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고양시의 한 공사현장. (자료=연합뉴스)
고금리와 고물가에 짓눌린 중견 건설사들이 재무건전성을 높이고 위험관리에 나서는 한편 안정적인 먹거리를 확보하기 위한 핵심 사업 경쟁력 강화에도 힘쓰고 있다.
20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에 따르면 올해 중견 건설사의 신사업 내용을 분석한 결과 대규모 투자 없이 자사의 기존 사업 분야와 연관성 높은 내용을 중심으로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중견건설사의 올해 경영 전략 키워드는 ▲기존 사업 분야 확대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참여 ▲신규사업 발굴 노력 등 세 가지로 압축된다.
김화랑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그간 중견 건설사는 기존 사업 분야를 넘어 타 사업 분야로 진출을 위해 신사업 추가 등 다양한 노력을 전개했다"면서 "그러나 올해는 사업 다각화보다 기존 사업영역 경쟁력 강화를 토대로 내실경영 등 직면한 경영상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질적 성장에 주안을 둘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기존 사업 분야를 중심으로 한 수주경쟁력 확보 노력과 함께, 기업의외형적 성장보다는 기업의 내실 강화를 토대로 직면한 경영상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자사 핵심역량에 기반을 둔 안정 지향적인 수주 활동을 전개할 것으로 파악된다"고 덧붙였다.
계룡건설산업은 신규 사업 발굴을 통한 사업 다각화에 나서면서도 다양한 공사를 통해 축적한 경험과 자체 브랜드 역량을 내세워 민간공사 수주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또 필리핀과 베트남, 캄보디아 등 아시아 지역에서의 사업 수행 경험을 기반으로 삼아 해외 사업을 확대한다.
두산건설은 기존 민자사업 추진 역량을 바탕으로 하는 연료전지 민자 발전사업 참여로 회사의 성장을 견인한다는 계획이다. 또 수익성 기준선별 수주와 전략적 수주 참여 및 공동도급으로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 경쟁력을 높이고 SOC(사회간접자본) 사업 신규 재무적 투자자를 찾아 자금 확보력을 높인다. 수도권 재개발·재건축 확대가 예상되는 만큼 이에 집중하고 리스크 관리 시스템 활성화에도 나선다.
대우건설산업은 대안입찰과 최저가 입찰 등으로 대형 관급공사에 참여하고 자체사업 부지확보를 통한 분양 및 수익성 극대화를 노린다. 민간공사 신규 수주는 자금유동성에 초점을 맞춘다. 해외사업 전략은 중국 진시시 보유 토지사용권을 활용해 지역 내 도시개발사업과 해외에 진출한 국내 기업과의 합작법인으로 대형공사에도 참여하는 것이다.
동부건설은 프리미엄 고급주택단지를 비롯한 공영택지, 공모형 사업,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사업, 주택개발리츠, 민관합동사업 등 다양한 사업 참여 기회를 발굴하고 있다. 토목 분야에선 육상·수상 태양광, 해상풍력, 연료전지 발전사업에 관한 개발을 추진한다. 기존 사업에서는 특화공종(교통·항만)과 특화분야(의료 및 물류시설)을 중심으로 수익성 높은 공사의 선별 참여가 목표다. 자금조달을 효율화하고 입찰 TFT(태스크포스팀)을 운영해 경제성을 검토하고 원가경쟁력을 높인다.
한신공영은 베트남과 우즈베키스탄, 캄보디아 등 신흥국 해외시장 진출과 신재생에너지, 비주거용 상업시설 추진을 검토하고 있다. 더불어 경영상태와 신인도 제고를 통한 경쟁우위 실적 확보, '턴키' 수주 능력을 높이고 민자 SOC 공사 참여를 목표로 하고 있다. 환경 및 레저산업 등 미래형 고부가가치 산업에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김 부연구위원은 "주요 중견 건설사들이 건설 경기 불확실성 확대를 대비해 보수적인 수주 기조 확산, 채산성 확보를 위한 선별적 수주전략 전개로 리스크 관리에 중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며 "주요 그룹에 소속된 중견 건설사는 관계사 등의 발주사업 참여를 통해 일정 수준의 수주 물량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보이나, 그 외 기업은 개별 기업 차원에서 어려움 극복과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전사적인 노력을 쏟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수주산업 특성상 자체사업 외에 전량 수주에 의존함에 따라 양질의 수주 물량 확보를 위해서는 견실한 재무구조와 함께 경쟁사와 비교 시 차별화된 핵심 기술력 확보가 필요하다"면서 "채7산성 악화에 따른 재무적 부담 완화를 위한 효율적인 운전자금 운용이 경영 핵심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