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판교 사옥. (사진=뷰어스 DB)
넥슨의 ESG 시계가 멈췄다. 최근 몇 년 동안 실적 면에서는 '3N' 중 으뜸이라고 불린 넥슨이 ESG 경영에서는 가장 뒤처진 모양새다.
19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넥슨은 ESG 경영과 관련한 별도의 조직을 구성하지 않았다. 이외에도 별도의 ESG 경영 보고서도 작성하지 않았다.
넥슨의 이런 행보는 국내 대형 게임사인 엔씨소프트와 넷마블이 ESG 경영을 강화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두 번째 ESG 경영 보고서인 'ESG 플레이북 2021'을 발간했다. 윤송이 사장 겸 ESG경영위원장을 중심으로 지난 2021년 국내 게임사 중 최초로 ESG 보고서를 펴내는 등 선구자 역할을 하고 있다.
넷마블도 권영식 대표가 ESG위원회 위원장을 맡으면서 ESG 경영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2022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또한 국제 자율협약인 '유엔글로벌콤팩트'(UNGC)에 가입하는 등 지속적인 ESG 경영 강화에 힘쓰고 있다.
엔씨소프트와 넷마블의 ESG 경영 평가도 좋아지고 있다. 글로벌 ESG평가기관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는 엔씨소프트의 ESG경영등급을 지난해 AA로 평가했다. 동종업계 기준 상위 12%의 성적이다. 전년도 A등급에서도 한단계 더 올라서는 성과다.
넷마블도 지난해 7월 같은 기관 평가에서 A등급을 기록했다. 지난 2020년 BB등급에서 이듬해 BBB등급으로 상향을 받은 뒤 마침내 업계 평균 이상까지 올라섰다.
MSCI의 넥슨 ESG등급 평가. (자료=MSCI 홈페이지 캡처)
반면 넥슨의 ESG등급 평가는 BB에 그치고 있다. 지난 2018년부터 2020년까지 B등급에 머물어 '느림보(Laggard)'라는 평가를 받았다. 2021년 BB등급으로 상향됐으나 이듬해에도 등급 유지에 그쳤다.
등급은 유지됐으나 세부적으로는 후퇴했다는 평가도 받았다. MSCI는 넥슨의 ▲'탄소배출(Carbon Emissions)' ▲기업행동(Corporate Behavior) 분야에서 '평균(Average)'을 줬다가 가장 최근 평가에서는 다시 '느림보' 등급을 부여했다. 이외에도 '인적자원관리(Human Capital Development)' 부문은 계속해서 '느림보' 등급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해외 기관의 지적을 받으면서도 넥슨의 ESG 경영은 안갯속이다.
게임업계 신흥 강자로 떠오른 펄어비스와 카카오게임즈의 ESG 경영과도 비교된다. 펄어비스는 지난해 첫번째 ESG보고서를 냈으며 카카오게임즈는 올해부터 ESG조직을 신설하고 ESG경영에 힘쓰고 있다. 컴투스도 지난 2021년 ESG 위원회를 설립했다.
넥슨은 ESG 경영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이나 지난해 1월 본지 취재 당시와 답변의 차이가 없다.
넥슨 관계자는 "넥슨은 경영전략 차원에서 ESG경영 도입을 위해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원론적인 답변을 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