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사우디와 러시아의 자발적 감산 연장 발표로 당분간 국제유가는 상방 압력이 우세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다만 펀더멘탈상 추세적으로 100달러를 넘어서진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국제유가는 7월을 저점으로 최근 급격한 상승추세를 보였다. WTI 기준 7월 70달러에서 현재 89달러까지 상승했다.
KB증권은 8일 보고서를 통해 "주로 OPEC+, 특히 사우디의 대규모 단독 감산 역할이 최근 유가 급등의 배경"이라며 "이 같은 감산을 연말까지 연장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당분간 유가는 상승 압력이 우세하다"고 분석했다. 이에 KB는 2023년 3~4분기 WTI 전망치를 각각 78, 80달러에서 80달러, 83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2024년 전망치도 75달러에서 77달러로 소폭 끌어올렸다.
오재영 애널리스트는 "사우디와 러시아의 추가 감산의 불확실성이 연말까지 사라지면서 연말까지 국제유가는 상방 압력이 우세할 것"이라면서도 "다만 100달러 이상으로 상승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국제유가를 초강세 환경으로 만들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들 때문이다. 우선 유가의 추세적 상승을 기대하기에 글로벌 경기 상황(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와 미국 긴축 우려)이 녹록지 않다. 사우디, 러시아를 제외하면 미국, 비OPEC 국가들, 이란 등 일부 OPEC+ 내 국가들의 생산량은 증가하고 있으며, 지난해부터 유가가 상승하면 글로벌 인플레이션 상승과 이에 따른 긴축 우려가 부각되면서 유가 상승을 다시 제한하는 경로로 작용했다고 보고서는 주장했다.
오 애널리스트는 "사우디와 러시아 감산으로 하반기 예상되는 공급 부족량은 50~100만 배럴/일 정도"라며 "이는 과거 글로벌 원유 수급과 비교해보면 과도하게 큰 수준은 아니다"고 전했다.
한편 12월 초로 예정된 OPEC+와 사우디의 감산 연장 여부에도 벌써부터 관심이 쏠린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사우디의 선택지는 1) 2024년부터는 단독 감산을 종료하거나, 2) 그대로 연장, 3) 감산량을 축소하고 상당기간 유지하거나, 4) 국제유가가 60달러대까지 추가 하락 시 감산을 오히려 확대(가능성은 낮아보임) 하는 등 다양한 선택지가 있다.
오 애널리스트는 "현재 사우디는 단독으로 추가 감산을 단행하면서도 유가를 끌어올리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국제유가 하락세가 어느정도 진정된다면 적어도 2024년 내에는 추가 감산은 종료할 것으로 본다"며 "최근 사우디의 유가 부양 의지는 사우디의 아람코 지분 추가 상장 의지와도 연결되고 있는데, 그 기한도 연말로 추측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