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과 LG에너지솔루션이 이르면 이번주중 합의금 협상에 들어간다. (사진=연합뉴스)
당장은 포드, 폭스바겐으로부터 합의 종용을 받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미국 내 건설하는 조지아주 1, 2 공장 가동을 위해 수입금지 조치를 풀어야 한다. LG에너지솔루션과 최종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미국 외 지역에서도 소송에 휘말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전기차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서 LG에너지솔루션(전 LG화학 배터리 사업부문)에 패배한 SK이노베이션 이야기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10일(현지시간)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분쟁에서 LG에너지솔루션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따라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셀·모듈·팩 등 관련 부품과 소재를 10년 동안 미국에 수출하지 못하게 됐다.
SK이노베이션으로서는 60일 이내에 합의를 하지 못할 경우 10년 수입 금지 조치 등 사업에 치명상을 입게 되기 때문에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다만 LG에너지솔루션의 콧대가 높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합의금으로 3조원 대를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비해 SK이노베이션은 6000억원 대로 제안해 합의금을 둘러싼 양사의 입장 차를 좁히기가 쉬워보이지는 않는다.
입장 차가 크다 한들 SK이노베이션으로서는 LG에너지솔루션의 비위를 맞출 수밖에 없다. 영업비밀 침해 기업이라는 불명예가 신규 사업 수주에 걸림돌이 될 뿐 아니라 이미 배터리 공급 계약을 마친 포드와 폭스바겐의 압박이 거세지는 탓이다.
또 ITC가 최종 LG에너지솔루션의 손을 들어줄 경우 LG에너지솔루션이 제시하는 합의금 금액은 5조원 대로 치솟을 것이라는 전망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여기에 미국 외 지역인 유럽 등지에서도 소송에 나설 것이라는 엄포를 놓은 상태다.
뒤로 물러나봐야 낭떠러지인 SK이노베이션 입장에서는 거액의 합의금을 지급 방식도 녹록치 않다. 자회사 상장과 사업 지분 매각 등으로 현금성 자산을 마련할 수 있지만 전기차 배터리 수요에 맞춘 설비 증설에도 약 4조원의 비용이 요구되는 탓에 향후 사업 전개에 있어서도 난관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업계에서는 빠르면 이번 주 안에 양사가 합의 관련 협상에 들어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