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오른쪽) SK그룹 회장과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지난 4월24일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는 엔비디아 본사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최태원 SK 회장 SNS) 인공지능(AI)용 고대역폭메모리(HBM)에 국내 대표적 반도체 기업이 울고 웃었다. 창립 41주년을 맞은 SK하이닉스는 HBM 메모리 세계 1위를 내세우며 기술력을 자부한 반면, 삼성전자는 부진한 실적과 함께 반도체 부문 수장이 공개적인 반성문을 내놓으며 쇄신을 다짐했다. ■ 41주년 SK하이닉스, HBM 1위 자신감…“AI 시대 주도” 11일 SK하이닉스는 올해 창립 41주년을 맞아 40년간 쌓아올린 기술경쟁력을 내세우며 ‘40+1 르네상스 원년’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는 전날 뉴스룸을 통해 세계 AI 메모리 시장 선두의 배경으로 ‘AI 산업의 성장’을 꼽았다. 이러한 시장 변화에 맞춰 대용량 데이터를 빠르게 전달하는 HBM 개발에 집중해 세계 1위라는 타이틀을 목에 걸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009년부터 HBM 개발에 심혈을 기울였다. 당시 실리콘관통전극(TSV), 웨이퍼레벨패키지(WLP) 기술이 메모리 성능의 한계를 극복할 것으로 보고 회사는 개발에 착수했다. 이를 바탕으로 4년 후 1세대 HBM을 출시했다. 하지만 고성능 컴퓨팅 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아 당시 시장 반응은 기대 이하였다. 그러나 SK하이닉스는 ‘최고 성능’을 목표하고 후속 개발에 나섰다고 했다. SK하이닉스는 “열 방출과 생산성이 높은 MR-MUF 기술을 HBM2E에 적용해 시장 판도를 바꿨다”며 “이후 얇은 칩 적층, 열 방출, 생산성이 모두 탁월한 어드밴스드 MR-MUF 기술을 기발해 HBM3와 HBM3E에 적용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기술을 바탕으로 지난해에는 HBM3 12단(24GB) 양산에 성공했다. 올해 들어서는 HBM3E 12단(36GB) 양산에 성공하며 ‘HBM 분야 세계 1위’라는 타이틀을 유지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AI 컴퓨팅에 최적화된 HBM3를 엔비디아에 공급하기 시작하면서 전 세계에서 AI 반도체 선두 입지를 굳혔다. SK하이닉스의 HBM 시장에서의 점유율은 50%를 기록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4월 미국 인디애나주에서 어드밴스드 패키징 생산기지 건설을 위한 투자 협약도 체결했다. 이곳에서 차세대 HBM 등 AI 메모리를 집중 생산한다는 방침이다. 같은 달에는 대만 TSMC와 기술 협약을 맺으면서, 고객사, 파운드리, 메모리 기업 간 3자 협업 체계를 구축했다. 현재 SK하이닉스는 40년간 축적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AI 메모리를 개발하며 다음을 준비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올해는 PIM, CXL, AI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등으로 라인업을 강화하며 르네상스의 원년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온디바이스 AI 노트북·스마트폰에 대응하기 위한 메모리 제품에서도 자신감을 나타냈다. AI 스마트폰 성능을 높이는 저전력 D램 ‘LPDDR5X’를 지난 2022년 11월 출시했고 지난해 1월에는 향상된 ‘LPDDR5T’를 선보였다. 같은 해 11월에는 모듈화한 ‘LPCAMM2’를 내놨다. 이 제품은 AI PC에서 높은 성능이 기대된다. SK하이닉스는 “41주년을 맞은 회사는 HBM 1등 리더십을 지키는 가운데 차세대 반도체 시장에서도 주도권을 확보할 것”이라면서 “모든 제품이 AI의 핵심 동력으로 작동하는 시대를 선도해 나가고자 한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 반도체 수장의 ‘반성문’…“기술경쟁력 복원, 조직문화 개선” 반면 삼성전자는 지난 8일 반도체 수장이 직접 나서서 고객과 투자자, 임직원 등을 향해 공개 사과를 하며 ‘반성문’을 내놨다. 이날 삼성전자는 공시를 통해 올해 3분기 매출 79조원, 영업이익 9조1000억원을 잠정 기록했다고 밝혔다. 반도체 불황 때인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로는 매출 17.21%, 영업이익 274.49% 증가했지만, 시장 기대치인 매출 80조9003억원, 영업이익 10조7717억원 추정치에는 못 미치는 실적을 내놨다. 전영현 삼성전자 신임 DS부문장(부회장) (사진=삼성전자) 지난 5월 DS(반도체)부문 수장으로 새로 투입된 전영현 부회장은 3분기 잠정실적 발표 후 “걱정을 끼쳐서 송구하다”는 말과 함께 ‘기술 근원 경쟁력 복원’, ‘철저한 미래 준비’, ‘조직문화 개선’을 주요 내용으로 제시하며 재도약을 다짐했다. 그간 메모리반도체 1위였던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에 HBM3E를 납품하지 못했다. 삼성전자와 함께 반도체 빅3라고 불리는 SK하이닉스, 미국 마이크론은 모두 엔비디아에 HBM3E 제품을 납품하고 있지만 삼성만 빠진 것이다. 또한 3분기 실적이 저조한 이유로 시장에서는 D램 수요가 더딘 점이 지적됐다. D램은 삼성전자가 주도권을 갖고 있었다. PC, 스마트폰 등 전방 제품에서 판매 부진이 이어지면서 D램 수요도 덩달아 부진했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의 적자가 오랜기간 이어진 것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전 부회장은 고강도 인적 쇄신을 암시했다. 그는 “지금 저희가 처한 엄중한 상황도 꼭 재도약의 계기로 만들겠다”며 “위기 극복을 위해 저희 경영진이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연말 인사에서 DS부문 임원을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메모리·파운드리·시스템LSI 등 3개 사업부의 수장과 최고기술책임자(CTO), 제조 및 기술 담당 등 사장단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HBM에 웃고, 울고…SK하이닉스 '자신감', 삼성 '쇄신 다짐'

41주년 SK하이닉스, HBM 1위 자신감…"AI 시대 주도"
삼성, 반도체 수장의 '반성문'…"기술경쟁력 복원, 조직문화 개선"

손기호 기자 승인 2024.10.11 12:20 의견 0
최태원(오른쪽) SK그룹 회장과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지난 4월24일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는 엔비디아 본사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최태원 SK 회장 SNS)


인공지능(AI)용 고대역폭메모리(HBM)에 국내 대표적 반도체 기업이 울고 웃었다. 창립 41주년을 맞은 SK하이닉스는 HBM 메모리 세계 1위를 내세우며 기술력을 자부한 반면, 삼성전자는 부진한 실적과 함께 반도체 부문 수장이 공개적인 반성문을 내놓으며 쇄신을 다짐했다.

■ 41주년 SK하이닉스, HBM 1위 자신감…“AI 시대 주도”

11일 SK하이닉스는 올해 창립 41주년을 맞아 40년간 쌓아올린 기술경쟁력을 내세우며 ‘40+1 르네상스 원년’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는 전날 뉴스룸을 통해 세계 AI 메모리 시장 선두의 배경으로 ‘AI 산업의 성장’을 꼽았다. 이러한 시장 변화에 맞춰 대용량 데이터를 빠르게 전달하는 HBM 개발에 집중해 세계 1위라는 타이틀을 목에 걸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009년부터 HBM 개발에 심혈을 기울였다. 당시 실리콘관통전극(TSV), 웨이퍼레벨패키지(WLP) 기술이 메모리 성능의 한계를 극복할 것으로 보고 회사는 개발에 착수했다. 이를 바탕으로 4년 후 1세대 HBM을 출시했다. 하지만 고성능 컴퓨팅 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아 당시 시장 반응은 기대 이하였다.

그러나 SK하이닉스는 ‘최고 성능’을 목표하고 후속 개발에 나섰다고 했다. SK하이닉스는 “열 방출과 생산성이 높은 MR-MUF 기술을 HBM2E에 적용해 시장 판도를 바꿨다”며 “이후 얇은 칩 적층, 열 방출, 생산성이 모두 탁월한 어드밴스드 MR-MUF 기술을 기발해 HBM3와 HBM3E에 적용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기술을 바탕으로 지난해에는 HBM3 12단(24GB) 양산에 성공했다. 올해 들어서는 HBM3E 12단(36GB) 양산에 성공하며 ‘HBM 분야 세계 1위’라는 타이틀을 유지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AI 컴퓨팅에 최적화된 HBM3를 엔비디아에 공급하기 시작하면서 전 세계에서 AI 반도체 선두 입지를 굳혔다. SK하이닉스의 HBM 시장에서의 점유율은 50%를 기록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4월 미국 인디애나주에서 어드밴스드 패키징 생산기지 건설을 위한 투자 협약도 체결했다. 이곳에서 차세대 HBM 등 AI 메모리를 집중 생산한다는 방침이다. 같은 달에는 대만 TSMC와 기술 협약을 맺으면서, 고객사, 파운드리, 메모리 기업 간 3자 협업 체계를 구축했다.

현재 SK하이닉스는 40년간 축적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AI 메모리를 개발하며 다음을 준비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올해는 PIM, CXL, AI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등으로 라인업을 강화하며 르네상스의 원년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온디바이스 AI 노트북·스마트폰에 대응하기 위한 메모리 제품에서도 자신감을 나타냈다. AI 스마트폰 성능을 높이는 저전력 D램 ‘LPDDR5X’를 지난 2022년 11월 출시했고 지난해 1월에는 향상된 ‘LPDDR5T’를 선보였다. 같은 해 11월에는 모듈화한 ‘LPCAMM2’를 내놨다. 이 제품은 AI PC에서 높은 성능이 기대된다.

SK하이닉스는 “41주년을 맞은 회사는 HBM 1등 리더십을 지키는 가운데 차세대 반도체 시장에서도 주도권을 확보할 것”이라면서 “모든 제품이 AI의 핵심 동력으로 작동하는 시대를 선도해 나가고자 한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 반도체 수장의 ‘반성문’…“기술경쟁력 복원, 조직문화 개선”

반면 삼성전자는 지난 8일 반도체 수장이 직접 나서서 고객과 투자자, 임직원 등을 향해 공개 사과를 하며 ‘반성문’을 내놨다.

이날 삼성전자는 공시를 통해 올해 3분기 매출 79조원, 영업이익 9조1000억원을 잠정 기록했다고 밝혔다. 반도체 불황 때인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로는 매출 17.21%, 영업이익 274.49% 증가했지만, 시장 기대치인 매출 80조9003억원, 영업이익 10조7717억원 추정치에는 못 미치는 실적을 내놨다.

전영현 삼성전자 신임 DS부문장(부회장) (사진=삼성전자)


지난 5월 DS(반도체)부문 수장으로 새로 투입된 전영현 부회장은 3분기 잠정실적 발표 후 “걱정을 끼쳐서 송구하다”는 말과 함께 ‘기술 근원 경쟁력 복원’, ‘철저한 미래 준비’, ‘조직문화 개선’을 주요 내용으로 제시하며 재도약을 다짐했다.

그간 메모리반도체 1위였던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에 HBM3E를 납품하지 못했다. 삼성전자와 함께 반도체 빅3라고 불리는 SK하이닉스, 미국 마이크론은 모두 엔비디아에 HBM3E 제품을 납품하고 있지만 삼성만 빠진 것이다.

또한 3분기 실적이 저조한 이유로 시장에서는 D램 수요가 더딘 점이 지적됐다. D램은 삼성전자가 주도권을 갖고 있었다. PC, 스마트폰 등 전방 제품에서 판매 부진이 이어지면서 D램 수요도 덩달아 부진했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의 적자가 오랜기간 이어진 것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전 부회장은 고강도 인적 쇄신을 암시했다. 그는 “지금 저희가 처한 엄중한 상황도 꼭 재도약의 계기로 만들겠다”며 “위기 극복을 위해 저희 경영진이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연말 인사에서 DS부문 임원을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메모리·파운드리·시스템LSI 등 3개 사업부의 수장과 최고기술책임자(CTO), 제조 및 기술 담당 등 사장단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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