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사우디 'e스포츠 월드컵'이 개막했다. (사진=EWC 공식 방송 갈무리)
역대 최대 규모의 상금이 걸린 'e스포츠 월드컵'이 사우디에서 열린 가운데, 우리나라에서는 롤(LoL)을 비롯한 다수 종목의 e스포츠 팀들이 참가했다. 재정난에 빠진 국내 e스포츠 구단들이 이번 대회를 계기로 새 수익원을 탐색하는 모습이다.
지난 3일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는 사우디 'e스포츠 월드컵(EWC)'이 개막했다. 이번 대회의 상금은 모든 e스포츠 대회를 통틀어 가장 많은 6000만 달러(약 830억 원)로, 총 21개의 종목에서 경기가 진행된다.
사우디는 석유 산업의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빈 살만 왕세자의 주도로 게임·e스포츠 산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사우디는 이번 'e스포츠 월드컵'을 시작으로, e스포츠 관광 지구를 육성해 '2030 비전' 정책에 따른 산업다각화를 이룬다는 목표다.
이번 EWC는 총 8주간 진행되며, 글로벌 시장에서 인기를 끈 '카운터스트라이크2', '포트나이트', '도타2'는 물론 국내 이용자들에게 친숙한 '리그오브레전드(LoL, 롤)', '철권8', '배틀그라운드' 등의 종목으로 구성됐다. 이 밖에도 격투·아케이드 등 다양한 게임에서 최강자를 가리는 경기가 열릴 예정이다.
국내에서는 '페이커'가 소속된 T1, 그리고 젠지가 '롤' 종목으로 참가했다. T1은 '롤' 8강전에서 중국 BLG를 세트 스코어 2:1로 격파하고 4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DRX는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철권 8' 부문에 출전한다.
'롤'의 경우 총 상금 100만 달러(약 13억8000만원)을 두고 전세계 13개팀이 우승을 다투며,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은 300만 달러(약 41억3000만원)의 상금에 24개 팀이 경쟁한다. '철권 8'은 32명의 선수가 100만 달러(약 13억8000만원)를 두고 우승자를 가린다.
이 같은 방식으로 개별 게임 대회인 '게임 챔피언십'에는 총 3000만 달러(약 413억원)의 상금이 책정됐다는 게 주최 측의 설명이다.
또한 이번 EWC에는 '클럽 챔피언십' 제도가 도입됐다. '최고의 e스포츠 구단'을 가리는 것을 목표로, 게임별 성적을 합산해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둔 팀에게 2000만 달러(약 275억 원)의 상금이 배분된다. 대회에서 8위 이상을 기록한 종목이 최소 2개 이상인 클럽에게만 참가 자격이 주어진다.
한국에서는 T1과 DRX, 젠지 등이 2개 이상의 종목에 선수를 보내며 '클럽 챔피언십'에 도전한다. 이들은 해외의 유명 클럽 C9, G2, FNC 등과 우승을 다툴 전망이다.
e스포츠 월드컵 재단(EWCF)은 '게임 챔피언십'과 '클럽 챔피언십'으로 상금을 이원화한 이유로 '전 세계 e스포츠의 저변 확대'를 들었다. 팀들이 인기 게임에만 주력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게임에 진출하도록 해 시장 자체의 파이를 키우겠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랄프 라이케르트 EWCF CEO는 "보다 강력한 e스포츠 생태계를 구축하고, e스포츠를 글로벌 스포츠로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에 재정난에 빠진 국내 e스포츠 팀들이 새 수익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롤'의 경우 지난 1월 LCK 일부 팀들이 구단 적자와 리그 수익성 악화, 배분금 형평성 등을 문제 삼아 LCK 사무국에 조속한 해결을 요청하는 공동 성명문을 발표한 바 있다.
한편, 이번 대회는 8주간 진행되는 만큼 각 종목의 경기 일정도 다르다. '롤'은 지난 4일 개막전을 치른 후 오는 7일 모든 경기가 종료되며, '배그 모바일'은 이달 26∼28일 경기가 진행된다. '배그' PC버전의 경우 다음달 21일부터 25일까지 열리며, 25일 당일의 결승전이 EWC 전체 일정의 마지막을 장식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