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 (사진=연합뉴스)
조현범 한국앤컴퍼니(한국타이어그룹) 회장이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의 지분 공매 매수 등 경영권 인수 시도에 대해 14일 “경영권 방어에 대한 준비는 끝났다”고 밝혔다.
한국앤컴퍼니와 업계에 따르면 조 회장은 이날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며 “계약 구조상 잃을 게 하나도 없는 명성 있는 사모펀드가 무리수를 뒀다”며 “개인투자자들의 손해가 막대하지 않을까 우려스러울 뿐”이라 말했다.
조 회장은 이날 계열사 부당지원과 횡령·배임 혐의 사건 공판에 참석하기 위해 찾은 서울중앙지법을 방문했다. 최근 친형인 조현식 고문이 사모펀드 운용사인 MBK파트너스와 손잡고 한국앤컴퍼니 주식의 공개매수에 나선 것에 대해 이처럼 밝혔다.
조 회장은 “현재 자금 여력은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조현식 고문의 주식 공개매수 등 이른 바 ‘형제의 난’이 다시 일어난 가운데 조현범 회장이 경영권 방어에 자신감을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조현범 회장의 아버지인 조양래 한국앤컴퍼니 명예회장도 조 회장의 경영권 방어를 돕겠다고 공표했다. 조양래 명예회장은 “회사와 투자자들의 혼란과 혼선을 더는 지켜볼 수 없어 MBK가 공개매수 가격을 추가 인상할 시 직접 대응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한국앤컴퍼니는 국내 최대 타이어 제조사인 한국타이어를 계열사의 지주회사다. 현재 조현범 회장이 한국앤컴퍼니 지분 42.03%를, 조현식 고문이 18.93%, 조양래 명예회장의 차녀 조희원 씨가 10.61%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조현식 고문과 조희원 씨의 합산 지분율은 조현범 회장의 지분율에는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MBK파트너스가 공개매수 성공 시 자사주를 제외한 발행주식 절반 이상을 가져가게 돼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그러나 조양래 명예회장이 지분 매입에 나서면 조현범 회장을 도와 이를 방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조현범 회장이 “경영권 방어에 대한 준비가 끝났고, 자금 여력이 충분하다”고 말한 부분은 MBK가 공개매수 가격을 올릴 경우에 대비한 대응책이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조 회장은 우호지분 50% 이상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