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위성 데이터 기업 플래닛랩스(Planet Labs)가 지정학적 긴장 고조 속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전쟁과 분쟁이 격화되는 국제 정세 속에서 하루 단위로 전 세계를 관측할 수 있는 유일한 민간 위성망을 보유한 이 회사는 전략 감시 인프라로서의 역할을 강화하며 주목받고 있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중동 분쟁, 남중국해와 대만해협 등의 불안정성은 국가 및 방산 기업의 감시 수요를 급증시켰고, 이는 곧 위성 영상 기반 감시 인프라의 필요성으로 연결됐다. 이 같은 수요 확대는 Planet Labs의 실적에도 뚜렷하게 반영됐다. 2025년 회계년도 1분기 기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한 6630만 달러를 기록했으며, 반복 매출 비중은 97%에 달해 수익의 안정성과 지속성을 입증했다.


Planet Labs의 사업 구조는 단순한 위성 영상 제공을 넘어, AI 기반 분석 서비스 ‘Analytic Feeds’를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 중이다. 해당 서비스는 위성 영상 내 선박, 차량, 도시 개발 등의 객체를 자동 인식하고 변화 감지를 수행해 요약 정보를 제공한다. 이로 인해 영상 단가가 높아지고 구독 유지율도 강화돼 수익성이 증가하고 있다.

기술적 진화도 눈에 띈다. Pelican-2 위성에는 NVIDIA Jetson AI가 내장돼 실시간 분석이 가능해졌으며, 이는 ‘지연된 사후 분석’의 한계를 극복하고 고객의 빠른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기반이 됐다. NATO와의 계약을 통해 AI 기반 이상 탐지 기능을 포함한 영상 분석 서비스를 제공한 점도 Planet Labs의 기술 우위를 보여주는 사례다.


동사는 SkySat과 PlanetScope라는 두 위성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으며, 각각 50cm 해상도의 고정밀 영상과 하루 1회 전 지구 촬영이 가능한 고빈도 영상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국방, 농업, 도시계획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지속적 지역 모니터링 수요를 충족시키고 있다. 특히, 이러한 반복적이고 누적되는 데이터 특성은 단발성 소비가 아닌 장기 구독 수익 모델을 형성하는 데 최적화돼 있다.

1분기 기준 계약 잔고(RPO)는 5억 24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28% 증가하며 수익 가시성이 강화됐다. 특히 자유현금흐름(FCF)도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수익 구조의 체질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 위성 산업은 초기 고정비가 크지만, 일단 인프라가 구축되면 고객 수 증대와 서비스 확장에 따른 수익 증대가 비용 증가 없이 가능하다. 이러한 구조에서 Planet Labs는 손익분기점을 넘어 레버리지 구간에 진입한 것으로 평가된다.


글로벌 매출 확대도 주목된다. 유럽, 중동, 아시아 지역은 1분기 기준 전년 대비 30% 이상 매출 증가를 기록했고, 미국은 계절적 요인으로 주춤했지만 고수익 고객 중심 전략 전환이 가능하다는 분석이 제시된다.

결론적으로 Planet Labs는 단순 위성 영상 기업을 넘어, 전 지구적 감시와 실시간 AI 분석을 결합한 전략 플랫폼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지정학 리스크와 AI 기술의 진보라는 두 거시적 트렌드를 동시에 수혜받으며, 장기적으로 방산, 농업, 재난 대응 등 다양한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점할 가능성이 높다.


■ 필자인 한용희 그로쓰리서치 연구원은 투자자산운용사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으며, SBS Biz, 한국경제TV 등에 출연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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