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자 전환에 성공한 케이뱅크가 스톡옵션 형평성 문제로 인해 갈등을 겪고 있다 (사진=케이뱅크)
케이뱅크가 창사이래 처음으로 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하지만 스톡옵션을 부여하는 과정에서 불공정하다는 불만이 터져나오며 내부 갈등이 불거졌다. 특히 서호정 행장 등 임원들과 직원 간의 갈등이 심화되면서 인재 유출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4일 케이뱅크에 따르면 지난 2017년 출범 이후 4년여 만에 올 2분기 잠정 39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올 1분기 123억원의 순손실을 감안하면 상반기 누적 손실은 84억원.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손실 규모를 약 20% 수준으로 줄인 것이다.
케이뱅크가 분기 흑자로 돌아설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외형 성장이다. 올해 상반기에만 400만명의 고객이 늘어 6월말 기준 619만명을 넘어섰다. 고객 수와 자산 증가를 기반으로 이자와 비이자이익 모두에서 고른 성장을 이뤄냈다.
특히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와의 제휴를 통해 비이자이익만 85억원을 기록했다.
케이뱅크는 축제를 벌여야하지만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스톡옵션 논란으로 인해 그간 회사를 이끌어왔던 직원들의 불만이 커졌기 때문이다.
지난 4월 케이뱅크는 임직원 321명에게 스톡옵션 300만주를 부여했다. 이 중 서호성 행장을 포함한 임원 10명에게 전체의 58.3%인 총 175만주의 스톡옵션이 부여됐다. 나머지 직원 311명에게 125만주 스톡옵션이 주어졌다. 균등 배분을 할 경우 1인당 4000주를 받아야 하지만 1000~1500주 밖에 못받았다는 직원들이 다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최근 입사한 일부 임원에게 스톡옵션을 과도하게 몰아줬다는 내부 비판이 커졌다.
서호성 행장을 제외하고 가장 많은 스톡옵션을 받은 김기덕 케이뱅크 마케팅본부장은 합류한 지 4개월도 채 되지 않았다. 10만주를 받은 장민 케이뱅크 경영기획본부장 역시 지난해 초 KT에서 비씨카드 경영기획총괄 전무로 이동한 뒤 올 1월 케이뱅크로 영입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내부에서는 초창기부터 고생한 직원 대신 뒤늦게 합류한 임원들이 과도한 혜택을 받은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내부 불만에 대해서는 아직 확인된 바 없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전했다.
일각에서는 직원 몫의 스톡옵션도 특정 직원에게 몰아줬다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일부 직장인 커뮤니티에서는 “스톡옵션 동의를 받기 위해 소속 임원이 직원들을 1대 1로 면담하며 사인을 하게끔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케이뱅크 관계자는 “동의를 받기 위해 면담을 한 게 아니라 설명을 위한 자리였다”며 “사인을 하는 등의 동의 절차는 없었다”고 반박했다. 이어 “스톡옵션은 성과 보상 차원이라기보다 동기부여 차원이라고 보는 게 맞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