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신세계·현대 등 국내 3대 백화점 CI. (사진=각 사)
지난해 극심한 경제 침체에도 불구하고 롯데·신세계·현대 등 국내 3대 백화점은 지난해 호실적을 기록했다. 사회적 거리 두기 해제 영향으로 소비자들이 오프라인 매장으로 몰려들면서 패션·뷰티 부문 매출이 크게 늘어나서다.
하지만 올해 경기 침체로 인한 소비 심리 악화로 지난해와 같은 실적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에 백화점업계는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는 전략 짜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17일 롯데·신세계·현대 등 국내 3대 주요 백화점이 발표한 지난해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3대 백화점 모두 사상 최대 매출 실적을 기록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매출 3조2320억원, 영업이익 4980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1.9%, 42.9% 증가했다. 특히 매출이 3조 원을 돌파한 것은 지난 2019년 이후 3년 만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 매출액이 2조4869억원으로 전년 대비 16.4% 늘었고, 영업이익도 5018억원으로 38.5% 증가했다. 창립 이래 최대 실적이다. 현대백화점은 매출 2조2896억원, 영업이익 3788억 원으로 각각 8.9%, 24.3% 신장했다.
백화점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의류·화장품 등 외부 활동 관련 상품 소비가 급증했다”면서 “명품 매출 또한 꾸준히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 백화점업계, 올해부터 불황 시작?…“성장세 유지 어렵다”
일각에서는 올해 소비심리 악화로 백화점업계가 지난해와 성장세를 유지하기 힘들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소매유통업체 500개사를 대상으로 ‘올해 1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를 조사한 결과 백화점 전망치는 71로 집계됐다. 이는 전 분기 조사 결과(94)를 크게 하회하는 수치다. RBSI가 100 이상이면 다음 분기의 소매유통업 경기를 지난 분기보다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다. 100 이하면 그 반대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자산가치 하락과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올 1분기에는 고소득 이용객이 많은 백화점도 부진할 것으로 전망됐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도 올해 백화점업계의 성장세가 주춤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소연 교보증권 연구원은 “올해 고금리·고물가에 따른 소비둔화를 전망하는 가운데 특히 상반기는 전년 동기의 높은 기조로 둔화폭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올해 1분기가 지난해 4분기보다 크게 부정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현정 하나증권 연구원은 “해외여행 재개로 백화점에 집중됐던 국내 사치성 소비가 해외로 이전되고 물가 상승으로 가처분소득이 줄어 의류 등 내구재 소비가 약해질 수밖에 없다”며 “올해 백화점 채널 판매 성장률은 민간 소비 성장률을 넘기 힘들 것"이라고 진단했다.
■ 롯데, ‘해외사업’ 집중…신세계‧현대, 고객소통‧리뉴얼 등 ‘내실 다지기’
각 업체들은 올해 해외사업, 내실 다지기 등의 전략을 내세워 지난해와 같은 성장세를 유지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롯데백화점은 ‘해외사업’에 힘을 더한다. 롯데백화점은 오는 8월 베트남 하노이에 쇼핑몰·호텔·오피스 복합단지 ‘롯데몰 웨스트레이크’를 오픈할 예정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롯데몰 웨스트레이클 베트남 최고의 고급 쇼핑 공간 만드는 게 목표”라고 전했다.
신세계백화점은 ‘고객소통’에 집중한다. 신백서재, 지니뮤직 등 다양한 콘텐츠로 주목받아온 신세계백화점 어플로 고객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커뮤니티 플랫폼으로 진화할 예정이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올해 스몰럭셔리 선물의 수요를 선점하는 동시에 브랜드와 품목 확대, 오프라인 매장 혜택 강화 등을 통해 온라인 선물하기 키우기에도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은 ‘새단장’에 방점을 둔다. ‘더현대 대구’ 리뉴얼처럼 압구정본점과 판교점을 대대적 리뉴얼을 진행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내부 공간을 세련된 분기기로 연출하고 젊은 세대들에게 인기 있는 브랜드를 입점해 ‘더현대 서울’과 비슷한 면모로 변화시킬 예정”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