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정지수 기자)
지난 몇 년 간 역대 최대 도시정비사업 수주 실적을 줄줄이 기록했던 대형 건설사들이 수주 현장을 떠나고 있다. 원자잿값 상승과 고금리, 부동산 자금시장 경색 등으로 주택 사업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다.
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이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도시정비사업에서 3조216억원의 수주액을 기록했다.
현대건설이 올해 따낸 도시정비사업 일감은 ▲일산 강선마을14단지 리모델링 ▲부산 괴정7구역 재개발 ▲구미 형곡4주공 재건축 ▲울산 중구 B-04 재개발 ▲청주 사모2구역 재개발 ▲제물포역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 ▲군포 산본1동1지구 재개발 등으로 총 7건이다.
현대건설이 따낸 7곳의 사업지 중 현대건설이 단독으로 시공하는 곳은 일산 강선마을 14단지와 구미형곡4주공, 군포 산본1동1지구 재개발 뿐이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총 14건의 사업을 따내면서 9조3395억원을 기록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올해는 지난해와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7조1476억원에 도시정비사업 수주를 올린 GS건설도 올해는 1조9220억원에 머무르고 있다. 여의도 공작아파트 수주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대우건설도 당장 올해 수주액은 1조1154억원이다. 지난해 5조원이 넘는 수주로 창사 이래 최대 수주 실적을 거뒀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DL이앤씨도 지난해 4조8943억원의 도시정비사업 수주고를 쌓았으나 올해는 1조1824억원으로 크게 감소했다.
포스코이앤씨만이 전년도와 비슷한 수준의 수주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올해 4조3185억원의 도시정비사업 수주액을 기록 중으로 지난해(4조5892억원)과 큰 차이가 없다.
원자잿값 상승으로 공사비가 크게 늘어나자 대형 건설사도 정비사업 수주에 몸을 사리는 분위기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공사비원가관리센터에 따르면 올해 10월 기준 건설공사비 지수(잠정)는 153.58을 기록했다. 2021년 말에는 138.89였으나 이듬해 말 148.56까지 오르는 등 우상향 하고 있다.
서울 주요 정비사업지인 노량진1구역과 신당9구역도 건설사가 만족할 공사비를 제시하지 못하면서 시공사 선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GS건설이 올해 수주한 상계주공5단지 재건축은 공사비를 놓고 갈등을 벌인 끝에 최근 시공사 해지를 결정하기도 하는 등 기존에 수주한 사업장에서도 공사비를 놓고 조합과 시공사의 줄다리기도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수주를 목표로 한 일부 사업장에 일정 지연 등을 감안하더라도 올해 도시정비사업 수주액이 크게 줄어든 것은 맞다"며 "급격한 원자잿값 상승과 고금리 등으로 적절한 공사비 선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추후 분양까지 고려했을 때 각 건설사의 선별 수주 기조가 더욱 강화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