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카카오페이)
네이버와 카카오, 카카오와 네이버. 누가 먼저 언급되더라도 이상하지 않은 순서다. 어느새 이들은 국내 대표 IT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이제는 단순 검색 플랫폼을 넘어 콘텐츠, 금융 등 이종산업으로도 손을 뻗고 있다. 최후의 왕좌를 위해 혈투를 벌이는 네이버와 카카오. 뷰어스는 이들의 소리 없는 전쟁을 들여다 봤다. -편집자주-
"나.. 떨고 있니?"
금융업계가 떨고 있다. 메기 두 마리가 연못 내 생태계를 긴장시키는 형국이다. 은행, 보험, 카드, 증권 등 1,2금융을 가리지 않는다.
메기 두 마리는 네이버와 카카오다. 이들은 독자적으로 또는 업계 다른 사업자와 손을 잡고 무서운 속도로 몸을 키우고 있다. 콘텐츠판에서는 적이었던 네이버와 카카오는 금융판에서는 동료가 됐다. 기존 금융사와 맞서기 위해 협력을 멈추지 않는 모양새다.
(사진=네이버파이낸셜)
■"내가 제일 잘 나가" 카카오·네이버 '페이·금융' 무서운 성장세
올해 네이버와 카카오는 금융 분야에서 놀라운 성장률을 보였다.
대표적인 분야가 '00페이'라 불리는 간편결제다. 카카오페이는 올 1분기 거래액은 22조8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0% 가까이 증가했다. 가입자 수도 1년간 300만명이나 늘어 총 3600만명에 이르렀다. 카톡(카카오톡)이 국민 메신저로 자리잡았듯 카카오페이는 국민 결제수단으로 입지를 구축했다.
네이버페이 역시 카카오페이와 비슷한 속도로 몸집을 키웠다. 네이버페이는 이번 1분기 8조4000억원의 거래액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60% 가까운 성장률이다.
네이버와 카카오 모두 비대면 거래 증가의 영향을 받았다. 코로나19로 오프라인 활동이 급감하고 대부분의 거래 활동이 온라인에서 이루어지면서 자연스레 핀테크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도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금융권은 한발 늦게 이들에 맞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KB금융은 지난해 10월 금융지주 중 처음으로 통합 간편결제 플랫폼인 ‘KB페이’를 출시했다. 신한금융그룹도 지난달 20일 ‘신한페이’를 새롭게 선보였다. 하나금융그룹도 오는 11월 간편결제 시스템인 ‘원큐페이’를 운영을 시작할 계획이다.
카드사들도 네이버와 카카오에 맞서기 위해 연내 간편결제 개방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처럼 A카드사 어플에서 B카드사의 카드로 결제가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다.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는 예상을 뛰어넘는 속도로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가입자수와 자산규모의 증가뿐 아니라 순이익 증가율도 놀랄 수준이다. 카뱅은 올 1분기 467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150% 이상 늘었다. 아울러 연내 주식시장 상장으로 자본여력을 보완할 계획이다.
(사진=신한금융)
■카카오·네이버 vs 금융·카드사, 깃발 뺏기 정면 승부
한국은행의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사업 입찰을 두고 빅테크기업과 시중은행이 칼을 갈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 24일 CBDC 모의실험을 위해 용역사업자를 공모했다. 상용화에 앞서 제조부터 대금 거래까지의 실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여기서 빅테크기업과 시중은행은 한국은행이 제조하고 발행한 CBDC를 유통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가상화폐나 페이와 달리 국가 차원의 화폐로 자리매김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빅테크기업과 시중은행 모두 입찰을 노리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네이버파이낸셜과 라인플러스 컨소시엄, 카카오페이와 그라운드X 컨소시엄, 신한은행과 LG CNG 컨소시엄, 하나은행과 포스텍 크립토블록 체인연구센터 컨소시엄 등이 입찰 참여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빅테크기업과 금융업계의 경쟁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소비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상품의 질이 올라가고 결과적으로 선택의 폭도 넓히는 효과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빅테크기업 관계자는 "(카드사들이) 간편결제 시스템에 도전할 경우 각사가 갖고 있는 강점들이 있기 때문에 건강한 경쟁이 시작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러면 좋아지는 것은 당연히 소비자분들일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