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의 자존심 싸움이자 사업 부문별 파워를 가늠할 수 있는 시공능력평가가 발표됐다. 시공능력평가는 단순한 줄 세우기가 아닌 각 건설사의 강점을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발주자가 적정한 건설업체를 선정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제도적 취지에 부합하는 방향이다. 이에 뷰어스가 각 건설사의 시공능력평가액을 항목별로 들여다본다. -편집자주-
최익훈 HDC현대산업개발 대표(왼쪽)와 한화 건설부문 김승모 대표. (사진=각 사)
복합개발의 두 강자인 HDC현대산업개발과 한화 건설부문이 시공능력평가에서 약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HDC현대산업개발은 1년 만에 10대 건설사 자리를 되찾았다. 한화 건설부문도 공사 실적이 크게 늘고 기술력에서 호평을 받으며 2013년 이후 10대 건설사 재진입 가능성을 높였다.
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HDC현대산업개발이 국토교통부가 매해 발표하는 '건설업체 시공능력평가'에서 지난해보다 한 단계 순위가 오른 10위를 기록했다. 이 회사의 올해 시공능력평가액은 5조1273억원으로 전년 대비 38.5% 급증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시공능력평가액이 크게 늘어난 요인은 경영평가액과 신인도평가액의 급증이다. 경영평가액은 2조771억원으로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70.8% 증가했다. 신인도평가액은 6714억원으로 158.0% 늘었다. 공사실적평가액(1조9582억원)과 기술능력평가액(4206억원)이 각각 7.5%, 4.0% 오른 것을 고려하면 상승폭이 가팔랐다.
HDC현대산업개발의 경영평가액상승은 지난해 실적이 직전해와 비교했을 때 크게 개선된 결과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지난해 별도 기준 연간 매출총이익과 영업이익은 각각 3550억원, 1893억원이다. 전년도와 비교했을 때 21%, 72.1% 늘어난 수준이다. 매출총이익률과 영업이익률도 8.5%, 4.6%로 비교적 양호했다.
재무구조 측면에서도 개선된 모습이다. 지난해 자본금이 3조818억원으로 직전해 대비 3.6% 늘어난 반면 부채는 3조6850억원으로 10.1% 줄었다. 부채비율은 119.6%로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18.2%포인트(p) 낮아졌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연내 대형 복합개발 프로젝트인 광운대 역세권 개발 착공을 예정한 만큼 향후 시공능력평가 공사실적이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한화 건설부문의 실적이 반영되는 한화는 시공능력평가액 4조9674억원으로 지난해보다 순위가 한 계단 오른 11위를 기록했다. 10위인 HDC현대산업개발과의 시공능력평가액 격차는 불과 2000억원 수준이다.
한화는 지난해 시공능력평가액이 3조6695억원에 그쳤으나 1년 만에 1조3000억원 가량이 늘었다. 공사실적평가액이 2조2164억원으로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33.5% 급증했다.
직전년도 토목 실적(5107억원)과 건축 실적(3조6754억원)이 각각 78.9%, 46.5% 늘었다. 비율적으로는 토목 실적의 상승세가 가팔랐으나 액수로 따지면 건축 실적은 조 단위로 상승했다.
한화의 건축 실적 상승은 아파트가 이끌었다. 아파트 기성액은 1조7512억원으로 전체 건설사 중 9위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2023년 시공능력평가 당시 직전년도 아파트 실적이 10위권 밖이었다는 걸 감안하면 비약적인 상승이다.
이외에도 기존의 강점을 가지고 있던 숙박시설 기성액이 7581억원, 기타건축공사분야 기성액 7236억원으로 두 공종에서 전체 1위에 올랐다.
한화는 공사실적평가액 외에도 기술능력평가액이 6910억원, 신인도평가액 9061억원으로 모두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한화는 향후 시공능력평가에서도 건설부문이 착공에 나설 복합개발 사업과 기존 대형 프로젝트의 공정 진행 결과가 계속해서 반영될 예정이다.
한화 건설부문 관계자는 "인스파이어 엔터테인먼트 리조트,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오시리아 메디타운 등 대규모 공사실적 증가와 더불어 지난해 다수의 한화포레나 단지들이 공사 및 입주를 하면서 기성에 반영된 결과 같다"면서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오리시아 메디타운은 계속해서 짓고 있으며 올해 하반기 서울역 북부역세권 복합개발사업도 착공 예정이라 이런 부분들이 향후 시공능력평가에도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