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콘티넨탈 파르나스에서 열린 '수소환원제철(HyIS 2021)' 국제포럼 개막식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포스코)
올해 산업계는 명과 암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앞세운 반도체 업계는 호황을 구가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예고했다. 반도체를 필두로 한 산업계는 지난 11월 월간 기준 수출액이 사상 최초로 600억달러를 넘어서며 신기원을 열었다. 반면 자동차 업계를 중심으로 요소수, 반도체 등 글로벌 공급망에 치명적인 허점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뷰어스는 올 한 해 산업계를 웃고 울게 만들었던 이슈를 되짚어봤다. -편집자 주
코로나19, 중국 감산 등 글로벌 이슈에 주춤했던 철강업계가 올해 반등에 성공해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올 한해는 탄소중립 이행을 위한 친환경 경영이 두드러졌다. 철강업계는 내년 역시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노력과 미래사업 발굴 및 확대가 중점이 될 전망이다.
■ 국내 철강사들 실적 ‘好好好’
탄소 감축 기조 등에 따른 중국발 철강 제품 공급 완화와 전방산업 수요 증가의 영향으로 국내 주요 철강사들이 올해 최대 규모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증권사 전망치 평균에 따르면 올해 포스코의 연결기준 매출은 75조2001억원, 영업이익은 9조3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년 대비 매출은 30.1%, 영업이익은 무려 289.1%나 증가한 수준이다.
포스코는 3분기 역대 최대인 3조1200억원을 기록했다. 4분기에는 이보다 다소 낮은 2조50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4분기에도 3조원 내외의 영업이익을 올린다면 연간 영업이익 10조원도 넘볼 수 있을 전망이다.
현대제철의 연간 추정치는 매출액 23조535억원, 영업이익은 2조5088억원이다. 매출의 경우 전년 대비 27.9%, 영업이익은 무려 3336.7%나 증가한 규모다.
현대제철은 지난 2분기부터 역대 최대 실적 기록을 이어가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2374% 급증한 8262억원을 나타냈다. 특히 올해 4분기 영업이익은 이보다 약 100억원 많은 8362억원으로 집계돼 역대 최대 실적 기록을 또다시 갈아치울 것으로 기대된다.
동국제강의 연간 실적 예상치는 매출액 7조1362억원, 영업이익 8310억원이다. 각각 전년 대비 37.1%, 182.0% 증가한 규모다.
현대제철은 16일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서 농림축산식품부 김현수 장관(사진 가운데), 농업협동조합중앙회 이성희 회장(사진 왼쪽), 현대제철 안동일 사장(사진 오른쪽) 등이 참석한 가운데 '우분 고체연료의 생산 및 이용 촉진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사진=현대제철)
■ 탄소중립 향한 ESG경영 행보
철강사들은 탄소중립을 위한 친환경 경영에 힘쓰고 있다. 올 한해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비전을 제시하는 등 비전을 현실화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포스코의 경우 지난 10월 풍력, 태양광, 수소 등 미래 친환경 에너지를 생산하거나 수송, 저장 시 적용되는 전문적인 철강제품과 솔루션을 통합한 브랜드 ‘Greenable(그린어블)’을 론칭했다. 2019년 친환경 강건재 프리미엄 브랜드 ‘이노빌트(INNOVILT)’, 2020년 친환경차 통합 브랜드 ‘이 오토포스(e Autopos)’에 이은 세 번째다.
현대제철은 우분, 패각 등 재활용 기술을 통한 자원화를 다방면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16일 농식품부·농협중앙회와 우분(牛糞)으로 고체연료를 대체할 수 있도록 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지난 9월에는 패각을 제철 부원료로 활용하는 방안과 폐수슬러지를 재활용해 제철 과정 부원료로 재사용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동국제강은 친환경 제품뿐만 아니라 컬러강판 제조공정까지 친환경으로 구현할 방침이다. 2030년까지 LNG 사용량을 50%까지 감축하기 위해 컬러강판 제조 공정에서 코팅용 접착제나 화석연료 가열 과정을 최소화하는 친환경 생산 공정인 ‘ECCL(eco color coating line)’를 세계 최초로 개발할 계획이다. ECCL은 코팅존과 베이킹존이 없기 때문에 공정단축으로 인한 제조 원가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동국제강이 국내 유일 운영하는 고효율 친환경 전기로 에코아크 전기로 (사진=동국제강)
■ 탄소중립시대, 중장기적 로드맵 실행
국내 철강업계는 올 초 ‘그린철강 위원회’를 출범하고 정부, 연구기관 등과 함께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지난 8월에는 탄소중립 기술특별위원회가 설립돼 ‘철강분야 탄소중립 기술혁신 전략 로드맵’을 철강업계와 정부가 함께 논의하고 있다. 12월 회의에서 정부는 탄소중립 R&D 예산을 올해보다 약 23% 증액한 1조9245억원으로 편성했다. 철강분야는 수소환원제철, 탄소저감형 고로-전로 등 총 4개의 중점기술이 선정돼 혜택을 받게 된다.
앞서 포스코는 2050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3단계 계획을 선언한 바 있다. 오는 2030년 20%, 2040년 50%의 탄소감축 경로를 설정하고 2050년 탄소중립을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내년도 인사개편에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강화를 위해 2050 탄소중립 추진·산업 보건 관리 조직이 신설됐다.
현대제철은 현대차그룹의 친환경 자동차 및 수소경제 전략에 따라 관련 기술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동국제강 역시 친환경 공정을 위한 기술 개발과 활용이 계속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에 따라 앞으로도 각 업계의 기업들은 탄소중립을 이루기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