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월별 최고가 거래비중. 직방
대출 규제 여파로 서울 아파트 거래가 위축되면서 최고가 거래 비중과 가격도 약세로 전환되는 모양새다. 이에 더해 전국 아파트 거래량과 거래액도 감소세가 대폭 커졌다. 국내외 금리인하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와 경기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감이 아파트 시장 회복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미 대선 승리로 인해 미 금리인하 지연 변수 등은 국내 부동산 시장에 불확실성을 더하는 변수가 될 전망이다.
18일 직방이 국토교통부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10월 서울 최고가 거래 비중은 전체 거래의 15.6%로 전체 3029건 중 472건 거래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 아파트 월별 최고가 거래 비중은 지난 5월 이후 4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다 10월 들어 감소세로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월 최고가 거래 건이 많이 감소한 자치구는 ▼서초구(53건->22건: -58%), ▼은평구(26건->12건:-54%), ▼중랑구(11건->7건:-36%), ▼금천구(6건->4건:-33%), ▼노원구(7건->5건:-29%)다. 특히, 9월 구축 및 신축 모두 최고가 거래가 많았던 서초구는 10월 들어서는 절반도 되지 않는 22건의 최고가 거래가 이뤄졌다.
서울 아파트 최고가 거래 비중이 5개월 만에 감소세로 전환했을 뿐 아니라 실거래가도 하락 전환했다.
전날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공동주택 실거래가지수에 따르면 지난 9월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지수는 0.01%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9개월 만에 하락세로 서울 아파트 실거래지수는 올해 들어 처음으로 하락 전환한 것.
서울 최고가 거래 비중과 실거래가지수가 하락세로 전환한 가장 큰 요인은 지난 9월 초부터 시작된 정부의 2단계 스트레스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의 파급력에다 그동안 수도권 아파트 거래시장의 거래량과 가격이 급반등했던 데 따른 피로감이 누적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올해 7월 9181건(계약일 기준), 8월 6474건을 기록한 후 대출 규제가 본격화한 9월 3089건으로 반토막났다. 10월 거래량도 3000여건 수준에 거래되는 데 그쳤다.
정책자금대출 제한 등 대출규제가 강화되고 자금줄이 막히자 매수자들의 거래 관망기조가 확산됨에 따라 최고가 거래사례도 줄어든 모습이다. 무엇보다 정부의 전방위 대출규제 영향으로 9~10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이 7~8월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어드는 등 매매시장 위축 분위기가 가격뿐만아니라 거래량에도 반영되고 있다.
최근 부동산플래닛에 따르면 지난 9월 서울의 아파트 거래금액은 전월(7조5845억원) 보다 53.4% 감소한 3조5335억원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크게 감소한 지역으로 나타났다.
부동산플래닛에 따르면 같은달 전국 부동산 매매시장 분석 결과 거래량과 거래금액이 모두 2개월 연속 직전월 대비 두 자릿수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지난 9월 전국 부동산 거래량은 총 7만1217건으로 8월(9만1139건) 대비 21.9% 감소했다. 월간 거래량을 기준으로 보면 올해 중 가장 낮은 수치다. 같은 달 거래금액은 27조2553억원으로 직전월 37조340억원 보다 26.4% 줄어들었다. 전년 동월(7만9294건, 26조34억원)과 비교하면 거래량은 10.2% 감소했으나 거래액은 4.8%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절대적인 최고가 거래 건수로는 강남구가 가장 많았다. 10월 강남구 최고가 거래 건수는 78건으로 전월(74건)보다 5.4% 늘었다. 대치동 대치아이파크 전용 84.93㎡이 32억원에 거래되며 종전 최고가 29억원(2023.10.30)을 갈아치웠고 압구정동 현대5차 전용 82.23㎡는 지난 8월 44억8000만원에 거래된 이후 10월 들어 47억(2024.10.12), 47억9800만원(2024.10.24)에 거래되며 연이어 최고가를 경신했다. 그 외 송파, 양천, 마포 등 도심 접근성 및 학군이 우수한 상급지 위주로 최고가 거래가 많았다.
직방 관계자는 "최근 수도권 아파트 중심으로 거래가 주춤한 가운데 정책대출 및 제2금융권의 대출이 제한되는 등 대출 규제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라면서 "연내까지는 고강도 대출규제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돼 매수를 고려했던 수요자들의 주요 자금줄이 막히며 당분간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는 짙은 관망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그는 "미 대선에서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됐고 국내 경제, 산업의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라면서 "미국 우선주의 정책 영향으로 인한 원화 인플레이션과 고환율이 예상되는 가운데 특히 금리가 변수다. 강력한 보호주의로 미국의 금리인하 속도가 늦춰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국내 기준금리 변동 가능성 및 부동산시장에 미칠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