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의 주주총회 시즌이 막을 올렸다 (사진=한화생명, 삼성화재)

보험업계의 정기 주주총회 시즌이 막을 올렸다. 올해 주총에서는 지난해 호실적을 이끈 최고경영자(CEO)들의 연임이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또 자본시장법에 따른 여성 사외이사 영입도 트렌드를 만들고 있다.

2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15일 한화생명을 시작으로 삼성생명(18일), 삼성화재·한화손보(19일) 등이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오는 24일에는 미래에셋생명이 주총을 개최하며 보험업계 ‘슈퍼 주총데이’로 알려진 26일에는 교보생명·DB손보·현대해상·메리츠화재·흥국화재가 주총을 진행한다.

■ 호실적에 최고경영자(CEO) 잇따라 연임

국내 주요 보험사가 이번 주총에서 코로나19 상황에도 호실적을 이끈 CEO들의 연임을 잇달아 발표하고 있다. 보험사 10곳 중 8곳이 기존 CEO 연임을 결정했거나 할 예정이다.

가장 먼저 주총을 진행한 한화생명은 여승주 사장의 연임을 의결했다. 지난 2019년 선임된 여 사장은 한화생명의 단독 대표를 맡아 코로나19 악재 속에서도 당기순이익을 전년 대비 71.8% 끌어올렸다. 또 다음 달 제판분리(보험상품 제조, 판매 분리)를 통해 출범하는 ‘한화생명금융서비스’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성공적인 리더십을 보여줬다는 평가도 받았다.

지난 19일 주총을 연 삼성화재도 최영무 대표이사 사장의 재선임 안건을 의결했다. 2018년 선임된 후 3년간 삼성화재를 이끌고 있는 최 사장은 지난해 전년 대비 25.9% 증가한 7668억원의 순이익을 거둬들였다. 손보업계 1위 자리는 물론 CEO 자리도 지켰다.

24일에는 미래에셋생명의 주총이 예정돼 있다. 이날 미래에셋생명은 변재상 대표의 연임을 확정한다. 미래에셋생명은 지난해 전년 대비 7.9% 감소한 92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슈퍼 주총데이’로 불리는 26일에는 DB손해보험 김정남 부회장의 5연임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손해보험업계 최장수 CEO인 김 부회장은 2010년부터 대표를 맡아왔으며, DB손보는 지난해 순이익으로 전년 대비 47.5% 늘어난 5637억원을 시현했다. 손보업계 2위 자리를 사수했다.

이외에도 뤄젠룽 동양생명 사장을 비롯해 ▲변재상 미래에셋생명 사장 ▲김용범 메리츠화재 부회장 ▲권중원 흥국화재 사장 등도 3연임이 주총을 통해서 확정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보험사의 결정에 대해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 시행 등으로 기업의 책임 강화되면서 CEO의 역할이 커졌고 변화보단 안정을 꾀한 선택이라고 판단했다.

■ 여성 사외이사 선임 열풍

자본시장법 시행을 앞두고 보험사들의 여성 사외이사 선임이 이어지고 있다. 내년 8월 시행되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에는 자산 2조원 이상 상장법인들은 반드시 이사회에 여성 이사 1명을 포함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개정된 법을 적용받는 보험사들도 여성 사외이사 모시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삼성생명은 4선 의원 출신인 조배숙 전 국회의원을 사외이사로 영입했다. 조 전 의원은 제22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사상 첫 여성 검사로 이름을 알렸으며 16·17·18·20대 국회에서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다. 삼성생명의 경우 지난 2010년 상장 이후 최초로 여성 사외이사를 임명하게 됐다.

한화생명도 이번 주총에서 이인실 서강대학교 경제대학원 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이 이사의 선임에 따라 한화생명도 상장 이후 처음으로 여성 사외이사를 두게 됐다.

메리츠화재는 오는 26일 열리는 주총에서 김명애 건국대 글로벌캠퍼스 경영학과 교수를 새로운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DB손보도 같은 날 주총에서 문정숙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를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할 계획이다. 코리안리도 김소희 예금보험공사 비상임이사를 사외이사 선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