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법리스크가 해결될 기미는 보이지 않은 채 더욱 깊은 수렁 속으로 빠져드는 분위기다. 더욱이 재판부 교체가 지난달 중순 이뤄지고 사무분담이 마무리됨에 따라 이 부회장을 둘러싼 향후 재판 속도가 빨라질 전망이다. 지난해 가석방된 이 부회장 입장에서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취업규칙 위반 규정상 5년간 '족쇄'에 걸린 만큼 현 상황에서는 사면·복권만이 유일한 '탈출구'다. 하지만 이도 당분간 여의치 않다는 분석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문재인 대통령과의 회동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사면과 복권을 건의한다는 입장이지만 이 전 대통령에 대한 현 정부 내 반대 기류가 심해 새 정부에서나마 기대해야 한다는 분석 우세하다. 삼성전자의 경쟁업체들이 투자를 가속화하는 상황에서 이 부회장의 글로벌 경영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1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이 부회장을 둘러싼 공판은 쉬 풀리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가석방 출소 이후에도 '꼬리표'처럼 따라붙는 사법리스크로 대외 활동에는 '잠행'을 지속하고 있지만 법정 출석으로 꾸준히 언론사 카메라에 지속 노출되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문제는 재판부 판단에 따라 이 부회장의 재판 부담이 가중될 것이는 점이다. 이 부회장은 향후 3주에 한 번 꼴로 주 2회 재판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매주 목요일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회계부정·부당합병’ 1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향후 이 부회장은 3주에 한 번 꼴로 목요일과 금요일 연이어 재판장에 나가야 한다. 재판부가 관련 계획을 공지한 후 아직 확정 일정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병합 재판을 진행돼 이 부회장으로서는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관련 사안을 나눠 한 번에 두 개의 재판을 진행하기 때문에 절대적인 기간은 단축될 수 있지만 이틀간 재판에 매달리고 대응을 준비해야하는 이 부회장 입장에서는 부담이 크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증인만 250여명에 이르는 데다 이 부회장을 비롯해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 김태한 전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 등 3개 그룹 피고인 반대신문까지 합치면 1심이 내년 말쯤이나 끝날 수 있을지 더 길어질지 가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더욱이 서울중앙지검이 기업의 공정거래법 위반을 수사하는 공정거래조사부 수사 인력을 크게 확대한 점도 삼성 측으로서는 '또 다른 불똥'이 될지 노심초사하고 있다. 기존보다 두 배 가까이 규모를 늘린 이번 조치를 두고 윤 대통령 당선인이 강조해온 시장 공정성 저해 행위 척결 기조를 반영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윤 당선인은 검찰총장 시절 검찰이 개척해야 할 분야로 공정거래를 꼽았다. 그는 현직 검사 때 대검 중수부와 서울중앙지검 특수부를 거치며 대기업 수사를 다수 진행했고 서울중앙지검장 재임 중에는 공정거래조세조사부를 공정거래조사부와 조세범죄조사부로 분리해 힘을 실어줬다. 공정거래조사부는 현재 삼성그룹 급식 계열사 삼성웰스토리의 일감 몰아주기 의혹과 대웅제약의 경쟁사 복제약 판매 방해 의혹 등을 수사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제 사면·복권만이 이 부회장에게 현실적인 '탈출구'라는 게 공통적인 입장이다. 그러나 이마저도 녹록지 않다. 윤 당선인이 이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사면과 복권을 '패키지'로 내걸고 있기 때문이다. 윤 당선인은 국민통합과 재계의 목소리를 담아 현 정부 내에서 사면 및 복권을 요구하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 전 대통령의 사면에 반대하는 여론이 여전히 높은 상황에서 이 부회장을 끌어들인다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는 비판이 많다. 정치와 경제 영역을 구분하지 못하는 전철을 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 부회장의 발목이 묶이면서 글로벌 경영 행보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것이다. 반도체의 경우 대만 TSMC, 인텔 등의 투자 및 시장 확장 행보가 거세다. 삼성이 미래 먹거리로 지목한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사업을 창시한 TSMC는 세계 시장 점유율 50% 이상의 업력으로 쌓은 노하우와 자본을 바탕으로 미국·유럽에 이어 일본에서도 공장 증설을 모색하고 있다. 지난해 파운드리 재진출을 선언한 인텔은 미국·유럽 공장 증설뿐 아니라 세계 9위 파운드리 기업 ‘타워 세미컨덕터’를 인수하면서 2위 삼성전자 자리를 넘보고 있다. 이런 험난한 조건에서도 이 부회장은 인도에 2600억 규모의 신규 공장을 짓기로 하는 등 물밑에서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 부회장의 '사법 족쇄'가 풀리면 글로벌 행보에 속도가 붙을지 재계의 이목이 집중된다.

이재용 삼성 부회장, 사법리스크에 옴쭉달싹 못하는 처지…현 정부 내 사면도 난망

장원주 기자 승인 2022.03.21 16:18 | 최종 수정 2022.03.23 08:32 의견 0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법리스크가 해결될 기미는 보이지 않은 채 더욱 깊은 수렁 속으로 빠져드는 분위기다.

더욱이 재판부 교체가 지난달 중순 이뤄지고 사무분담이 마무리됨에 따라 이 부회장을 둘러싼 향후 재판 속도가 빨라질 전망이다.

지난해 가석방된 이 부회장 입장에서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취업규칙 위반 규정상 5년간 '족쇄'에 걸린 만큼 현 상황에서는 사면·복권만이 유일한 '탈출구'다. 하지만 이도 당분간 여의치 않다는 분석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문재인 대통령과의 회동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사면과 복권을 건의한다는 입장이지만 이 전 대통령에 대한 현 정부 내 반대 기류가 심해 새 정부에서나마 기대해야 한다는 분석 우세하다. 삼성전자의 경쟁업체들이 투자를 가속화하는 상황에서 이 부회장의 글로벌 경영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1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이 부회장을 둘러싼 공판은 쉬 풀리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가석방 출소 이후에도 '꼬리표'처럼 따라붙는 사법리스크로 대외 활동에는 '잠행'을 지속하고 있지만 법정 출석으로 꾸준히 언론사 카메라에 지속 노출되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문제는 재판부 판단에 따라 이 부회장의 재판 부담이 가중될 것이는 점이다. 이 부회장은 향후 3주에 한 번 꼴로 주 2회 재판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매주 목요일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회계부정·부당합병’ 1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향후 이 부회장은 3주에 한 번 꼴로 목요일과 금요일 연이어 재판장에 나가야 한다. 재판부가 관련 계획을 공지한 후 아직 확정 일정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병합 재판을 진행돼 이 부회장으로서는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관련 사안을 나눠 한 번에 두 개의 재판을 진행하기 때문에 절대적인 기간은 단축될 수 있지만 이틀간 재판에 매달리고 대응을 준비해야하는 이 부회장 입장에서는 부담이 크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증인만 250여명에 이르는 데다 이 부회장을 비롯해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 김태한 전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 등 3개 그룹 피고인 반대신문까지 합치면 1심이 내년 말쯤이나 끝날 수 있을지 더 길어질지 가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더욱이 서울중앙지검이 기업의 공정거래법 위반을 수사하는 공정거래조사부 수사 인력을 크게 확대한 점도 삼성 측으로서는 '또 다른 불똥'이 될지 노심초사하고 있다. 기존보다 두 배 가까이 규모를 늘린 이번 조치를 두고 윤 대통령 당선인이 강조해온 시장 공정성 저해 행위 척결 기조를 반영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윤 당선인은 검찰총장 시절 검찰이 개척해야 할 분야로 공정거래를 꼽았다. 그는 현직 검사 때 대검 중수부와 서울중앙지검 특수부를 거치며 대기업 수사를 다수 진행했고 서울중앙지검장 재임 중에는 공정거래조세조사부를 공정거래조사부와 조세범죄조사부로 분리해 힘을 실어줬다.

공정거래조사부는 현재 삼성그룹 급식 계열사 삼성웰스토리의 일감 몰아주기 의혹과 대웅제약의 경쟁사 복제약 판매 방해 의혹 등을 수사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제 사면·복권만이 이 부회장에게 현실적인 '탈출구'라는 게 공통적인 입장이다. 그러나 이마저도 녹록지 않다. 윤 당선인이 이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사면과 복권을 '패키지'로 내걸고 있기 때문이다. 윤 당선인은 국민통합과 재계의 목소리를 담아 현 정부 내에서 사면 및 복권을 요구하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 전 대통령의 사면에 반대하는 여론이 여전히 높은 상황에서 이 부회장을 끌어들인다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는 비판이 많다. 정치와 경제 영역을 구분하지 못하는 전철을 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 부회장의 발목이 묶이면서 글로벌 경영 행보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것이다.

반도체의 경우 대만 TSMC, 인텔 등의 투자 및 시장 확장 행보가 거세다. 삼성이 미래 먹거리로 지목한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사업을 창시한 TSMC는 세계 시장 점유율 50% 이상의 업력으로 쌓은 노하우와 자본을 바탕으로 미국·유럽에 이어 일본에서도 공장 증설을 모색하고 있다. 지난해 파운드리 재진출을 선언한 인텔은 미국·유럽 공장 증설뿐 아니라 세계 9위 파운드리 기업 ‘타워 세미컨덕터’를 인수하면서 2위 삼성전자 자리를 넘보고 있다.

이런 험난한 조건에서도 이 부회장은 인도에 2600억 규모의 신규 공장을 짓기로 하는 등 물밑에서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 부회장의 '사법 족쇄'가 풀리면 글로벌 행보에 속도가 붙을지 재계의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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