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 사옥 전경. (사진=연합뉴스)
태영그룹 알짜 계열사인 에코비트 매각이 마무리되면서 태영건설의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 졸업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27일 태영그룹에 따르면 전날 태영그룹 지주회사인 티와이홀딩스는 KKR과 공동으로 보유하고 있는 에코비트 지분을 IMM컨소시엄에게 전부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지분 매각 대금은 2조700억원이다.
티와이홀딩스는 KKR과 함께 에코비트 지분을 50%씩 보유 중이다. 단순 지분으로 계산하면 티와이홀딩스의 수령액은 1조원 안팎이 돼야 한다. 그러나 태영건설에 대한 자금지원 목적으로 에코비트 지분 전부를 담보로 KKR로부터 약 4000억원 상당의 자금을 조달한 바 있어 이를 상환해야 한다. 공동매각 협의에 의한 정산결과 등에 따라서도 매각대금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게 티와이홀딩스의 설명이다.
에코비트 매각은 워크아웃에 들어간 태영건설의 핵심 자구계획으로 꼽힌다. 에코비트는 경기 변동의 영향이 덜한 폐기물처리 업체로 지난해 연간 매출 6744억원, 영업이익은 1100억원이다. 영업이익률이 16% 내외로 안정적인 수익성을 보였다.
태영건설은 에코비트 매각으로 워크아웃 조기졸업에 청신호를 켰다. 2조5000억원 가량의 대규모 우발 채무를 감당하는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올해 1월부터 워크아웃에 들어간 뒤, 그룹 차원에서 마련한 에코비트 매각 등 1조6000억원 규모의 자구안을 바탕으로 재무구조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태영건설은 지난해 말 연결 기준 자본 총계가 마이너스 (-)5617억원으로 자본잠식에 빠졌으나 자구안에 따라 최근 출자전환과 영구채발행에 나섰고 올해 상반기에 자본잠식 상태를 해소했다. 채권단과 워크아웃 이행기간을 3년 내로 약정했으나 이를 앞당길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태영그룹의 태영건설 자구 계획에 맞춰 대부분의 자산 매각이 진척을 보이고 있다. 여의도 사옥 태영빌딩 매각은 최근 SK그룹 리츠 투자·운용 전문 기업인 디앤디인베스트먼트(DDI)가 인수 우선협상자 지위를 확보한 상태다. 블루원 소유 디아너스CC 골프장도 지난 4월 강동그룹에 매각했다.
태영건설이 보유한 세운5구역 재개발 시공권과 골프장 루나엑스도 매각 대상이다. 세운5구역 재개발 시공권과 지분은 GS건설이 인수했으며 루나엑스는 매각 추진 단계다.
태영건설 관계자는 "출자전환·영구채 발행 등을 통한 자본잠식 상태 해소, 티와이홀딩스 등 대주주 지분 무상감자, 주요 자산 매각 등 당초 채권단과 약정한 재무구조 개선 등의 자구계획 이행을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