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이 지난 6월14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위치한 ASML 본사에서 피터 베닝크 ASML 최고경영자(가운데)와 만남을 갖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세계적인 반도체 장비 업체 ASML의 최고경영자(CEO)가 내달 중순 방한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회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이 부회장은 ASML 본사인 네덜란드를 방문해 회동을 가진 바 있다. 반도체 공급망 위기 극복 방안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20일 삼성전자와 업계에 따르면 오는 11월16일 경기도 화성에서 ASML의 반도체 클러스터 기공식이 열려 피터 베닝크 CEO가 한국을 방문한다.
이에 따라 ASML의 주요 고객사인 삼성전자의 이 부회장과 만남 가능성이 나온다.
ASML은 경기도 화성시 동탄 2신도시 1만6000㎡ 부지에 첨단 노광 장비 트레이닝 센터, 재제조 센터 등을 건립할 예정이다. 지난해 11월 베닝크 CEO는 화성시 ASML 한국지사를 찾아 “2025년까지 동탄에 24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들은 ASML 장비를 구입 후 수리가 필요한 경우 해외에 이송해야 했다. 하지만 이번에 ASML 재제조센터가 생기면 해외 이송 수리의 부담을 덜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와 ASML 반도체 제조 협력은 중요하다. 앞서 지난 6월 중순 이 부회장은 네덜란드 에인트호반에 위치한 ASML 본사를 직접 방문했다. 이 부회장은 ASML 본사에서 최신 기술인 ‘하이 뉴메리컬어퍼처’ 기술이 적용된 극자외선(EUV) 장비를 직접 살펴봤다. 삼성전자와 경쟁사인 인텔, TSMC 등도 ASML의 신장비에 관심을 갖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반도체칩 나노화 초격차를 이룰려면 ASML과 꾸준한 협력이 필요하다”며 “ASML은 반도체 미세 공정에 필요한 EUV 노광 장비를 세계에서 유일하게 생산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11월1일은 삼성 창립기념 53주년이다. 이 부회장이 회장 승진 시 유력한 날짜로 거론된 날이기도 하다. 이 부회장이 이날 회장으로 승진하면 회장 승진 후 첫 글로벌 인사와 만남이 ASML CEO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