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건설 사옥 전경. (사진=금호건설)
금호건설이 원가율 개선에 애를 먹으면서 대규모 적자가 발생했다. 일회성 비용까지 더해지면서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성적표를 받았다.
23일 금호건설이 전자공시시스템 다트에 공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의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 1조86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4% 감소했다.
금호건설은 매출 감소와 더불어 수익성이 크게 악화했다. 영업손실 299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영업이익 109억원)와 비교했을 때 적자전환했다. 당기순손실도 400억원을 기록했다.
금호건설의 수익성 악화는 원가율 개선이 쉽지 않은 탓이다. 금호건설은 2분기 매출액이 5112억원을 기록했는데 매출원가는 이를 뛰어넘은 5249억원이다. 이에 상반기 전체 매출원가율은 99.5%에 달했다.
원가율 압박 속에 매출총이익은 49억원 수준에 머물렀는데 판관비가 34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9% 늘었다. 결국 대규모 적자를 피할 수 없었다.
금호건설의 재무건전성 지표도 나빠지고 있다. 올해 6월 말 기준 부채비율은 302.7%로 지난해 말(260.2%) 대비 42.5%포인트(p) 높아졌다. 부채총계가 6개월 동안 400억원이 늘어난 반면 자본총계는 500억원 이상이 빠져나간 결과다.
특히 순차입금이 6월 말 기준 1795억원으로 지난해 말과 비교했을 때 39.8% 급증했다. 순차입금비율도 27.3%에서 15.6%p 증가한 42.9%를 기록했다.
금호건설 측은 "건전한 재무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매분기 부채비율을 개선하기 위한 정책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호건설은 공공공사 수주 확대와 주택사업 새판짜기에 나서며 실적 반등 기틀을 마련한다. 특히 올해 주거 브랜드 '아테라'를 새롭게 론칭하고 조경특화 브랜드 '아트시스'도 선보이는 등 주택사업에서 대대적인 브랜드 리뉴얼에 나섰다.
다만 금호건설의 실적 반등은 단기간 내에 이뤄지기는 어렵다는 게 시장 전망이다.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은 "금호건설은 일부 현장 준공지연 관련 손실 및 원가 현실화 등 일회성 비용 영향으로 적자전환했는데 상대적으로 낮은 PF리스크와 높은 공공공사 비율에 힘입어 상대적으로 대규모 손실이 계속해서 발생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면서도 "의미있는 주택부문 실적 개선은 원가 믹스가 개선되는 내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