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아파트 재건축 현장. (사진=연합뉴스) 비상장 대형건설사의 3분기 성적표가 자회사 실적에 엇갈렸다. 국내 주택경기 침체와 원가율 압박 속에서도 해외 법인과 같은 자회사가 분전하며 수익성을 지탱한 곳과 그렇지 못한 곳의 수익성이 극명한 대조를 보였다. 1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비상장 대형건설사 네 곳(현대엔지니어링·포스코이앤씨·롯데건설·SK에코플랜트)의 올해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나란히 악화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3분기 매출이 3조7883억원, 영업이익 52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9.8% 증가한 수준이나 영업이익은 21.3% 감소했다. 판관비가 16.4% 늘고 매출원가율도 95.9%를 기록하면서 0.4%포인트(p) 늘었다. 분기순손실은 185억원으로 전년 동기에 353억원의 순이익을 낸 것과 비교해 적자전환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자회사 실적을 포함하지 않은 별도 기준으로는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별도기준 영업손실은 139억원 가량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4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과 비교해 적자전환했다. 별도 기준 분기순손실도 527억원 수준으로 지난해 3분기 170억원의 순이익을 낸 것과는 대조적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실적을 떠받친 건 종속 해외법인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해외 매출 비중이 높고 대부분 해외 종속법인을 거쳐 실적을 집계하는 특성상 별도 기준 실적이 회사의 가치를 평가하는 기준으로 삼기는 어렵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지난 반기보고서와 3분기 보고서를 비교한 결과, 회사 해외종속법인 중 최대 매출을 올리고 있는 미국법인은 3분기 매출이 9715억원, 순이익은 333억원 가량으로 집계됐다. 해당 법인의 3분기 누적 매출은 3조4714억원으로 현대엔지니어링 해당 기간 전체 매출(11조9459억원)의 29% 가량을 차지한다. 특히 해당 법인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517억원으로 현대엔지니어링의 누적 순이익인 757억원을 상회한다. 사실상 회사의 수익성을 지탱하고 있는 셈이다. 반면 SK에코플랜트는 자회사의 실적 악화로 적자전환했다. SK에코플랜트는 3분기 연결기준 11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1209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것과는 대조적이다. SK에코플랜트의 매출도 역성장했다. SK에코플랜트의 매출은 2조1047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5866억원) 대비 18.6% 감소했다. SK에코플랜트는 현대엔지니어링과 달리 오히려 자회사 실적을 제외한 별도 기준에서 더 좋은 성적을 냈다. SK에코플랜트의 별도기준 매출은 1조3746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24.4% 늘었다. 연결기준 적자와 달리 575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면서 전년 동기 대비 19.6% 가량 수익률 개선에도 성공했다. 이 같은 실적은 자회사 SK에코엔지니어링과 SK오션플랜트의 매출감소, 원가율 상승 등 자회사 실적 저하에 따른 결과라는 게 SK에코플랜트의 설명이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4분기에는 자회사 편입이 완료된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 에센코어가 연결 실적에 본격 반영됨에 따라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한다"면서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과 더불어 우량자산 내재화에 따른 매출 증대, 수익성 향상, 재무안정성 개선 등 질적성장체계 구축을 완수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 포스코이앤씨는 판관비, 롯데건설은 원가율…부진한 수익성 포스코이앤씨와 롯데건설도 수익성 개선에 애를 먹고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후퇴했다. 포스코이앤씨의 3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2조4381억원, 영업이익은 46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0.7%, 17.6% 줄어든 규모다. 포스코이앤씨는 원가율 개선에 성공했으나 판관비 증가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포스코이앤씨의 올해 3분기 원가율은 92.7%로 전년 동기 대비 1%p 가량 낮췄다. 반면 판관비는 1120억원으로 15.6% 증가했다. 지난해 3분기 61억원 수준이었던 대손상각비가 270억원까지 늘어난 게 결정적이었다. 롯데건설은 매출 성장에는 성공했으나 수익성이 악화했다. 롯데건설의 3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2조27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2% 증가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5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1.7% 급감했다. 롯데건설은 판관비 상승폭이 크지 않았으나 원가율이 큰폭으로 높아졌다. 지난해 3분기 롯데건설의 원가율은 87.0% 수준이었으나 올해 같은 기간엔 이보다 5.5%p 상승한 92.5%를 나타냈다. 매출 성장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한 배경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대손상각비용의 증가나 치솟은 원가율 모두 건설경기 침체 현황을 드러내는 부분"이라면서 "침체가 장기화하고 있어 각 건설사마다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거나 원가율 개선에 힘쓰고 있지만 단기간에 성과를 보이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대엔지니어링·SK에코플랜트, 자회사 성적표에 실적 '희비'

비상장 건설사 3분기 성적표
포스코이앤씨, 판관비 급증에 고전
롯데건설, 치솟은 원가율에 수익성 부진

정지수 기자 승인 2024.11.15 11:28 의견 0
서울의 한 아파트 재건축 현장. (사진=연합뉴스)

비상장 대형건설사의 3분기 성적표가 자회사 실적에 엇갈렸다. 국내 주택경기 침체와 원가율 압박 속에서도 해외 법인과 같은 자회사가 분전하며 수익성을 지탱한 곳과 그렇지 못한 곳의 수익성이 극명한 대조를 보였다.

1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비상장 대형건설사 네 곳(현대엔지니어링·포스코이앤씨·롯데건설·SK에코플랜트)의 올해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나란히 악화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3분기 매출이 3조7883억원, 영업이익 52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9.8% 증가한 수준이나 영업이익은 21.3% 감소했다. 판관비가 16.4% 늘고 매출원가율도 95.9%를 기록하면서 0.4%포인트(p) 늘었다. 분기순손실은 185억원으로 전년 동기에 353억원의 순이익을 낸 것과 비교해 적자전환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자회사 실적을 포함하지 않은 별도 기준으로는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별도기준 영업손실은 139억원 가량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4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과 비교해 적자전환했다. 별도 기준 분기순손실도 527억원 수준으로 지난해 3분기 170억원의 순이익을 낸 것과는 대조적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실적을 떠받친 건 종속 해외법인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해외 매출 비중이 높고 대부분 해외 종속법인을 거쳐 실적을 집계하는 특성상 별도 기준 실적이 회사의 가치를 평가하는 기준으로 삼기는 어렵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지난 반기보고서와 3분기 보고서를 비교한 결과, 회사 해외종속법인 중 최대 매출을 올리고 있는 미국법인은 3분기 매출이 9715억원, 순이익은 333억원 가량으로 집계됐다. 해당 법인의 3분기 누적 매출은 3조4714억원으로 현대엔지니어링 해당 기간 전체 매출(11조9459억원)의 29% 가량을 차지한다. 특히 해당 법인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517억원으로 현대엔지니어링의 누적 순이익인 757억원을 상회한다. 사실상 회사의 수익성을 지탱하고 있는 셈이다.

반면 SK에코플랜트는 자회사의 실적 악화로 적자전환했다. SK에코플랜트는 3분기 연결기준 11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1209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것과는 대조적이다.

SK에코플랜트의 매출도 역성장했다. SK에코플랜트의 매출은 2조1047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5866억원) 대비 18.6% 감소했다.

SK에코플랜트는 현대엔지니어링과 달리 오히려 자회사 실적을 제외한 별도 기준에서 더 좋은 성적을 냈다. SK에코플랜트의 별도기준 매출은 1조3746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24.4% 늘었다. 연결기준 적자와 달리 575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면서 전년 동기 대비 19.6% 가량 수익률 개선에도 성공했다.

이 같은 실적은 자회사 SK에코엔지니어링과 SK오션플랜트의 매출감소, 원가율 상승 등 자회사 실적 저하에 따른 결과라는 게 SK에코플랜트의 설명이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4분기에는 자회사 편입이 완료된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 에센코어가 연결 실적에 본격 반영됨에 따라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한다"면서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과 더불어 우량자산 내재화에 따른 매출 증대, 수익성 향상, 재무안정성 개선 등 질적성장체계 구축을 완수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 포스코이앤씨는 판관비, 롯데건설은 원가율…부진한 수익성

포스코이앤씨와 롯데건설도 수익성 개선에 애를 먹고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후퇴했다. 포스코이앤씨의 3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2조4381억원, 영업이익은 46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0.7%, 17.6% 줄어든 규모다.

포스코이앤씨는 원가율 개선에 성공했으나 판관비 증가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포스코이앤씨의 올해 3분기 원가율은 92.7%로 전년 동기 대비 1%p 가량 낮췄다. 반면 판관비는 1120억원으로 15.6% 증가했다. 지난해 3분기 61억원 수준이었던 대손상각비가 270억원까지 늘어난 게 결정적이었다.

롯데건설은 매출 성장에는 성공했으나 수익성이 악화했다. 롯데건설의 3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2조27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2% 증가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5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1.7% 급감했다.

롯데건설은 판관비 상승폭이 크지 않았으나 원가율이 큰폭으로 높아졌다. 지난해 3분기 롯데건설의 원가율은 87.0% 수준이었으나 올해 같은 기간엔 이보다 5.5%p 상승한 92.5%를 나타냈다. 매출 성장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한 배경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대손상각비용의 증가나 치솟은 원가율 모두 건설경기 침체 현황을 드러내는 부분"이라면서 "침체가 장기화하고 있어 각 건설사마다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거나 원가율 개선에 힘쓰고 있지만 단기간에 성과를 보이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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