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릭 워터스 A009 투시도. (자료=쌍용건설 홈페이지 갈무리)
연초부터 중견 건설사의 중동발 수주 훈풍이 이어지고 있다. SGC이테크건설에 이어 쌍용건설까지 중동에서의 주요 프로젝트 수주 낭보를 전하면서다. 그러나 대형 건설사를 중심으로 한 초대형 프로젝트 확보 움직임이 나타나지 않으면서 'K-건설'의 연초 수주 곳간은 궁핍한 상태다.
12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건설사의 해외건설 수주액은 6억8000만 달러다. 전체 37개국, 108개사를 대상으로 총 69건의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달 해외수주 실적은 쌍용건설이 견인했다. 쌍용건설은 2억2000만 달러 규모의 아랍에미레이트연방(UAE) 크릭 워터스 A009, A011 프로젝트를 따냈다. 수주액의 30% 이상이 쌍용건설로부터 나왔다.
크릭워터스 A009는 두바이에 1개동 450세대의 52층짜리 고급 레지던스를 짓는 프로젝트다. 크릭워터스 A011은 동일한 층수의 455세대로 지어진다. 두 프로젝트 모두 2027년 1월 준공을 목표로 한다.
쌍용건설의 이 같은 수주는 두바이에서의 시공 실적 덕분인 것으로 풀이된다. 쌍용건설은 지난해 특급 호텔인 '아틀란티스 더 로열'을 준공하는 등 현지에서 고난도 시공을 이어가고 있다.
쌍용건설에 앞서서는 SGC이테크건설이 1월에 사우디아라비아 석유 화학기업과 5억 달러 가량의 에틸렌·프로필렌 생산설비 증설 공사 계약을 맺었다.
중견 건설사들이 중동에서 연이어 수주 낭보를 전하고 있으나 전체적인 해외건설 수주액은 반토막이 났다.
지난달 말 기준 국내 건설사의 올해 누적 해외건설 신규 수주액은 21억5009만 달러다. 전년 동기 대비 48% 감소했다. 지난해 해외수주를 이끈 삼성물산과 현대엔지니어링이 잠잠한 상황이다. 현대건설도 올해 해외건설 계약액은 1억757만 달러에 그치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이미 국내 건설사들의 수주 물량이 적지 않은 상황"이라며 "무리해서까지 해외 수주를 늘리는데 집중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K-건설'의 수주 반등 열쇠는 삼성엔지니어링이 쥔 모양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해 17억3968만 달러의 신규 수주를 올렸다. 2019년 이후 가장 적은 금액이다. 일부 프로젝트 수주 지연 탓이다. 타 건설사에 비해 삼성엔지니어링은 수주 여력이 많이 남았다는 평가가 나오는 지점이다.
김기룡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삼성엔지니어링은 화공 수주의 경우 1월 재입찰을 진행한 사우디 파드힐리 가스 프로젝트에서 20~80억 달러의 수주 성과가 기대된다"며 "상반기 내 인도네시아 TPPI에서 35억달러, 사우디아라비아 SAN6 블루암모니아에서 20억 달러 규모의 수주 가능성이 유효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