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현지시간) 이정배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사장)이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삼성 테크 데이 2022’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가 내년부터 업계 최초로 5세대 10나노미터(nm, 10억분의 1m)급 D램을 양산하고 오는 2024년엔 9세대 V낸드 생산에 나선다. 메모리 반도체 1위로서 공정을 더 미세화하고 고도화해 ‘반도체 초격차’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삼성전자는 5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삼성 테크 데이 2022’에서 이러한 내용의 반도체 생산 계획을 공개했다. ‘삼성 테크 데이’는 삼성전자가 2017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새로운 반도체 기술을 선보이는 장이다.
D램과 V낸드는 메모리 반도체의 양대 축으로 불린다. 현재 삼성전자는 D램에서 4세대 10나노급을, V낸드에서 7세대를 양산하고 있다. 하반기(7~12월)에는 8세대 V낸드를 생산했다. 내년에는 5세대 10나노급 D램을, 2024년엔 9세대 V낸드를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2030년까지 데이터를 저장하는 셀을 1000단까지 쌓아 올린 V낸드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V낸드의 셀을 높이 쌓아올릴수록 저장공간이 커져 많은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다.
이정배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사장)은 “삼성전자는 약 40년간 만들어낸 메모리의 총 저장용량이 1조 기가바이트(GB)를 넘어섰다”며 “이중 절반이 최근 3년간 만들어졌을 만큼 디지털 전환이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향후 고대역폭·고용량·고효율 메모리를 통해 다양한 새로운 플랫폼과 상호진화하며 발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초격차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현재 D램의 경우 경쟁사들은 4세대 14나노급을 생산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부터 시작해 내년에는 더 작고 성능은 우수한 5세대 D램을 선보이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데이터센터용 고용량 32Gb(기가바이트) DDR5 D램, 모바일용 저전력 8.5Gbps LPDDR5X D램, 그래픽용 초고속 36Gbps GDDR7 D램 등 차세대 제품을 적기에 출시할 계획이다.
또한 공정 효율을 높이기 위해 하이케이 메탈 게이트(High-K Metal Gate) 기술을 적용할 예정이다.
V낸드는 현재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경쟁사들이 200단급 이상의 제품을 내놓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들보다 앞서서 1000단까지 쌓아올리겠다는 포부다. 한진만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300단까지 올리는 것은 현재 삼성 기술력으로 충분하다”면서 “하지만 1000단은 다른 이야기.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삼성이 혁신적인 기술로 새로운 시장을 열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시스템 반도체에서 제품 간 시너지를 극대화해 ‘통합 솔루션 팹리스(반도체 설계기업)’로 거듭 나겠다고 밝혔다. 이날 박용인 시스템LSI 사업부장(사장)은 “시스템온칩(SoC), 이미지센서, 모뎀 등 900여개의 시스템 반도체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며 “다양한 제품의 주요 기술을 유기적으로 융합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주도하는 ‘통합 솔루션 팹리스’가 되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감산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한진만 부사장은 감산 관련 “현재로서는 논의는 없다”고 밝혔다. 최근 각국 반도체 기업들은 투자 축소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은 내년 설비투자를 30%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일본 반도체 기업 키옥시아도 메모리 생산량을 조절한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