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투자소득세(이하 금투세) 도입 논란이 종지부를 찍었다. 지난 4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금투세 폐지에 동의하면서다.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0년 6월 '금융세제 개편 방안'에서 금투세 도입을 발표한 지 4년여 만이다.
금투세 폐지는 과연 금융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증권가에선 코스피와 코스닥의 차별화 해소, 해외증시로 갔던 국내 투자자들의 국내 증시 복귀, 채권자금 이탈 감소 등을 기대하고 있다.
iM증권은 5일 보고서를 통해 금투세 폐지가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세 가지로 요약했다. 우선 코스피와 코스닥간 증시차별화 해소다. 이승재 애널리스트는 "코스닥 수급 상황이 크게 개선되면서 코스피와 코스닥간 차별화 현상이 해소될 공산이 높다"고 봤다.
사실 국내증시는 금투세 도입과 저평가 논란 속에서 타국 증시대비 수익률이 낮았다. 특히 코스피와 코스닥간 차별화는 극심했다. 이는 금투세 논란 속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은 코스닥이 금투세 도입시 타격을 많이 받을 것으로 예측됐기 때문이다.
이승재 애널리스트는 "외인과 기관 비중이 높은 코스피의 경우 금투세 도입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을 것으로 예상됐다"며 "실제 코스닥 거래대금은 금투세로 인한 자금 이탈 속에서 4조원대(10월28일)로 내려가며 올해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다음으로 국내 투자자들의 국내증시 복귀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금투세 논란이 일면서 국내 투자열기가 식고 세금 부담을 피하려는 투자자들이 해외증시로 발길을 돌린 바 있다. 실제 지난달 30일 투자자예탁금은 49조5973억원으로 올해 1월이후 최저 수준이다. 신용잔고 역시 17조원대로 하락세에 있었다.
이 애널리스트는 "투자 대기성 자금의 하락은 악화된 투자심리를 대변한다고 볼 수 있다"며 "이번 금투세 폐지를 통해 그들이 다시 국내로 복귀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고 기대했다.
이와 함께 채권자금 이탈 현상도 줄어들 여지가 생겼다는 분석이다. 이 애널리스트는 "금투세가 시행되면 채권은 250만원을 기본 공제한 뒤 매매차익의 22%(3억원 이상은 27.5%)를 세금으로 내야했다"며 "기본공제가 적다보니 투자 둔화 우려가 컸던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 금투세 폐지로 채권시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의 활기가 회복될 것이란 기대감이 흘러나온다. 이날 보고서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의 월간 채권 순매수 금액이 3조원을 넘기 시작한 2022년 7월부터 크게 늘어난 개인투자자 채권 잔고는 현재 소폭 하락 중이다. 지난 6월 55조원 수준이던 개인 채권잔고는 현재 53조7000억원 수준이다.
이 애널리스트는 "개인 투자 비중이 높은 국고채, 고금리 크레딧 채권에 대한 투자 수요가 덩달아 높아질 것으로 본다"며 "국고채 중에선 WGBI 편입으로 인해 수혜가 예상되는 초장기 국고채에 대한 매수세가 활발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금투세 폐기가 국내 ETF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 애널리스트는 "국내 ETF 시장은 국내 주식형 상품보다는 금리, 해외주식형 등 국내 주식형 외 상품 위주의 시장"이라며 "AUM 상위 ETF에서도 KODEX 200을 제외하면 국내 주식형 ETF를 찾아보기 어렵다보니 금투세 폐지로 개선된 개인투자자의 수급효과가 ETF시장에서는 크게 기대하기 힘들어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