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오세철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포스코이앤씨 한성희 대표이사 사장. (사진=각 사)
지난해 선별 수주 기조 강화로 주택사업 미래 먹거리 확보에 보수적인 움직을 보였던 대형건설사들 중에서도 '알짜' 사업장을 확보하며 곳간을 불린 건설사가 있다. 바로 삼성물산과 포스코이앤씨다.
삼성물산은 '래미안 넥스트홈' 기술을 앞세우면서 주택사업 확장 의지에 맞춰 수주액이 크게 늘었고 포스코이앤씨도 경쟁입찰을 불사하는 공격적인 수주 기조로 좋은 성과를 거뒀다.
삼성물산의 지난해 도시정비사업 신규 수주액은 2조1000억원 가량이다. 대형건설사 중 삼성물산보다 많은 수주액을 거둔 건설사는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 DL이앤씨 뿐이다.
삼성물산은 재건축·재개발 복귀 이후 2021년에 도시정비 수주액이 9117억원에 머물렀으나 이듬해 1조8686억원까지 끌어올렸다. 지난해에도 선별수주 기조 속에 ▲과천주공10단지 재건축(6821억원) ▲송파 가락 상아2차 아파트 리모델링(3753억원) ▲송파 가락 쌍용2차아파트 리모델링(2667억원) ▲울산 중구 B-04 재개발 사업(7710억원) 등 우량한 사업장의 시공권을 확보했다.
삼성물산의 이 같은 도시정비 수주 호실적은 주거 트렌드 변화에 대응한 '래미안 넥스트 홈' 전략을 본격적으로 가동하면서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주거공간을 자신의 취향과 라이프 스타일에 따라 자유롭게 디자인하고 공간 변화가 가능한 미래형 주거모델 '래미안 넥스트홈'을 선보이면서 주택사업에서의 공격적인 움직임을 예고한 바 있다. '래미안 넥스트홈'은 지난해 말 시공권을 확보한 과천주공10단지에 최초로 적용될 예정이다.
삼성물산과 함께 전년 대비 신규수주액을 늘린 포스코이앤씨는 하이엔드 브랜드 '오티에르' 론칭 효과를 누렸다.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포스코이앤씨 지난 3년 간 도시정비 신규 수주액. (자료=각 사, 그래픽=뷰어스)
포스코이앤씨는 지난해 도시정비 신규 수주액이 4조5988억을 거두면서 도시정비 수주 순위 2위에 올랐다. 1위인 현대건설과 액수 차이는 80억원 가량에 불과했다.
포스코이앤씨는 지난 2021년 도시정비수주액 4조213억원을 기록하며 첫 '4조 클럽' 진입 후 3년 연속 도시정비 수주액수를 4조원 이상을 기록했다. 지난해 수주액은 전년 대비(4조5892억원) 100억원 가량이 늘어난 수준이다.
포스코이앤씨의 수주액이 크게 늘지는 않았으나 오티에르 브랜드 파워를 확인할 수 있었던 한해였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포스코이앤씨는 지난 2022년 7월 론칭한 하이엔드 주거 브랜드 '오티에르'를 앞세워 지난해 서울 서초구 방배 신동아 아파트 재건축을 따냈다. 정비사업 주요 격전지인 서울 강남 지역에서 무혈입성이라는 성과를 냈다.
또한 기존 주택 브랜드인 '더샵'도 대우건설과 수주경쟁 끝에 안산주공6단지 재건축 사업 시공권 확보에 성공하는 쾌거를 거뒀다. 다른 대형건설사와 경쟁입찰에서도 뒤지지 않으면서 경쟁력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지난해 도시정비사업 수주 곳간을 불리는 성과를 낸 두 건설사는 공교롭게도 연초부터 부산에서 수주전을 벌이고 있다. 양 사는 지난달 14일 부산 시민공원주변 재정비촉진지구 촉진2-1구역 재개발 입찰 참여를 확정하면서 경쟁 구도를 확정했다. 공사비 1조원 규모의 대어급 사업지다.
촉진2-1 조합은 오는 27일 시공사 선정 총회를 열고 시공사를 정한다. 삼성물산과 포스코이앤씨의 마수걸이 수주 여부도 이날 결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