제외하거나 차별하는 것은 현행법상 공정대표의무를 위반하는 행위다.
부당행위를 발견한 노조는 이테크건설과 합의점을 찾으려했지만 사측의 연이은 거부로 결국 장기간 고공농성에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이테크건설이 용역을 동원해 농성을 방해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결국 정치권과 국가인권위원회까지 개입된 고공농성 사태는 노조측이 사측에 요구한 2가지 사항(▲정당한 노동행위 지향 ▲지역민 우선 채용 등)에 합의하면서 31일만에 끝나게 됐다.
이테크건설은 모기업인 삼광글라스(이복영 회장)와의 합병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핵심 사업으로 추진했던 SMG에너지 발전소 준공이 농성으로 인해 지연되면서 계획은 차질을 겪게 됐다.
이와 더불어 이복영 회장이 자녀들에게 편법적인 경영권 승계를 하려고 한다는 주장도 제기돼 합병 추진은 더욱 안개속으로 빠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테크건설의 지배 구조가 삼광글라스, 이테크건설, 군장에너지, SMG에너지로 이어진다고 파악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삼광글라스는 이테크건설, 군장에너지를 분할·합병하고 새로운 지주회사를 설립하는 계획이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광글라스의 계획이 추진되면 이 회장의 자녀인 이우성, 이원준의 지분이 증가하게 되고 증여세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게 된다.
플랜트노조는 이에 대해 "편법적인 경영 승계이자 증여세를 회피하려는 꼼수다. 이 회장은 경영권을 물려주려는 주주총회를 취소하고 편법 승계 과정에서 피해 본 주주들에게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편법 승계 의혹과 관련해 이테크건설에 문의했지만 관련 담당자의 부재로 답변은 들을 수 없었다.
노조 갈등과 경영권 승계 의혹 등으로 위기에 빠진 이테크건설은 오는 29일 서초 송암빌딩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계열사 관련 이슈를 정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