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E&A 사옥 전경. (자료=삼성E&A) 올해 상반기 가장 많은 해외 수주 실적을 올린 건설사는 삼성E&A(옛 삼성엔지니어링)으로 나타났다. 사우디에서 60억 달러에 달하는 초대형 플랜트를 따내면서 중동에서의 존재감을 과시한 덕분이다. 10일 해외건설협회가 발표한 '2024년 상반기 수주실적 분석' 자료에 따르면 삼성E&A가 60억8100만 달러의 수주액을 올리면서 상반기 해외 수주 1위에 올랐다. 국내 건설사의 해외 전체 수주액 155억8423만 달러 중 삼성E&A가 차지하는 비중은 39% 가량인 셈이다. 삼성E&A는 상반기 사우디 아람코가 발주한 '아람코 파딜리 가스 증설프로그램 패키지 1&4' 프로젝트 단 한 건을 수주하면서 이 같은 실적을 기록했다. 해당 프로젝트는 사우디 수도 리야드 북동쪽 350km에 위치한 기존 파딜리 가스 플랜트를 증설하는 사업으로 국내 건설사들이 해외에서 수주한 프로젝트 중 3번째로 큰 규모다. 삼성E&A 다음으로 많은 수주액을 올린 건설사는 현대엔지니어링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그룹사 물량인 북미 배터리 공장 등을 품으면서 39억2700만 달러의 수주고를 쌓았다. GS건설은 삼성E&A와 마찬가지로 사우디 아람코가 발주한 '아람코 파딜리 가스증설 프로그램 패키지 2'를 수주하면서 3위에 올랐다. 계약액은 12억2300만 달러다. GS건설이 해외에서 올 상반기에 수주한 17억8600만 달러 중 68%에 해당한다. 이외에도 SGC이앤씨(옛 SGC이테크건설)와 쌍용건설이 각각 8억5100만 달러, 2억3500만 달러로 5위와 8위를 차지했다. SGC이앤씨와 쌍용건설 모두 사우디, 아랍에미레이트연방(UAE) 등 중동에서의 영향력을 바탕으로 수주고를 올렸다. 지난해 상반기 56억6100만 달러를 기록하면서 신규 수주 1위에 올랐던 삼성물산은 올해 2억7300만달러로 8위를 기록했다. 52억5500만 달러를 기록했던 현대건설은 10권 밖으로 밀렸다. 사우디아라비아 파드힐리 가스플랜트 공단 전경. (자료=GS건설) ■ 해외 전체 수주액 감소…"중동 지역과 원전 사업 바탕 확장 기대" 국내 건설사 해외 전체 수주액은 감소세다. 올해 상반기 기록한 155억8423만달러의 해외 건설 신규 수주는 전년 동기 대비 10% 감소한 수준이다. 대다수의 수주가 플랜트로 대표되는 산업설비 공종에 몰렸다. 산업설비 수주액은 101억7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5.7% 늘었으며 전체 수주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5.3%에 달한다. 반면 건축 수주는 34억1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6.7% 감소했다. 특히 전체 수주액 중 24억2000만달러가 국내 제조사 공사 금액이다. 플랜트 중심의 수주액이 늘어나는 가운데 상위 10개사의 수주 비중 편중 현상은 더욱 심화되는 모양새다. 상위 10개사가 151억5000만 달러를 수주한 반면 그외에 219개사가 4억3000만 달러를 수주하는 데 그쳤다. 특히나 대형건설사인 현대건설과 대우건설, SK에코플랜트 등이 해외에서의 수주 실적이 미미하다. 전반적으로 해외 수주가 소폭 감소한 가운데 국내 건설사들은 하반기에 중동과 아시아에서 석유화학 생산설비, 원전 사업 수주 등을 통해 반전을 노린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중동과 아시아에서 석유화학 생산설비 규모는 2030년까지 36% 성장할 전망"이라면서 "올레핀계 석유화학 플랜트 사업이 상품 수요감소 영향으로 시공사 선정이 지연되고 있으나 올해 하반기부터 단계적 사업 재개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또 "에너지 안보 및 '넷 제로(Net Zero)' 정책의 영향으로 여러 국가에서 원자력 발전설비 확보에 많은 관심을 표명 중이며 미국과 프랑스, 러시아, 중국 등이 사업 발주·수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 발주시장 환경 개선에도 여전한 지정학적 리스크…"수주전략 전환해야" 건설업계에서는 올해 해외건설 시장 첫 진출 이후 60년을 맞아 누적 수주 1조 달러 달성에 대한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올해 발주시장 환경 개선 속에 해외건설 수주 목표액인 400억달러도 불가능한 수치는 아니라는 전망이 나온다. 손태홍 건설산업연구원 건설기술·관리연구실장은 최근 '건설동향브리핑'을 통해 "누적 수주 1조 달러 달성을 위해서는 하반기에 약 230억 달러 규모의 추가 수주가 필요한 상황"이라면서 "최근 원전과 같은 대규모 사업 수주 가능성, 수주 예정 사업이 존재하는 만큼 긍정적인 기대가 유효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국내 건설사의 대표적인 수주 텃밭인 중동 시장이 전년 대비 8.5% 증가한 6916억 달러의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중남미 건설시장과 아시아 시장이 각각 7.0%, 3.4% 성장하는 등 건설사의 먹거리가 늘어날 전망이다. 그러나 글로벌 경제를 위협하는 요소가 곳곳에 산재해 이 같은 성장 전망을 낙관하기는 어렵다. 이에 국내 건설사들이 해외건설 시장에서 지속가능한 경쟁력 확보를 위한 수주전략 전환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손 실장은 "인플레이션 장기화 속 스태그플레이션(저성장·고물가) 또는 경기침체 경고에도 불구하고 세계경제는 확대되고 있으나 확장 속도가 역사적으로 낮다"면서 "지정학적 불안에 따른 공급망 훼손과 인플레이션 장기화, 중국경제 둔화에 원자재 수요 위축 등 세계 경제를 위협하는 다양한 요인도 상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양호한 국제유가에 따른 우호적인 발주시장 환경 조성에도 불구하고 우리 기업의 수주 경쟁력은 약화된 상황"이라면서 "양적 성장, 투자 중심, 기술모방의 사업단위 수주에서 국가 보유 역량의 전략적 배분과 기업의 기술혁신을 통한 질적 성장이 가능한 시장 수주 기반으로 전략 체계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상반기 해외 '수주킹'은 삼성 E&A…전체 39% 차지

해외건설 전체 수주액은 전년 대비 10% 줄어
석유화학 생산설비 성장 및 원전 사업 성장 주목
해외건설 수주전략 및 패러다임 전환 필요성 대두

정지수 기자 승인 2024.07.10 10:40 의견 0
삼성E&A 사옥 전경. (자료=삼성E&A)

올해 상반기 가장 많은 해외 수주 실적을 올린 건설사는 삼성E&A(옛 삼성엔지니어링)으로 나타났다. 사우디에서 60억 달러에 달하는 초대형 플랜트를 따내면서 중동에서의 존재감을 과시한 덕분이다.

10일 해외건설협회가 발표한 '2024년 상반기 수주실적 분석' 자료에 따르면 삼성E&A가 60억8100만 달러의 수주액을 올리면서 상반기 해외 수주 1위에 올랐다. 국내 건설사의 해외 전체 수주액 155억8423만 달러 중 삼성E&A가 차지하는 비중은 39% 가량인 셈이다.

삼성E&A는 상반기 사우디 아람코가 발주한 '아람코 파딜리 가스 증설프로그램 패키지 1&4' 프로젝트 단 한 건을 수주하면서 이 같은 실적을 기록했다. 해당 프로젝트는 사우디 수도 리야드 북동쪽 350km에 위치한 기존 파딜리 가스 플랜트를 증설하는 사업으로 국내 건설사들이 해외에서 수주한 프로젝트 중 3번째로 큰 규모다.

삼성E&A 다음으로 많은 수주액을 올린 건설사는 현대엔지니어링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그룹사 물량인 북미 배터리 공장 등을 품으면서 39억2700만 달러의 수주고를 쌓았다.

GS건설은 삼성E&A와 마찬가지로 사우디 아람코가 발주한 '아람코 파딜리 가스증설 프로그램 패키지 2'를 수주하면서 3위에 올랐다. 계약액은 12억2300만 달러다. GS건설이 해외에서 올 상반기에 수주한 17억8600만 달러 중 68%에 해당한다.

이외에도 SGC이앤씨(옛 SGC이테크건설)와 쌍용건설이 각각 8억5100만 달러, 2억3500만 달러로 5위와 8위를 차지했다. SGC이앤씨와 쌍용건설 모두 사우디, 아랍에미레이트연방(UAE) 등 중동에서의 영향력을 바탕으로 수주고를 올렸다.

지난해 상반기 56억6100만 달러를 기록하면서 신규 수주 1위에 올랐던 삼성물산은 올해 2억7300만달러로 8위를 기록했다. 52억5500만 달러를 기록했던 현대건설은 10권 밖으로 밀렸다.

사우디아라비아 파드힐리 가스플랜트 공단 전경. (자료=GS건설)

■ 해외 전체 수주액 감소…"중동 지역과 원전 사업 바탕 확장 기대"

국내 건설사 해외 전체 수주액은 감소세다. 올해 상반기 기록한 155억8423만달러의 해외 건설 신규 수주는 전년 동기 대비 10% 감소한 수준이다.

대다수의 수주가 플랜트로 대표되는 산업설비 공종에 몰렸다. 산업설비 수주액은 101억7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5.7% 늘었으며 전체 수주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5.3%에 달한다.

반면 건축 수주는 34억1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6.7% 감소했다. 특히 전체 수주액 중 24억2000만달러가 국내 제조사 공사 금액이다.

플랜트 중심의 수주액이 늘어나는 가운데 상위 10개사의 수주 비중 편중 현상은 더욱 심화되는 모양새다. 상위 10개사가 151억5000만 달러를 수주한 반면 그외에 219개사가 4억3000만 달러를 수주하는 데 그쳤다.

특히나 대형건설사인 현대건설과 대우건설, SK에코플랜트 등이 해외에서의 수주 실적이 미미하다. 전반적으로 해외 수주가 소폭 감소한 가운데 국내 건설사들은 하반기에 중동과 아시아에서 석유화학 생산설비, 원전 사업 수주 등을 통해 반전을 노린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중동과 아시아에서 석유화학 생산설비 규모는 2030년까지 36% 성장할 전망"이라면서 "올레핀계 석유화학 플랜트 사업이 상품 수요감소 영향으로 시공사 선정이 지연되고 있으나 올해 하반기부터 단계적 사업 재개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또 "에너지 안보 및 '넷 제로(Net Zero)' 정책의 영향으로 여러 국가에서 원자력 발전설비 확보에 많은 관심을 표명 중이며 미국과 프랑스, 러시아, 중국 등이 사업 발주·수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 발주시장 환경 개선에도 여전한 지정학적 리스크…"수주전략 전환해야"

건설업계에서는 올해 해외건설 시장 첫 진출 이후 60년을 맞아 누적 수주 1조 달러 달성에 대한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올해 발주시장 환경 개선 속에 해외건설 수주 목표액인 400억달러도 불가능한 수치는 아니라는 전망이 나온다.

손태홍 건설산업연구원 건설기술·관리연구실장은 최근 '건설동향브리핑'을 통해 "누적 수주 1조 달러 달성을 위해서는 하반기에 약 230억 달러 규모의 추가 수주가 필요한 상황"이라면서 "최근 원전과 같은 대규모 사업 수주 가능성, 수주 예정 사업이 존재하는 만큼 긍정적인 기대가 유효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국내 건설사의 대표적인 수주 텃밭인 중동 시장이 전년 대비 8.5% 증가한 6916억 달러의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중남미 건설시장과 아시아 시장이 각각 7.0%, 3.4% 성장하는 등 건설사의 먹거리가 늘어날 전망이다.

그러나 글로벌 경제를 위협하는 요소가 곳곳에 산재해 이 같은 성장 전망을 낙관하기는 어렵다. 이에 국내 건설사들이 해외건설 시장에서 지속가능한 경쟁력 확보를 위한 수주전략 전환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손 실장은 "인플레이션 장기화 속 스태그플레이션(저성장·고물가) 또는 경기침체 경고에도 불구하고 세계경제는 확대되고 있으나 확장 속도가 역사적으로 낮다"면서 "지정학적 불안에 따른 공급망 훼손과 인플레이션 장기화, 중국경제 둔화에 원자재 수요 위축 등 세계 경제를 위협하는 다양한 요인도 상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양호한 국제유가에 따른 우호적인 발주시장 환경 조성에도 불구하고 우리 기업의 수주 경쟁력은 약화된 상황"이라면서 "양적 성장, 투자 중심, 기술모방의 사업단위 수주에서 국가 보유 역량의 전략적 배분과 기업의 기술혁신을 통한 질적 성장이 가능한 시장 수주 기반으로 전략 체계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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