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건설 사옥. (사진=GS건설)
인천 검단아파트 주차장 붕괴사고로 위기에 빠진 GS건설이 신뢰 회복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주택사업 강자 위상을 되찾기 위해서는 도시정비사업에서의 경쟁력 입증을 통한 명예회복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는 HDC현대산업개발이 광주에서의 대형 붕괴 사고 후 썼던 전략이다.
26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오는 29일 대전 삼성5구역 재개발 조합이 우선협상대상자인 GS건설의 최종 시공사 선정 여부를 결정하는 총회를 연다.
삼성5구역 재개발은 대전광역시 동구 삼성동 일대 구역면적 7만5147㎡ 부지에 지하 2층~지상 35층, 공동주택 1212가구 및 부대복리시설 등을 건립하는 프로젝트다. 공사 예정 금액은 3333억원으로 GS건설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의 2.71%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GS건설은 이미 우선협상 대상자 지위를 확보한 만큼 이변이 없다면 시공권 확보에 무리가 없을 예정이다. 삼성5구역 재개발 사업 시공권을 따낸다면 GS건설의 올해 도시정비사업 수주액은 1조4400억원을 상회할 전망이다.
GS건설은 하반기 도시정비사업 마수걸이 수주와 함께 본격적인 주택사업 수주고 확보에 나선다. 서울 송파구 가락동 가락프라자아파트 재건축 사업과 노량진1구역, 미아2구역 등을 노리고 있다. 이외에도 한남 4,5구역 등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다만 GS건설이 노리고 있는 해당 사업지는 이른바 '알짜' 사업지로 대형건설사와 경쟁이 예고됐다. 가락프라자아파트 재건축은 현대엔지니어링과의 맞대결이 예상되며 한남4구역과 노량진1구역은 삼성물산이 관심을 보이고 있어 경쟁을 벌일 가능성도 점쳐진다.
GS건설은 총력전을 벌일 기세다.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 이후 주택사업의 지속적인 전개에 대한 우려를 씻기 위해서는 수주 경쟁력을 입증할 필요성이 있다.
올해 1분기 기준 GS건설의 주택·건축 부문 매출 비중이 78.8%에 달하는 만큼 주택사업에서의 경쟁력 약화가 두드러지게 된다면 치명적인 실적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
HDC현대산업개발도 광주에서의 대형 붕괴 사고 이후 안양 관양 현대아파트 수주전에서 유병규 대표가 직접 조합 측에 자필 편지를 통해 "죽을 각오로 뛰겠다"는 의지를 보이면서 수주전에서 전력투구에 나선 바 있다. 도시정비사업에서 안정적인 수주를 통해 브랜드 경쟁력이 건재함을 과시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유 대표의 수주 의지와 함께 기존에 내세웠던 경쟁력 있는 조건과 시너지를 통해 조합원 표심 잡기에 성공했다.
GS건설도 임병용 대표이사 부회장이 직접 나서서까지 정비사업지에 공을 들이고 있는 상황이다. 임 부회장은 지난 12일 정비사업 조합에 편지 형식의 공문으로 "GS건설은 조사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며 자이를 사랑해주시는 모든 조합원님들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재발 방지를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해 구체적인 방안이 확정되는 대로 알려드릴 예정이고 자이 브랜드가 조합원님들의 자부심이 될 수 있도록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뜻을 전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GS건설이나 경쟁 건설사가 실제로 출혈 경쟁을 벌일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며 "최근 부동산 경기침체 상황을 완전히 벗어났다고 보기는 힘들어 수주 리스크가 여전하다. 한쪽에서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할 게 보인다면 한쪽에서는 물러날 가능성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Camp Hill(캠프힐) 조감도. (자료=GS건설)
■ 또다른 수주 모멘텀은 공들인 신사업…모듈러 주택 존재감 부각
GS건설은 기존 주택·건축 사업이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그동안 공들였던 신사업이 여전히 성장동력을 갖고 활발하게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는 점은 위안거리다.
GS건설 철골모듈러 자회사 엘리먼츠 유럽은 영국 최대규모 ‘모듈러 임대주택’ 사업 시공 계약을 최근 마치기도 했다.
엘리먼츠 유럽이 따낸 계약은 영국 버밍엄에서 약 2100억원, 3~26층 6개동, 총 550세대 규모의 임대주택건물 및 상업시설을 철골모듈러 공법으로 시공하는 Camp Hill(캠프힐) 사업이다.
엘리먼츠 유럽은 지난 해 수주한 영국 런던 오피스 호텔 모듈러 사업에 이어 이번 영국 버밍엄 모듈러 주택 사업의 성공적인 진행을 통해 향후 모듈러 사업의 규모와 영역을 확장해 나갈 예정이다.
엘리먼츠 유럽 외에 국내 목조 모듈러 주택사업 확장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GS건설은 목조 모듈러 주택 자회사인 자이가이스트를 설립하고 지난 4월 목조 모듈러 주택의 B2C 시장 공략 계획을 공개하기도 했다.
GS건설 미래혁신대표 허윤홍 사장은 “향후 전세계적으로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모듈러 건축 시장에서 영국 내 최대 규모의 모듈러 주택 사업의 성공적인 진행을 통해 모듈러 사업의 규모와 영역을 점차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며 “GS건설은 모듈러를 포함한 친환경 신사업을 통해 ESG 선도기업으로 한층 더 성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