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철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이사 사장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오세철호 출범 이후 래미안 브랜드를 앞세워 도시정비사업 수주 행보를 본격화 하고 있다. 견고한 플랜트·토목건축 실적을 자랑하는 삼성물산이 주택사업 수주 확대를 이룰 수 있을지 기대가 모인다.
14일 삼성물산 관계자는 "올해 래미안 브랜드 리뉴얼에 맞춰 도시정비사업 수주에 좀 더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일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지속적으로 줄어든 주택사업 수주잔고
지난 3월 19일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삼성물산 건설부문 새 리더로 임명된 오세철 사장 앞에 놓여진 과제는 수주 곳간 채우기였다. 특히 주택사업 수주 잔고가 2017년 10조3011억원에서 매해 감소세를 보이며 2020년에는 6조5262억원으로 줄었다. 그동안 삼성물산이 향응과 접대 등 각종 논란 발생 여지가 큰 도시정비사업 수주에서 소극적인 움직임을 보인 결과로 풀이된다.
지난해 삼성물산은 도시정비사업에서 1조487억원의 일감을 따냈다. 1조 클럽에 턱걸이는 했지만 현대건설이 4조7383억원, 포스코건설이 2조7456억원, GS건설이 2조5090억원을 기록한 것에 비하면 적은 수치다.
래미안 신규 BI 이미지 (사진=삼성물산)
■아파트 브랜드 파워 내세우며 정비사업 적극 수주 움직임
올해 주주총회에서 사회를 맡은 고정석 삼성물산 상사부문 대표이사 사장이 래미안이 국가고객만족도 23년 연속 1위를 차지한 점을 언급하기도 하는 등 내부에서 아파트 브랜드 가치를 강조하는 움직임이 있었다.
여기에 삼성물산은 최근 래미안의 새 BI(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발표하기도 했다. 래미안 브랜드 리뉴얼은 2007년 이후 14년만으로 삼성물산은 브랜드 리뉴얼 소식과 함께 재개발, 재건축, 리모델링 등 다양한 주택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한 차원 높은 주거 가치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도시정비사업에서 기존보다 활발한 움직임을 예고한 대목이다.
상반기에 실질적인 도시정비사업 수주는 도곡삼호 재건축 사업에 그쳤으나 다양한 도시정비사업지에서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전날 부산 명륜동 재개발사업 시공사현장설명회에 삼성물산이 단독으로 참여하는 등 도시정비사업 수주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또 리모델링 사업장에 복귀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삼성물산은 고덕아남 리모델링 사업 수주에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현대건설과 컨소시엄을 이뤄 서울 강북 대단지 리모델링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삼성물산이 리모델링 사업 수주전에 뛰어든 건 약 11년 만이다. 지난 2014년 '청담 래미안 로이뷰'와 '래미안 대치 하이스턴' 준공 이후를 기준으로는 7년 만에 리모델링 업계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 같은 삼성물산의 리모델링 사업 정조준을 두고는 업계에서 '왕의 귀환'이라는 평가를 보내고 있다. 삼성물산이 리모델링 준공실적을 보유하고 있는 몇 안되는 건설사인 탓이다.
삼성물산의 리모델링 준공실적은 단지수와 가구수 기준으로 모두 2위다. 삼성물산보다 앞선 곳은 일찍이 리모델링 특화를 내세운 쌍용건설 뿐이다. 삼성물산을 제외하고 10대 건설사 중 리모델링 준공실적을 보유한 곳은 HDC현대산업개발과 대우건설, DL이앤씨가 전부다.
삼성물산 오세철 사장(왼쪽)과 사드 빈 셰리다 알카비 카타르 국영 석유회사 회장이 노스필드 가스전 확장공사 패키지2 LOA에 서명하고 있다. (사진=삼성물산)
■견고한 플랜트·토목건축 실적..도시정비사업으로 수주 날개 다나
삼성물산의 1분기 건설수주는 6조4000억원이다. 국내외 굵직한 플랜트 및 토목건축 사업을 수주한 영향이 컸다. 특히 카타르 국영 석유회사가 발주한 1조8500억원 규모의 LNG(액화천연가스) 수출기지 건설공사 수주와 2조 1032억원 규모의 삼성전자 평택사업장 P3 프로젝트를 잇달아 수주했다.
삼성물산이 내세운 올해 신규 수주 목표액이 10조원인 것을 감안하면 1분기에만 60%이상을 달성한 셈이다.
향후 전망은 더욱 좋다. 업계에선 국제 유가 상승 등으로 중동시장에서의 발주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여기에 삼성물산이 래미안 브랜드 파워를 내세워 도시정비사업에서 공격적인 수주 행보를 보이겠다고 예고한 상황이다.
향후 도시정비사업에서 의미있는 결과가 있다면 주택사업과 플랜트·토목 건축 사업에서 신규 수주 쌍끌이가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지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