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모델링 시장 최대어로 꼽혔던 서울 가락쌍용1차 아파트 (사진=네이버 지도)
리모델링 시장의 판이 커지고 있다. 리모델링 사업에 미온적이던 건설사들도 최근 리모델링 열풍에 탑승했다. 낮은 사업성과 경험 부족을 비롯해 다양한 사업리스크가 있는 리모델링 사업에서 전략적 제휴가 일종의 트렌드로 떠올랐다.
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지난 7일 DL이앤씨와 현대엔지니어링 컨소시엄이 수원 신성신안쌍용진흥아파트 리모델링 사업을 수주했다.
DL이앤씨는 지난달 3225억원 규모의 산본 우륵아파트 리모델링 사업을 수주한 경험이 있으나 이번엔 전략적 제휴를 택한 것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광명 철산한신 리모델링과 가락쌍용1차아파트 리모델링 사업을 수주 당시 모두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했다.
그동안 리모델링 사업은 수직 증축과 내력벽 철거 허용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사업성이 낮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에 대형건설사들의 외면을 받았다. 2000년 업계 최초로 리모델링 전담팀을 꾸린 쌍용건설과 2020년까지 주택리모델링 누적 수주실적 1위를 달성한 포스코건설이 리모델링 시장을 양분했다.
그러나 최근 재건축이 각종 규제에 원활히 진행되지 않으면서 리모델링으로 눈길을 돌리는 사업지도 늘었다. 결국 건설사도 이에 맞춰 리모델링 시장에 뛰어들게 됐다.
시공능력평가 1위와 2위인 삼성물산과 현대건설도 리모델링 사업에서 손을 잡고 서울시 성동구 금호벽산아파트 리모델링 사업에 단독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건설도 12년 만에 리모델링 사업에 재진출하면서 전담조직을 신설했다.
다수의 건설사들이 리모델링 사업에 뛰어들면서 건설사들의 리모델링 수주를 위한 전략적 제휴도 늘었다. 그동안 리모델링 시장에서 왕좌를 차지하기 위해 경쟁한 포스코건설과 쌍용건설은 손을 잡고 리모델링 최대어라 불리는 가락쌍용1차 리모델링 공사를 수주했다.
문제는 리모델링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것이지 재건축에 비해 떨어지는 수익성 문제는 여전하다. 사업성을 늘릴 수 있는 수직증축과 내력벽 철거는 안전 문제로 허가가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수직증축이나 내력벽 문제 등 무분별하게 증축 허가를 했다가 안전 사고로 이어지면 분명 대형 사고인데 책임을 누가 감당할 것인가"라며 "최근 리모델링 사업이 진행은 되고 있으나 재건축 규제에 따른 일종의 후광효과인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경쟁은 치열해졌지만 사업성을 높이기 어려운 구조는 여전하다는 설명이다. 결국 이 같은 사업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건설사들의 컨소시엄 형태 수주도 자연스레 늘어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관계자는 최근 건설사들이 리모델링 사업을 컨소시엄 형태로 수주하는 것과 관련해 "아무래도 국내 건설사들 중 리모델링 경험이 없다보니 손을 잡는 측면도 많다"면서 "사업성 확보에도 어려움이 있는 리모델링 사업인데 큰 단지에서 자칫 크게 손해가 날 수 있는 사업리스크가 있다. 이를 위한 안전 장치로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