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와 미국 제네럴 모터스(GM)가 포괄적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12일 미국 뉴욕에 위치한 제네시스하우스에서 체결했다. (왼쪽부터) 메리 바라GM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MOU 후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글로벌 완성차 업계가 잇단 동맹을 맺고 있다. 현대차는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기술 개발과 생산까지 포괄적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다. 수소전기차 분야 등과 같이 미래차 개발에도 협력한다는 방침이다. 토요타도 BMW와 수소전기차를 공동 개발하겠다고 발표했다. 세계 완성차 업계 선두를 달리는 이들 기업들이 동맹을 맺는 데는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속 유럽과 남미 등에서부터 중국의 저가 전기차 공세가 이어지고 있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는 전기·수소·자율주행차 등 패러다임 변화와 신기술 개발이 필요한 시점에서 한 기업이 혼자 감당하기에는 어려움이 있기에 동맹관계가 두드러지고 있다고 봤다. ■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메리바라 GM 회장과 맞손…“전략분야 협력” 13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한국시간으로 12일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과 GM 메리바라 회장이 미국 뉴욕에 위치한 제네시스하우스에서 만나 포괄적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구체적인 협력 내용은 추후 공개한다는 입장이다. 현대차그룹은 “양사는 향후 주요 전략 분야에서 상호 협력하고 생산 비용 절감, 효율성 증대와 다양한 제품군을 고객에게 신속히 제공하기 위한 방안 등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논의는 단기간에 결정한 사안은 아니고, 그간 양사가 수개월에 걸쳐 광범위한 협업 주제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전기·수소차 기술 등의 미래자동차 분야에서 협력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양사는 내연기관차뿐 아니라 친환경 에너지와 전기·수소차 기술의 공동 개발 등을 통해 생산 비용 절감 등의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또한 배터리 원자재와 철강, 기타 소재의 통합 조달 방안도 논의하기로 했다. 현대차그룹이 미국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에서 전기차 전용 신공장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기공식을 가진 가운데 정의선 회장이 기공식 기념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당장 미국만 해도 대선에 따라서 전기차와 배터리 분야 등에서 지원 정책이 달라질 상황에 놓였다. 캐즘 속에서 하이브리드차가 인기를 끄는 등 완성차 업계의 방향성이 불확실하다. 이 때문에 현대차의 경우는 오는 10월 미국 조지아 전기차 전용 공장에서 하이브리드차를 생산할 수 있도록 바꾸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현대차와 GM은 글로벌 주요 시장과 차량 세그멘트별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기회를 탐색할 수 있을 것”이라며, “양사가 보유한 전문성과 혁신적 기술을 기반으로 효율성을 높이고 고객 가치를 제고하겠다”고 밝혔다. ■ 토요타-BMW, 수소전기차 공동 개발 추진…폭스바겐, 미 리비안에 투자 현대차와 GM의 동맹에 앞서 동맹 관계를 맺은 완성차는 세계 자동차 판매 1위인 토요타와 BMW이다. 토요타와 BMW는 수소전기차를 공동 개발하겠다고 지난달 발표했다. 토요타는 지난해 전 세계에서 1123만대를 판매해 1위를 기록했다 이어 독일 폭스바겐그룹이 924만대, 현대차그룹이 730만여대로 3위다. 토요타와 BMW의 연합은 현대차와 GM이 손을 잡는데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이 높다. 토요타와 BMW는 수소차 연구개발에 오랜기간 투자를 한 토요타가 BMW에 수소연료전기촤 수소탱크 핵심 부품을 공급하는 방식으로 협력하기로 했다. BMW 그룹 수소기술 분야를 총괄 위르겐 굴트너(Jurgen Guldner) 박사가 인천 영종도 BMW 드라이빙 센터에서 열린 ‘BMW iX5 하이드로젠 데이’에서 설명하고 있다. (사진=BMW 코리아) 이를 통해 BMW는 오는 2028년에는 수소전기차를 내놓을 계획이다. BMW는 현재 수소 전기차 ‘iX5 하이드로젠’을 시험 운행하고 있다 이는 1회 충전으로 500km를 주행할 수 있고, 수소 충전은 5분 이내로 가능하다. 또한 토요타와 BMW 그룹은 비용 절감과 승용차 구동장치 개발에 협력하기로 했고, 이 기술은 상용차에도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양사는 기대했다. 앞서 지난 6월에는 폭스바겐그룹이 미국 전기차 업체 리비안에 투자를 결정하고 협력 관계를 맺기로 했다. ■ 中 BYD 등 유럽·남미 중심으로 저가 공세…폭스바겐 독일 공장 폐쇄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동맹은 중국 비야디(BYD) 등이 저가 전기차 공세로 유럽과 남미 시장부터 치고 올라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중국 BYD나 지리그룹 등 중국 완성차 업체는 자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아래 저가 공세를 펼치고 있다. 이 때문에 글로벌 완성차 업계가 위기를 맞고 있다. 실제로 세계 판매량 2위를 가진 폭스바겐그룹은 독일 내 공장을 폐쇄하기로 결정하기도 했다. 배터리와 소재 분야에서도 중국이 저가 공세로 위협하고 있다. 예를 들어 배터리 소재 분야에서 국내 유일한 음극재를 생산하는 포스코퓨처엠의 경우 음극재인 흑연 생산량이 절반으로 줄며 위협을 받고 있다. 전 세계 음극재 생산에서 1위부터 9위까지가 중국 기업이며, 10위가 한국이다. 국내 배터리사들조차 저가의 중국산 음극재를 활용하는 사례가 많은 것이 현실이라고 업계 관계자는 토로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잇단 동맹을 맺는 이유다. 현대차그룹과 GM은 배터리와 철강, 기타 소재에서도 협력한다는 것도 이러한 중국의 정부 지원 아래 추진되는 저가 공세에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 “1980년대 중반부터 전략적 제휴 시작…패러다임·신기술 개발 등 돌파구” 이항구 자동차융합기술원 원장은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의 동맹은 사실 1980년대 중반 이후로 볼 수 있다”며 “각국의 공정거래법상 기업 간 공동 연구개발과 생산이 금지됐었지만, 1980년 중반부터 미국이 어려워지면서 법을 바꾸면서 미국 기업들이 각국 기업들과 전략적 제휴를 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동맹의 이유는 세 가지로 들 수 있는데, ‘돌파구 마련, 패러다임 변화, 신기술 개발’이 필요할 때”라며 “중국이 유럽을 중심으로 저가 전기차를 내놓고 전기차 전환의 패러다임 변화가 있다. 또 자율주행차나 수소차와 같은 신기술 개발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율주행차나 수소차 등 기술 개발을 추진할 것도 많은데 한 기업이 혼자 하기엔 벅차다”며 “현재 네트워크들을 보면 토요타-BMW, 르노-닛산-혼다, 폭스바겐-리비안, 스텔란티스(푸조-지프-피아트-마세라티 등), 현대차-GM 등 5개 정도로 손을 잡고 있다”고 했다. 그는 “국내에선 현대차그룹이 그간 수직계열화를 해오다가 작은 규모의 전략적 제휴는 있었는데, 이번에 GM이라는 큰 규모의 전략적 제휴가 추진된 것”이라며 “현재는 MOU 수준으로 얘기가 나왔지만, 앞으로는 전략적 기술제휴나 판매제휴 등으로 구체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차-GM·토요타-BMW…글로벌 車 잇단 동맹 이유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메리바라 GM 회장과 맞손…"전략 분야 협력"
토요타-BMW, 수소전기차 공동 개발 추진…폭스바겐, 미 리비안에 투자
전문가 "80년대부터 전략적 제휴…패러다임 변화·신기술 개발 등 돌파구 마련"

손기호 기자 승인 2024.09.13 10:56 의견 0
현대자동차와 미국 제네럴 모터스(GM)가 포괄적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12일 미국 뉴욕에 위치한 제네시스하우스에서 체결했다. (왼쪽부터) 메리 바라GM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MOU 후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글로벌 완성차 업계가 잇단 동맹을 맺고 있다. 현대차는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기술 개발과 생산까지 포괄적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다. 수소전기차 분야 등과 같이 미래차 개발에도 협력한다는 방침이다. 토요타도 BMW와 수소전기차를 공동 개발하겠다고 발표했다.

세계 완성차 업계 선두를 달리는 이들 기업들이 동맹을 맺는 데는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속 유럽과 남미 등에서부터 중국의 저가 전기차 공세가 이어지고 있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는 전기·수소·자율주행차 등 패러다임 변화와 신기술 개발이 필요한 시점에서 한 기업이 혼자 감당하기에는 어려움이 있기에 동맹관계가 두드러지고 있다고 봤다.

■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메리바라 GM 회장과 맞손…“전략분야 협력”

13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한국시간으로 12일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과 GM 메리바라 회장이 미국 뉴욕에 위치한 제네시스하우스에서 만나 포괄적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구체적인 협력 내용은 추후 공개한다는 입장이다. 현대차그룹은 “양사는 향후 주요 전략 분야에서 상호 협력하고 생산 비용 절감, 효율성 증대와 다양한 제품군을 고객에게 신속히 제공하기 위한 방안 등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논의는 단기간에 결정한 사안은 아니고, 그간 양사가 수개월에 걸쳐 광범위한 협업 주제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전기·수소차 기술 등의 미래자동차 분야에서 협력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양사는 내연기관차뿐 아니라 친환경 에너지와 전기·수소차 기술의 공동 개발 등을 통해 생산 비용 절감 등의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또한 배터리 원자재와 철강, 기타 소재의 통합 조달 방안도 논의하기로 했다.

현대차그룹이 미국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에서 전기차 전용 신공장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기공식을 가진 가운데 정의선 회장이 기공식 기념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당장 미국만 해도 대선에 따라서 전기차와 배터리 분야 등에서 지원 정책이 달라질 상황에 놓였다. 캐즘 속에서 하이브리드차가 인기를 끄는 등 완성차 업계의 방향성이 불확실하다. 이 때문에 현대차의 경우는 오는 10월 미국 조지아 전기차 전용 공장에서 하이브리드차를 생산할 수 있도록 바꾸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현대차와 GM은 글로벌 주요 시장과 차량 세그멘트별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기회를 탐색할 수 있을 것”이라며, “양사가 보유한 전문성과 혁신적 기술을 기반으로 효율성을 높이고 고객 가치를 제고하겠다”고 밝혔다.

■ 토요타-BMW, 수소전기차 공동 개발 추진…폭스바겐, 미 리비안에 투자

현대차와 GM의 동맹에 앞서 동맹 관계를 맺은 완성차는 세계 자동차 판매 1위인 토요타와 BMW이다. 토요타와 BMW는 수소전기차를 공동 개발하겠다고 지난달 발표했다. 토요타는 지난해 전 세계에서 1123만대를 판매해 1위를 기록했다 이어 독일 폭스바겐그룹이 924만대, 현대차그룹이 730만여대로 3위다.

토요타와 BMW의 연합은 현대차와 GM이 손을 잡는데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이 높다. 토요타와 BMW는 수소차 연구개발에 오랜기간 투자를 한 토요타가 BMW에 수소연료전기촤 수소탱크 핵심 부품을 공급하는 방식으로 협력하기로 했다.

BMW 그룹 수소기술 분야를 총괄 위르겐 굴트너(Jurgen Guldner) 박사가 인천 영종도 BMW 드라이빙 센터에서 열린 ‘BMW iX5 하이드로젠 데이’에서 설명하고 있다. (사진=BMW 코리아)


이를 통해 BMW는 오는 2028년에는 수소전기차를 내놓을 계획이다. BMW는 현재 수소 전기차 ‘iX5 하이드로젠’을 시험 운행하고 있다 이는 1회 충전으로 500km를 주행할 수 있고, 수소 충전은 5분 이내로 가능하다.

또한 토요타와 BMW 그룹은 비용 절감과 승용차 구동장치 개발에 협력하기로 했고, 이 기술은 상용차에도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양사는 기대했다.

앞서 지난 6월에는 폭스바겐그룹이 미국 전기차 업체 리비안에 투자를 결정하고 협력 관계를 맺기로 했다.

■ 中 BYD 등 유럽·남미 중심으로 저가 공세…폭스바겐 독일 공장 폐쇄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동맹은 중국 비야디(BYD) 등이 저가 전기차 공세로 유럽과 남미 시장부터 치고 올라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중국 BYD나 지리그룹 등 중국 완성차 업체는 자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아래 저가 공세를 펼치고 있다. 이 때문에 글로벌 완성차 업계가 위기를 맞고 있다. 실제로 세계 판매량 2위를 가진 폭스바겐그룹은 독일 내 공장을 폐쇄하기로 결정하기도 했다.

배터리와 소재 분야에서도 중국이 저가 공세로 위협하고 있다. 예를 들어 배터리 소재 분야에서 국내 유일한 음극재를 생산하는 포스코퓨처엠의 경우 음극재인 흑연 생산량이 절반으로 줄며 위협을 받고 있다. 전 세계 음극재 생산에서 1위부터 9위까지가 중국 기업이며, 10위가 한국이다. 국내 배터리사들조차 저가의 중국산 음극재를 활용하는 사례가 많은 것이 현실이라고 업계 관계자는 토로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잇단 동맹을 맺는 이유다. 현대차그룹과 GM은 배터리와 철강, 기타 소재에서도 협력한다는 것도 이러한 중국의 정부 지원 아래 추진되는 저가 공세에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 “1980년대 중반부터 전략적 제휴 시작…패러다임·신기술 개발 등 돌파구”

이항구 자동차융합기술원 원장은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의 동맹은 사실 1980년대 중반 이후로 볼 수 있다”며 “각국의 공정거래법상 기업 간 공동 연구개발과 생산이 금지됐었지만, 1980년 중반부터 미국이 어려워지면서 법을 바꾸면서 미국 기업들이 각국 기업들과 전략적 제휴를 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동맹의 이유는 세 가지로 들 수 있는데, ‘돌파구 마련, 패러다임 변화, 신기술 개발’이 필요할 때”라며 “중국이 유럽을 중심으로 저가 전기차를 내놓고 전기차 전환의 패러다임 변화가 있다. 또 자율주행차나 수소차와 같은 신기술 개발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율주행차나 수소차 등 기술 개발을 추진할 것도 많은데 한 기업이 혼자 하기엔 벅차다”며 “현재 네트워크들을 보면 토요타-BMW, 르노-닛산-혼다, 폭스바겐-리비안, 스텔란티스(푸조-지프-피아트-마세라티 등), 현대차-GM 등 5개 정도로 손을 잡고 있다”고 했다.

그는 “국내에선 현대차그룹이 그간 수직계열화를 해오다가 작은 규모의 전략적 제휴는 있었는데, 이번에 GM이라는 큰 규모의 전략적 제휴가 추진된 것”이라며 “현재는 MOU 수준으로 얘기가 나왔지만, 앞으로는 전략적 기술제휴나 판매제휴 등으로 구체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저작권자 ⓒ뷰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