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가운데)이 지난 11일 인천 송도에 위치한 삼성바이오로직스 4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후 삼성바이오에피스를 방문해 연구소를 살펴보며 현장 경영에 나섰다.(사진=삼성)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 2기 준법감시위원회에 참석해 위원들을 만나 준법경영 의지를 재확인했다. 최근 잇단 현장 경영 행보를 보인 이 부회장은 복권 이후 처음으로 준법위까지 참석하면서 회장 승진을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날 이 부회장과 준법위 면담에선 회장직을 보필할 조직인 컨트롤타워 얘기도 오고간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러한 이 부회장의 회장 승진 관련 전망이 힘을 받는 모습이다.
12일 삼성 준법위와 업계에 따르면 이날 준법위 측은 “이번 정기회의에 앞서 위원 전원과 이 부회장이 면담을 가졌다”고 밝혔다.
준법위 측은 “위원들은 이 부회장에게 준법 위반 리스크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며 “사내 준법 문화 정책을 위해서도 관심을 기울여달라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이 부회장은 “지난 2020년 대국민발표 내용을 충실히 이행하고 준법위 활동방향인 공정하고 투명한 준법경영, ESG경영에 적극 동참할 것”이라고 답했다고 준법위는 전했다. 이어 이 부회장은 “노동인권을 보호하고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소통도 강화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은 “준법위가 독립성을 갖고 지속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최대한 협조하겠다”는 뜻도 전했다.
이 부회장이 2기 준법위를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지난해 1월 이 부회장은 1기 준법위와 만난 바 있다. 이후 1년9개월 만이다.
이번 이 부회장의 준법위 만남을 두고 회장 승진을 앞둔 행보라는 게 재계의 관측이다. 그간 이 부회장은 국내외 사업장을 방문하며 임직원들과 스킨십도 강화했다. 이번에 준법위까지 만나면서 준법경영 의지를 대외적으로 알린 셈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현장 경영이나 준법위 참석 등의 행보는 회장 승진을 앞두고 동력을 얻으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10여년간 부회장 직함으로 그룹 전체를 총괄한다는 것은 대외적으로도 민망한 모습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과거 미래전략실과 같은 컨트롤타워가 부활할지도 주목된다. 앞서 이찬희 준법감시위원장은 이 부회장을 만나기 전 언론 인터뷰에서 “(컨트롤타워 관련) 정식은 아니지만 이야기는 한번 나오지 않겠는가”라고 밝히면서 이날 관련 얘기가 오갔을 가능성이 나온다.
재계에서는 삼성그룹 주력사업인 반도체산업 위기와 신사업 발굴 등 그룹을 이끌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는 견해가 꾸준히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