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최대 실적을 기록한 보령이 하반기에도 연달아 호재를 맞으며 올해 성장이 가속화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보령이 개발 중인 항암 신약이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으며 보령의 관계사인 바이젠셀의 세포치료제가 임상 중에도 상용화가 가능해져서다.
보령은 "올해 초 연매출 6500억원을 목표로 했지만 이를 발판 삼아 사상 최대 연매출 달성을 기대해 본다"고 밝혔다.
19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보령이 개발 중인 항암 신약 ‘BR101801’이 지난 12일 FDA로부터 희귀의약품에 지정됐다.
지난해 10월 보령은 FDA로부터 T세포 림프종(PTCL)에 쓰이는 항암 신약 후보물질의 임상 1b/2상 임상계획을 승인 받았다. 보령은 임상 1a상을 통해 확인된 효능과 안전성을 바탕으로 국내에서도 이달 10일 임상 1b/2상을 시작했다.
BR101801은 암세포의 주요 성장·조절인자인 PI3K 감마, PI3K 델타, DNA-PK를 동시에 저해하는 림프종 치료물질이다. 국내 임상 1a상에서 총 9명의 PTCL 환자 중 1명에게서 완전관해가, 2명에게서 부분관해가 확인됐다.
FDA는 희귀·난치성 질환 치료제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희귀의약품 지정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지정되면 개발 과정에서 임상 승인·허가 기간 단축·세금 감면 등의 혜택이 있다.
보령 관계자는 “희귀의약품으로 지정 받으면서 신약 개발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보령의 관계사인 바이젠셀의 급성골수성백혈병 T세포 치료제 후보 물질 ‘VT-Tri’은 임상 1상을 진행 중임에도 사용이 가능해졌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바이젠셀의 VT-Tri에 대해 치료목적으로 사용을 승인했다.
바이젠셀은 난치성 미충족 의료 수요를 해결하기 위해 2007년부터 연구를 시작했다. 해당 연구에 따르면 WT1 종양항원을 표적(WT1-CTL)으로 하는 임상에서 무재발생존율 71%, 5년 재발율 0%의 결과를 보였다.
이후 바이젠셀은 T세포 치료제의 표적 능력을 개선해 단일 항원인 ‘WT1’뿐만 아니라 급성골수성백혈병 암세포가 갖고 있는 3가지 공통종양항원(WT1·Survivin·TERT) 표적을 동시에 공격하도록 만든 차세대 T세포 치료제 VT-Tri를 개발해 임상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 보령, 16년 연속 매출 성장…“올해 사상최대 연매출 달성 전망”
16년 연속 매출 성장을 기록한 보령은 전문의약품과 자가제품의 비중을 확대하는 사업구조 개편 등을 기반으로 연매출 65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령에 따르면 지난 2005년부터 지속적으로 성장해 온 매출은 2019년부터는 3년 연속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반으로 역대 최대치를 갱신하고 있다. 보령이 올해 2분기 역대 최대 분기실적을 달성했다. 보령은 올해 2분기 매출액 1722억원, 영업이익 140억원이라고 공시한 바 있다.
이 같은 성장의 기반은 전문의약품과 자가제품의 비중을 확대하는 사업구조 개편에서 비롯됐다는 게 보령 측의 설명이다. 보령은 ‘만성질환 중심의 전문의약품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한 안정적인 수익구조 구축’과 ‘자가제품 비중 증대를 통한 수익성 강화’라는 중장기 전략을 중심으로 역동적인 변화와 성장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장두현 보령 대표는 “중장기 차원에서 만성질환 중심의 탄탄한 전문의약품 포트폴리오로 안정적인 성장 구조를 다져 나갈 것”이라며 “자가 제품의 비중 확대로 수익성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 금융투자업계 “보령 3분기 호실적 기대”
이베스트투자증권은 7일 보령에 대해 올 3분기 시장 예상치에 부합하는 실적을 낼 것으로 예상했다.
강하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보령의 올 3분기 별도 재무제표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815억원과 177억원으로 추정한다”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4.7%와 4.3% 증가한 수치”라고 진단했다.
이어 “보령은 일라이 릴리와 끈끈한 협력 관계를 이어가고 있어, 향후 일라이 릴리의 신약이 국내에 출시되면 보령이 가장 유력한 협력사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