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효과 여부를 떠나서 어떻게든 불확실성을 종식해야 한다"
10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를 대상으로 한 국정감사에서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를 국회서 하루 빨리 확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김 위원장은 금투세 폐지는 시장 파급력과 관계 없이 '불확실성'을 종식하는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금투세는 투자소득도 근로소득과 같이 과세해야 한다는 조세형평 원칙에 따라, 연 5000만원을 초과하는 국내 주식 양도차익 등에 세금을 부과하는 내용으로, 내년 1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정부 여당은 여러 차례 유예에 이어 최종 '폐지'를 결정한 상황이다.
당초 금투세 논쟁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금투세 연기의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시작됐다. 하지만 당내 일부 반대 의견이 나오면서 당론 추진에 제동이 걸렸다. 이후 10·16 재보궐선거 등 정치적 이벤트가 다가오면서 민주당은 섣불리 입장을 정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이 대표의 입장은 '폐지' 쪽으로 기울어 있다.
또한 정부 여당이 추진하는 정책에 아무런 협상 없이 야당이 동의하는 일은 정치권에서는 불문률로 여겨지는만큼, 민주당 입장에서는 국민의힘과 '주고 받을' 법안을 마련해 협상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이날 정무위 국감에서는 '금투세 폐지'와 함께 협상 테이블에 오를만한 법안의 윤곽이 드러났다.
민병덕 민주당 의원은 김 위원장에게 "금투세가 실제로 주식시장 활성화에 도움이 되느냐"며 "개미투자자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일반 투자자를 대변할 수 있는 독립이사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식시장 활성화는) 금투세하고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것이 아니라, 본질적으로 이런 것(일반투자자 보호 등)들을 해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현정 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민주당은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한 상법 개정안 및 각종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당론 수준으로 발의할 예정이다. 법안에는 ▲독립이사제 ▲집중투표제 ▲전자주주총회 의무화 등의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론 수준의 법안인 만큼, 정부와 여당이 추진하는 법안과 협상력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정부가 올해 추진하기로 한 민생·경제법안 등 감세 법안들은 한번도 국회 논의 테이블에 오르지 못했다. 법안 심사를 담당하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위원회 구성이 지난달 26일에서야 완료됐기 때문. 기재위의 경우 아직 법안심사를 한차례도 열지 못했다.
대표적인 정부 감세 정책으로는 ▲노후차→신차 개소세 한시 감면 ▲신용카드 사용 전년동기대비 5% 이상 증가시 증가분의 20% 소득공제 ▲전통시장 사용금액 소득공제율 상향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세제지원 ▲국가전략기술시설 투자 비용 세액감면 ▲일반분야 연구개발(R&D) 투자 증가분에 대한 세액공제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