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영준 오뚜기 회장. (사진=오뚜기) 함영준 오뚜기 회장이 '글로벌 오뚜기'를 내세워 해외 매출 확대에 힘을 싣는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는 등 외형적 성장을 이끌었지만, 여전히 국내 매출 비중이 90%를 넘어 ‘내수기업’이라는 꼬리표는 떼지 못했었다. 함 회장은 올해 오뚜기 창립 55주년을 맞아 ‘글로벌 오뚜기’의 토대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오뚜기는 최근 '전 세계로 향하는 오뚜기'를 비전으로 세우고 중장기 사업목표를 2028년 글로벌 매출 1조원 달성으로 설정했다. 올해는 라면 수출 국가를 전세계 70개국으로 늘리고 수출액 1000억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함 회장은 올해 1월 임직원 대상 신년 메시지에서 “창립 55주년을 맞아 ‘보다 앞선 식품으로 보다 앞선 기업’이 되는 글로벌 오뚜기가 되도록 전진하자”고 주문하기도 했다. 오뚜기는 올해 베트남 현지 공장에서 할랄 푸드 생산에 주력하고, 이를 바탕으로 중동과 유럽 등 미개척 시장에도 도전한다. 미국에서도 현지 공장 설비를 증설한다. 현재까지는 국내에서 제조해 수출하는 비중이 매출의 2/3 정도로 큰 편이지만, 차차 현지 생산 비중을 늘려갈 예정이다. ◆착한 기업 이미지 쌓아온 ‘갓뚜기’, 안방은 튼튼 함영준 오뚜기 회장은 지난 1977년 오뚜기에 입사했다. 이후 1999년 대표이사 부사장, 2000년 대표이사 사장을 거쳐 2010년 대표이사 회장 자리에 올랐다. 오뚜기의 방향타를 쥔 뒤에는 국내 사업 다각화에 주력해왔다. 차(茶)와 건강기능식품, 가정간편식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는 한편, 핵심 품목인 라면의 경쟁력 강화에도 힘을 쏟았다. 특히 지난 2013년 단행한 진라면 리뉴얼은 맛과 식감 모두 호평받으며 시장 점유율을 대폭 확대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2008년 5%에 불과했던 진라면 점유율은 리뉴얼을 거치며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던 신라면을 위협하는 수준까지 성장했다. 특히 2021년 가격 인상 전까지 약 13년간 가격을 동결하며 ‘착한 라면’이라는 이미지를 구축했다. ‘착한’ 이미지는 라면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창업주인 고(故) 함태호 명예회장의 철학을 이어받아 비정규직을 채용하지 않고, 외부에 알리지 않고 심장병 어린이 후원사업을 수십년간 추진하는 등 미담은 기업 이미지 개선에 큰 역할을 했다. 특히 함 회장이 2016년 1500억원에 달하는 거액의 상속세를 편법 없이 분납하기로 한 결정이 화제가 되면서 ‘갓뚜기’라는 별칭을 얻을 정도였다. 여기에 라면에서부터 카레, 케찹 등에 이르기까지 경쟁 제품 대비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이 재조명받으며 국내에서 ‘착한 기업’의 대명사로 자리 잡았다. 함 회장은 “오뚜기 제품 하나하나에는 ‘고객 건강과 행복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오뚜기 철학이 담겨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글로벌 성장 최우선”…신시장 개척·K푸드 공략 역점 오뚜기는 국내에서 대표적인 종합식품기업으로서 입지를 다지며 꾸준히 외형적 성장을 거둬 왔다. 지난 2022년에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매출 3조원을 돌파하며 이른바 ‘3조 클럽’에 가입한 데 이어, 지난해 다시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하지만 실적 성장 속에서도 해외 매출 비중은 제자리 걸음 했다. 지난해 기준 오뚜기 전체 매출 3조4545억원 중 국내 비중이 90.4%를 차지한 반면 해외 비중은 9.6%에 불과했다. 국내 주요 식품기업들이 해외에서 연이어 성과를 거두며 점차 시장을 확대하는 것과 비교하면, 글로벌 비중 확대는 더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됐다. 오뚜기가 해외 시장을 등한시했던 것은 아니다. 함 회장은 지난 2019년 오뚜기 50주년을 맞아 ‘건강한 식문화로 세계와 함께하는 오뚜기’라는 새로운 비전을 발표하고 꾸준히 글로벌을 강조해왔다. 다만 경쟁사 대비 다소 늦은 시장 개척으로 최근 몇 년간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진 못했었다. 함 회장은 올해 해외 매출 비중을 끌어올리는 등 글로벌 성장을 최우선 순위로 설정했다. 이를 위해 지난해 하반기에는 해외사업팀을 글로벌 사업본부로 격상하기도 했다. 오뚜기는 올해 신규 국가와 유통망에 입점을 추진하고 있다. 중장기 사업목표인 ‘2028년 글로벌 매출 1조원 달성’과 ‘전 세계로 향하는 오뚜기(OTTOGI TO ALL OVER THE WORLD)’ 비전 실현을 위해 기존 수출 국가 외에 미개척 국가를 지속적으로 공략한다. 또 전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한류 열풍과 K-푸드 유행에 발맞춰 글로벌 시장에서 원하는 K-푸드 제품을 개발·공급함으로써 사업목표를 달성한다는 전략이다. 오뚜기는 지난해 8월 미주지역 생산법인 ‘오뚜기 푸드 아메리카’를 신설해 현지 생산과 판매를 통한 사업 확대를 준비하고 있다. 이르면 올 하반기 미국 법인을 통해 라면·소스·카레 등 수출 제품군을 확대한다. ‘오뚜기 베트남’에도 생산설비를 증설하며 중동 등 할랄(HALAL) 시장에서의 판로 확대를 모색할 계획이다.

[CEO열전] "내수기업 꼬리표 뗀다"…함영준號 ‘글로벌 오뚜기’ 탈바꿈

2028년 해외 매출 1조원 달성 목표…올해 라면 수출 70개국으로 확대
함영준 회장 “글로벌 오뚜기 되도록 전진” 주문…현지 생산 비중 확대
기업 이미지 힘입어 내수시장 입지 ‘튼튼’…글로벌 시장 최우선 목표로

김성준 기자 승인 2024.07.12 08:32 의견 0
함영준 오뚜기 회장. (사진=오뚜기)

함영준 오뚜기 회장이 '글로벌 오뚜기'를 내세워 해외 매출 확대에 힘을 싣는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는 등 외형적 성장을 이끌었지만, 여전히 국내 매출 비중이 90%를 넘어 ‘내수기업’이라는 꼬리표는 떼지 못했었다. 함 회장은 올해 오뚜기 창립 55주년을 맞아 ‘글로벌 오뚜기’의 토대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오뚜기는 최근 '전 세계로 향하는 오뚜기'를 비전으로 세우고 중장기 사업목표를 2028년 글로벌 매출 1조원 달성으로 설정했다. 올해는 라면 수출 국가를 전세계 70개국으로 늘리고 수출액 1000억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함 회장은 올해 1월 임직원 대상 신년 메시지에서 “창립 55주년을 맞아 ‘보다 앞선 식품으로 보다 앞선 기업’이 되는 글로벌 오뚜기가 되도록 전진하자”고 주문하기도 했다.

오뚜기는 올해 베트남 현지 공장에서 할랄 푸드 생산에 주력하고, 이를 바탕으로 중동과 유럽 등 미개척 시장에도 도전한다. 미국에서도 현지 공장 설비를 증설한다. 현재까지는 국내에서 제조해 수출하는 비중이 매출의 2/3 정도로 큰 편이지만, 차차 현지 생산 비중을 늘려갈 예정이다.

◆착한 기업 이미지 쌓아온 ‘갓뚜기’, 안방은 튼튼

함영준 오뚜기 회장은 지난 1977년 오뚜기에 입사했다. 이후 1999년 대표이사 부사장, 2000년 대표이사 사장을 거쳐 2010년 대표이사 회장 자리에 올랐다. 오뚜기의 방향타를 쥔 뒤에는 국내 사업 다각화에 주력해왔다. 차(茶)와 건강기능식품, 가정간편식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는 한편, 핵심 품목인 라면의 경쟁력 강화에도 힘을 쏟았다.

특히 지난 2013년 단행한 진라면 리뉴얼은 맛과 식감 모두 호평받으며 시장 점유율을 대폭 확대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2008년 5%에 불과했던 진라면 점유율은 리뉴얼을 거치며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던 신라면을 위협하는 수준까지 성장했다. 특히 2021년 가격 인상 전까지 약 13년간 가격을 동결하며 ‘착한 라면’이라는 이미지를 구축했다.

‘착한’ 이미지는 라면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창업주인 고(故) 함태호 명예회장의 철학을 이어받아 비정규직을 채용하지 않고, 외부에 알리지 않고 심장병 어린이 후원사업을 수십년간 추진하는 등 미담은 기업 이미지 개선에 큰 역할을 했다. 특히 함 회장이 2016년 1500억원에 달하는 거액의 상속세를 편법 없이 분납하기로 한 결정이 화제가 되면서 ‘갓뚜기’라는 별칭을 얻을 정도였다. 여기에 라면에서부터 카레, 케찹 등에 이르기까지 경쟁 제품 대비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이 재조명받으며 국내에서 ‘착한 기업’의 대명사로 자리 잡았다.

함 회장은 “오뚜기 제품 하나하나에는 ‘고객 건강과 행복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오뚜기 철학이 담겨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글로벌 성장 최우선”…신시장 개척·K푸드 공략 역점

오뚜기는 국내에서 대표적인 종합식품기업으로서 입지를 다지며 꾸준히 외형적 성장을 거둬 왔다. 지난 2022년에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매출 3조원을 돌파하며 이른바 ‘3조 클럽’에 가입한 데 이어, 지난해 다시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하지만 실적 성장 속에서도 해외 매출 비중은 제자리 걸음 했다. 지난해 기준 오뚜기 전체 매출 3조4545억원 중 국내 비중이 90.4%를 차지한 반면 해외 비중은 9.6%에 불과했다. 국내 주요 식품기업들이 해외에서 연이어 성과를 거두며 점차 시장을 확대하는 것과 비교하면, 글로벌 비중 확대는 더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됐다.

오뚜기가 해외 시장을 등한시했던 것은 아니다. 함 회장은 지난 2019년 오뚜기 50주년을 맞아 ‘건강한 식문화로 세계와 함께하는 오뚜기’라는 새로운 비전을 발표하고 꾸준히 글로벌을 강조해왔다. 다만 경쟁사 대비 다소 늦은 시장 개척으로 최근 몇 년간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진 못했었다. 함 회장은 올해 해외 매출 비중을 끌어올리는 등 글로벌 성장을 최우선 순위로 설정했다. 이를 위해 지난해 하반기에는 해외사업팀을 글로벌 사업본부로 격상하기도 했다.

오뚜기는 올해 신규 국가와 유통망에 입점을 추진하고 있다. 중장기 사업목표인 ‘2028년 글로벌 매출 1조원 달성’과 ‘전 세계로 향하는 오뚜기(OTTOGI TO ALL OVER THE WORLD)’ 비전 실현을 위해 기존 수출 국가 외에 미개척 국가를 지속적으로 공략한다. 또 전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한류 열풍과 K-푸드 유행에 발맞춰 글로벌 시장에서 원하는 K-푸드 제품을 개발·공급함으로써 사업목표를 달성한다는 전략이다.

오뚜기는 지난해 8월 미주지역 생산법인 ‘오뚜기 푸드 아메리카’를 신설해 현지 생산과 판매를 통한 사업 확대를 준비하고 있다. 이르면 올 하반기 미국 법인을 통해 라면·소스·카레 등 수출 제품군을 확대한다. ‘오뚜기 베트남’에도 생산설비를 증설하며 중동 등 할랄(HALAL) 시장에서의 판로 확대를 모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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